'맥파이'의 번식기인 7월~12월, 매년 2000~3000건의 맥파이 급습 사고가 발생한다.
호주 토착종 까치 ‘맥파이’는 호주 전역에서 보호되며
새를 죽이거나 알을 모으거나 새끼를 해치는 것은 불법이다.
HIGHLIGHTS
맥파이의 공격성은 둥지에 있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
산란기인 7월~12월 호주 전역에서 발생… 9월에 급습 절정
호주 토착 까치 ‘맥파이’, 국가 보호종으로 해치는 것은 불법
헬멧·모자·선글라스 착용하고 마주쳤을 땐 천천히 움직여야
호주에 봄이 오면 까치를 조심하라! 이제는 귀에 익은 경고죠. 봄이 시작되는 9월이면 호주는 맥파이의 급습이
절정에 이릅니다. ‘맥파이’의 번식기인 7월에서 12월 사이 호주에서는 매년 2000~3000건의 맥파이 급습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부상으로 실명과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요.
호주 토착종 까치 ‘맥파이’는 호주 전역에서 보호되며 새를 죽이거나 알을 모으거나 새끼를 해치는 것은 불법입니다.
맥파이는 어떤 성향을 갖고 있고, 급습 시에는 어떤 대처법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매년 봄이면 호주는 맥파이의 급습 시즌이 시작되는데,
외신들도 이에 대한 보도를 해외토픽으로 올리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맥파이(Magpie)’로 불리는 호주 까치는 일반 까치보다 몸이 크고
번식기에는 특히 예민해지는데, 호주의 늦은 겨울인 8월에 번식을 시작한 맥파이는 새끼를 지키기 위해
둥지 주변을 정찰하다가 침입자를 발견하면 빠르게 활강해 부딪히는 습성이 있다고 설명했고요.
미 CNN은 거대한 상어와 초거대 거미 등이 사는 대륙의 사람들이 까치를 가장 무서워한다는 사실이
좀 낯설다고 전하면서, 간혹 호주 현지인들이 봄철에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이는 공격하는 까치를 쫓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호주의 사이클리스트들은 바이크 헬멧에 케이블 타이 등을 묶어 까치가 공격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거대한 상어와 초거대 거미 등이 사는 대륙의 사람들이 까치를 가장 무서워한다는 사실이
좀 낯설다고 한 CNN의 보도가 흥미롭네요. 그런데 실제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 실상을 알긴 어렵죠.
맥파이 급습 사고는 호주 전역에서 매년 수 천 건에 달하고 있죠?
유화정 PD: 호주 전역에서 매년 2000~3000건의 맥파이 공격 사고가 보고되고 있고,
이중 200 명 가량이 부상으로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맥파이는 사람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고 주로 도시 지역에서 서식해
공원이나 도로에서 까치의 습격으로 머리가 찢기거나 얼굴, 눈 등을 쪼이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요.
로열 빅토리안 눈·귀 전문병원에 따르면 까치 부리에 눈을 쪼여 병원을 찾는 경우는 60건 내외이고,
실명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Magpie Alert에 따르면 올해 9월 1일 현재 전국적으로 586건의 공격 사례가 있었고
이중 6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사이 맥파이의 급습으로 목숨까지 잃는 치명적인 사고들이 잇달아 발생했는데요.
지난해에는 호주 한 공원에서 엄마에게 안겨 산책 중이던 어린 여자 아기가 참변을 당해 충격을 던졌죠.
유화정 PD: 공원에서 아기를 안고 산책하던 엄마에게 맥파이가 급습한 사건이었는데요.
엄마는 하늘에서 부리를 앞으로 내밀고 수직으로 내려 꽂히듯 달려드는 맥파이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숙인 채 이리저리 피하다가 발이 걸려 넘어졌고, 그 바람에 아기가 머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아기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진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생후 5개월 아기의 사망을 유발한 브리즈번의 글렌데만 공원은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됐을 만큼 맥파이의 출현이 잦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그 이전에는 공원 벤치에서 점심을 먹다 맥파이에게 두 눈을 쪼이는 공격을 받은 사고도 있었죠?
유화정 PD: 2020년 빅토리아주 멜버른 동부 세일(Sale)에서 자영업을 하는 60대 남성은
평소처럼 공원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맥파이의 날카로운 부리에 두 눈이 쪼이는 사고를 당했는데요.
주로 맥파이가 뒤에서 급습할 때 다치는 경우가 많지만 정면 공격은 눈 손상을 포함한 끔찍한 부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이 남성은 맥파이의 부리에 각막이 관통된 왼쪽 눈에 대해 2시간에 걸친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진행자: 맥파이의 공격 대상 타깃 일 순위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이라면서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두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자전거나 오토바이 라이더들은 빠르게 날아들어 공격하는 맥파이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쉬운데요. 맥파이의 라이더에 대한 공격 사고는 전체 사고 접수의 70%에 이릅니다.
특히 약하게 보이는 아이들이 공격 표적이 되고 있고요.
종종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우편배달부가 타깃이 되기도 합니다. 울릉공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70대 남성이
맥파이의 공격을 피하려다 넘어져서 머리를 다쳐 결국 사망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처럼 치명적이고 잦은 사고에도 맥파이는 법으로 보호를 받는 토착종으로 죽이거나 해코지하는 것은 불법이죠.
유화정 PD: ‘맥파이’는 호주 전역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맥파이를 사살하는 것은 물론 알을 모으거나 새끼를 해치는 것도 불법입니다.
그러나 일부 주에서는 맥파이가 사람을 공격했을 경우, 그 새가 유독 공격적이라고 판단되면
죽일 수도 있다는 예컨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국립공원 및 야생동물 조례 54항도 있습니다.
다만 맥파이를 아예 죽이기보다는 포획한 뒤 사람이 안 사는 지역에 풀어주는 것이 보다 흔하게 이루어지는
구제 방법인데요. 맥파이는 귀소본능이 있기 때문에 내다 버릴 때는 자기 둥지를 찾을 수 있는
최대 거리인 25 킬로미터 밖까지 가서 방생해야 합니다.
단순히 둥지를 헐어 버리는 것은 새로 둥지를 만들고 다시 새끼를 치면 되기 때문에 무용한데요.
둥지가 헐린 뒤에는 공격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까치는 새 중에서도 새끼에 대한 보호 본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호주 까치맥파이가 사람을 공격하는 건 자기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보고가 있다고요?
유화정 PD: 호주 그리피스 대학의 생태학자 가이 캐슬리 박사는 맥파이의 사람에 대한 공격 이유에 대해
"둥지에 있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합니다.
까치의 산란기가 되면 맥파이는 둥지 주변을 정찰하다가 침입자를 발견하면 빠르게 활강해 공격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 기간은 7~12월 사이로 특히 9월에 공격성이 가장 심해집니다.
수컷 맥파이 즉 아빠 맥파이는 새끼 새가 있는 둥지 주변 50m 근방을 돌아다니며 덩치 큰 대상을 찾아 공격하는데,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이 특히 표적이 되는 이유는 맥파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빨리 달리는 순간 더 빠른 속도로 날아와 더 맹렬히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산란기에 둥지 근처를 지나가는 침입자를 극도로 경계하고 특히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차별
공격을 가하지만 맥파이에게 직접 밥을 주고 친해지면 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속설도 있는데, 가능한 얘기인가요?
유화정 PD: 까치가 야생동물이긴 하지만 인간과 쉽게 친숙해질 수 있음은 사실인데요.
실제로 사람에게 밥을 얻어먹으면 나중에 또 밥을 거저먹으려고 같은 장소로 돌아온다는 사례 보고가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까치가 30명까지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리피스 대학 생태학자 캐슬리 박사는
“지능이 높은 편인 까치는 종종 상대방을 식별해내는데, 특정인과 특정 개에게 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는 매년 맥파이의 공격이 빈번해지는 7월에서 12월,
특히 9월을‘급습 시즌(swooping season)’이라고 이름 붙이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데,
맥파이 공격에 대비해 어떻게 주의를 하면 좋을지 끝으로 예방과 대처법을 알아보죠.
유화정 PD먼저 평소 자주 오가는 길 주변이나 공원 등에 맥파이 둥지가 있다면 가능하면
다른 길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맥파이와 맞닥뜨렸을 경우, 팔을 흔들거나 막대기를 휘젓는 등의 행동은 맥파이를 더 흥분시켜
공격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팔로 머리를 감싼 채 빨리 걷되 뛰지 말고, 최대한 신속히 그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산책 시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우산을 펴서 활용하면 새를 적대시하지 않고 사고의 위험에서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자전거나 스케이트 보드를 탈 경우는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고,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 안전 예방인데요.
눈 공격을 피해 헬멧 뒤쪽에 선글라스를 그려 넣거나 헬멧 위로 전기선 등을 묶을 때 쓰는
타이 랩(Tie-wrap)을 길게 고정해 놓기도 하는데, 간단한 방법이지만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진행자: 또 맥파이의 출몰이 자주 있는 곳은 경고 표지판을 걸어 놓아 지역주민들이나 방문객들에게
주의 사항을 알려 주고 있죠. 오늘 컬처 IN에서는 호주의 봄철 불청객 맥파이의 습성과 공격 시 대처법을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