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 마자 들리는 홍명이형의 제안을 뿌리칠 이유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밥을 후딱 먹고 강북지역 최고의 극장 '동부극장'으로 향했죠~~^^;;
-잠깐-
최고의 극장이라는데 이의가 있습니까?
개봉관으로 요즈음 무사를 볼려면 평일 저녁엔 미리 예약이 없으면 볼 수가 없는데...
무사 아니라 무사 할아버지가 상영을 해도, 주말이고 평일이고 절대 예매 필요없고, 스크린 크고, 값 싸고(6,000).... 게다가 우리집에서 가깝고(걸어서 5분)....
이정도면 최고의 극장이지...
됐지??
더이상의 논의는 끝!!!
우야든둥...
밥을 먹고 8시 20분에 집에서 출발해서 극장에서 을료수 한 잔하고, 담배를 한 대 피고 8시 30분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재미없다고 한 사람 누구야??
재밌다.
스토리는 썩 재밌다고 할 수 없는데...
일단 소재에서 끌렸고, 매 장면장면의 기법이나, 웅장함들이 스토리의 미비점을 충분히 상쇄시키고 남았습니다.
앞으로 보실 분을 위해 스토리와 큰 상관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몇가지 보면...
영화 제목이 '무사'이고, 대부분의 등장인물이이 칼잡이, 병사... 이다보니 영화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장면이 전투씬입니다.
실제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갑옷 내지는 전투복을 입고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옷을 갈아입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의상이 개인당 1벌~~~^^;
장면장면을 자세히 보시면 상당히 사실감이 있고 긴박함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전투시 튀는 물방울 하나하나, 날리는 먼지까지도 바로 눈앞에 날리듯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인물을 풀샷으로 클로즈업 시키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어 표정으로 대부분의 연기를 하는 안성기, 정우성(말하면 어리버리~~), 장쯔이(한국말로 안하니깐...) 등의 연기력을 최대한 살리고...
그런 이유로 이 영화에서는 그리 많은 대사는 나오질 않습니다.
말보다는 말발굽소리, 각종 무기들의 '챙! 챙!'거리는 효과음과 비명이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주인공 조차도...
- 정우성은 하도 말이 없어서 영화속에서
'어? 쟤 말도 하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니깐요...^^
그러다 보니 주연들의 대사보다는 조연들이 간간히 재밌게 웃겨주기(안성기 쫄따구들)도 하고 우직한 충성을 보여주기(주진모 쫄따구)도 하고, 영화의 큰 주제 이외에 다른 휴머니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세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정우성, 주진모, 안성기을 보면...
먼저 정우성은... (한맺힌 관우를 보는 듯)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 사람(송재호분)의 말없고 충직한 노비입니다.
하지만 사신이 죽으면서 정우성을 자유인으로 풀어주게 되죠...
이에 정우성은 주인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뒤 자신의 자유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그 사람 곁을 죽을때까지 떠나지 않는... 온갖 멋진 모습은 다~~ 가진 숨겨진 영웅입니다.
그리고 말이 운명적인 사람이지... 명나라 공주를 얼레리꼴레리 하다니...
아!
영화 보고 나와서 잠시 느낀 건데...
만약 당시 정우성이랑 장쯔이랑 살아서 잘 됐으면...
정우성(고려의 노비)과 장쯔이(명 황실의 공주)가 결혼을 하고, 놀라운 정우성의 창솜씨로 명 황궁을 쓸어버린뒤 중국을 우리가 먹고... 우리나라 사람을 중국땅으로 모두 이주시켜 땅때기를 나눠 주고, 그 많던 짱깨들은 일부는 노비로 쓰고 나머지는 쫍은 한반도로 다~ 쫓아 버려서 거기서 북적거리고 살게 하는...ㅋㅋㅋ
죄송!! (_ _) (-_-);
일단 이 영화에서 정우성이 가장 맘에 드는 점은 '말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말없이 그냥 표정과 몸짓으로만 하니깐 멋있더군요.
김성수감독은 정우성을 좋아하나봐...
'비트'부터 시작해서 '태양은 없다' 거기에 '무사'까지...
정우성을 너무 멋있게만 그려...
그리고,,,,
주진모... (손책을 보는 듯)
사신단을 호위하는 용호군의 장수...
대대로 내려오는 귀족(?)무사 집안으로 집안과 자신의 권력에 대한 욕심과 아집이 상당히 심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나중에 혼잣말로 고백을 하고 인간적인 면을 찾게 됩니다.
마지막 장면을 빼고는 시종일관 독단적이고 이기적이며, 당시 권력자들이 모두 그랬듯이 대의명분을 위해 사람(특히 아랫사람)의 목숨 하나 둘 쯤은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외유내강'이 되어야 하는데, '내유외강'의 전형적인 인물로 표현이 됩니다.
마지막 안성기... (???)
안성기의 신분은.................................
현재 군신분체제를 빌어보면...
주진모는 대대장, 주진모 쫄따구는 보좌관, 안성기는 상사...
이해가 되시죠?
장기복무, 하급군인, 하지만 소대장급의 신분, 백전노장, 황충을 능가하는 활솜씨, 지략과 용맹, 신분에 맞지 않는 유창한 짱깨말솜씨, 거기에 인간적인 면과 카리스마까지....
(국민배우에 대한 예운가요??^^)
몰살 당할뻔하는 일행을 항상 도와주고 살려주고, 솔선수범 합니다.
그리고 이 얘기는 하면 안되는데...
마지막에 혼자 살아 남습니다. - 정말 국민배우에 대한 예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위 세명의 주연외에도 아까 언급했듯이...
주진모 쫄따구(힘짱! 충성짱! 조자룡을 보는 듯), 안성기 쫄따구들(최고의 용병들...), 역관(^^인간적이고 유약한 지방 유생), 스님(힘 짱!짱!), 명나라공주(이뿐 장쯔이), 원나라 장수(많이 본 얼굴인데 누군지... 짱깬가??), 원나라 여자창기, 명나라 유민들...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재미를 부여하고, 눈여겨 볼 만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지금까지 개봉된 한국영화중 어느 정도 흥행을 한 영화를 보면 스토리나 감성에의 호소로 관객을 끄는 멜로물이나(접속<접촉 No!!!>, 편지, 약속, 선물 등), 당시 시대 상황이나 분위기에 편승이되어 인기를 끌거나 하는(공동경비구역JSA, 쉬리), 재미를 위한 코믹(반칙왕, 각종 박중훈식 영화 등) 영화가 주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무사의 경우 '고려사'에 나오는 하나의 문장에서 힌트를 얻어서 만들어진, 쉽게 얘기해서 이야기의 시작은 그리 흥미롭거나 할 것 같지가 않아 잘못 생각하면 '은행나무침대'나 '비천무'류의 시대극 영화로 빠지기 쉬우나 그와는 다른 많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시 신분차에 의한 권위와 압력, 거기에 대항하는 반항...
인간의 내면의 갈등...
내면의 갈등으로 빚어지는 인간끼리의 갈등...
신분을 초월한 플라토닉한 사랑(??)...
가족애와 동료애...
명예와 충성...
당시 중국과 고려의 시대상황(정치, 학문, 문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줍잖은 스토리 보다는 눈에 맞춰진 볼거리...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재미는 가슴속에 뭔가를 남기면서 생각케하는 영화, 눈물을 짓게하는 영화, 그냥 벗는 영화, 그리고 재미나 단순 오락물이 대부분이였는데...
시대극으로 비천무와는 달리 70억짜리 블록버스터다운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다 본 후,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란 무엇일까? 라는 점을 논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 얼마전 티비의 영화 소개 프로에서 본 해석(sbs 접속무비월드 : 이무영의 '감독의 눈')형식을 빌리자면 가능은 하겠지만... 일반 관객의 눈으로 그런 면을 보기엔 무리가 있을 듯 하여 언급을 않겠습니다.
당시 그 해석을 보면서 '꿈보다 해몽이 좋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흔치않게 정말 한국 영화를 보고, 멋있다... 굉장하다...라는 느낌이 확! 드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중국의 광활하고 웅장한 자연경관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총괄한 저의 평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토리 : ★★★★☆ - 큰 줄거리가 좀 약하다.
스케일 : ★★★★★ - 웅장한 블록버스터
연기력 : ★★★★☆ - 표정과 행동연기는 뛰어 나난 대사의 어색함은...
재미 : ★★★★★ - 말그대로 재밌다.
참신성(신빙성) : ★★★★☆ - 일단 소재가 좋고, 이끌어가는 내용이 튼튼하다.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막지대에서 황하를 건너려다 5일만에 바다에 다다르는 것은 좀...
감독의 능력 : ★★★★★ - 촬영기법이 좋고, 배우의 연기수준을 최대로 이끌었다.
볼거리 : ★★★★★ -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영화를 조금만 알고 자세히 보신다면 상당히 재밌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제작비 70억이 아깝지 않은 영화입니다.
알아서들 판단하실 부분이지만 웬만하면 극장에서 관람하시고, 한국영화산업에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줍시다.
한/국/영/화/
만세!!!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__)m
아~~ 참참!!!
영화는 어~~ 8시 반에 시작해서 11시 정도에 나왔으니(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습니다.) 2시간이 넘어가는 런닝타임을 가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리고 영화의 전쟁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각종 무기(창, 칼, 활...)로 여러 신체부위(목, 팔, 다리, 몸통, 머리...)를 베기, 관통하기, 꽂기, 쪼개기-_-;; 등...
잔인하고 황당한 장면, 피로 얼룩지는 장면, 말이 통째로 구르는 장면(이 영화에서 말이 몇마리나 죽었을까??) 등이 간간히 나오니 노약자나 임산부, 심약자들은 강심제를 복용하신 후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장면을 즐기시는 분들은 비디오로 출시되면 많은 부분의 삭제가 우려되니 반드시 극장관람을 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허리우드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들이 많이 연출됩니다.
(일례, 창밀어 사람 머리에 꽂기, 화살로 사람 성벽에 꽂기...^^;;)
※ 서양에서 전쟁의 리얼리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라이언일병구하기'를 내세우지만, 총/포 대신 창과 칼을 들고 싸우는 동양적인 전투에서는 각종 홍콩/중국영화를 마다하고 이 '무사'를 주저않고 꼽겠다.
무기를 쓰는 모습도 그러하고 인간적인 모습까지도...
거짓말 안하고 찐짜 싸우는 것 같애~~
이런 영화를 15세이상 관람가로 등급을 메기다니...
한국영화 부흥을 위한 영상물 등급 심의위원회의 아량인가???
아님... 애매한 기준의 결과물인가...
- 이글은 오전에 급하게 쓰여져, 오후에 일부 재수정된 글입니다.
그래도 좀 우왕좌왕하네...
회사에서 일하면서 쓸려니...
그냥 퇴근하고 저녁에 집에서 느긋하게 쓸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