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돌아가는 비행기는 거의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출발하니 아주 여유로운 하루입니다. 천천히 충분히 놀다가 숙소로 돌아가서 짐만 챙겨 가면 됩니다. 숙소 진입로가 만만치 않아 공항가는 택시를 어떻게 부를까 걱정되긴 했는데, 오늘 만났던 택시운전사 중에서 가장 착해보이는 운전사에게 잘 부탁해서 밤 9시에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흔쾌히 수락도 했고 연락처까지 확보했으니 한시름 놓았습니다.
마지막날이니 조금이라도 하노이를 더 알아보려고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서호 주변의 꽃동산에서부터, 쩐꾸옥 불교사원도 돌아보고, 호엠끼엔 주변 투어도 다시 하고, 그리고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36거리 구도심이자 호엠끼엔 근처 시장통 길거리 음식먹기에도 도전! 신나는 베트남음식 탐닉시간도 가졌습니다.
정말 어딜가나 인산인해, 사람에 떠밀려다니고 사람과 부딪치 않으려 피해다니기 바쁘긴 했습니다. 오늘까지 베트남은 긴 구정연휴였습니다. 그러니 몇 군데, 특히 신년축사를 올릴 수 있는 장소에 사람들이 더 몰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오늘 꽃동산 다음으로 갔던 쩐꾸옥 사원이 그랬습니다.
우선 오늘 아침식사를 서호 근방 꽃동산 식당에서 해결했으니 입장료없이 신나게 꽃구경 싫컷 했습니다. 이 시간들은 수많은 사진들로 남겨졌습니다. 쌀국수도 맛있었고 갈치젓갈같은 매콤소스도 맛있었고 한국 돌아가면 엄청 생각날 것 같습니다. 태균이가 엄청 좋아했습니다.
방문자 모두가 즐긴 것처럼 우리 모자, 꽃이 되서 만개한 꽃들에 흠뻑 취해보는 시간. 세련된 조경은 아니지만 정겨움에 있어서는 만점! 특히 비단잉어떼는 간만에 옛적 풍경에 풍덩 빠져들었네요. 사진으로 보니 태균이나 저나 표정이 아주 밝습니다.
쩐꾸옥사원은 불교사원이라고 하지만 오만가지 종교가 다 구비된 듯한 그야말로 만복와 구원의 신년 기원장소로 딱인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경내는 온통 사람들이 올린 향내로 진동하는데 기원제에 꼭 쓰이는 백합꽃이 지천이라 향기가 서로 뒤섞여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원하도록 곳곳에 제단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람들로 미어터지니 자세히 들여다 보기도 힘듭니다. 아늑히 펼쳐진 서호 호수도 제대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서호호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보고...
사원주변은 완전 사람과 차량과 오토바이들로 꽉 차버려서 여기를 어떻게 빠져나가나 싶은데 마침 오는 택시가 있어서 무조건 태균이부터 구겨넣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호엔띠엠 호수로 가서 전기투어차를 타고 구도심을 신나게 둘러보았습니다. 레드와 그린노선 두 가지가 있는데 모두 레드로 몰리는지 그린노선을 선택한 관광객은 우리 밖에 없으니 편한 관광이 되었네요.
쩐꾸옥사원에서 호엠끼안 호수 올 때 목격한 대규모 거리 좌판의 먹거리와 음식을 먹고있는 엄청난 인구들! 보이는 음식마다 군침이 넘어갈 정도로 맛있어 보입니다. 우리도 동참해야죠. 태균이더러 고르라고 했더니 멀리 안가고 가까운데 앉으니 태균이가 앉는대로 따라야죠. 월남쌈과 돼지숯불구이 쌀국수! 너무 맛있었습니다.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습니다.
배도 채웠겠다 좀 걸어보려하니 태균이 피곤해 하는 기색이 역력해서 하노이에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멋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하노이에 익숙해지려는데 떠나야 하는 아쉬움. 특히 베트남 음식을 제대로 맛보지도 못했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다음에는 훨씬 더 체계적인 여행을 만들 수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시켰던 마가리따 칵테일을 태균이가 마셔보더니 인상을 팍 쓰네요 ㅎ. 마가리따 칵테일은 정말 형편없는 실력! 옥의 티였네요.
첫댓글 읽으며 너무 잘 따라간 여행기입니다. 마가리타 칵테틸이 맛있었음 얼마나 좋았을까 애석하네요. 태균씨 행복한 얼굴 덕분에 저의 간접여행도 좋았네요. 푹 쉬시며 여독을 푸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