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학 3월 모임 후기
화순 정청라 박상아 당원 집에서 열린 이 모임의
후기는 함께 해주신 용순이 님이 썼어요.
참가 당원은 청라, 매진, 민주, 완두, 숲속, 향진, 율이고
비당원 이웃과 가족들이 함께 했어요.
의역학 다음 모임은 4월 마지막 목요일 장흥이고요.
산노랑 다음 모임은 4월 7일 장흥 관산입니다.
모임을 한 달에 두번이나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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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순이 님의 후기]
3월 18일 의역학 및 산노랑 모임 보고서
일요일 날씨 흐리다 비옴
작년 이맘때 청라언니네 아랫마을로 이사와 처음으로 복수초를 보았었다.
그 때 복수초꽃밭에 앉아 다울이와 다랭이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었는데 어찌나 마음을 울리던지 눈물까지 흘렸더랬다.
2년동안 프랜차이즈 빵집을 하며 지칠대로 지쳐있어서 따스한 봄날 꽃밭에 앉아 딩가딩가 여유부리고 있는 것 자체도 감격스러웠던 그때였다.
일년이 지난 지금.. 그 사이 장흥으로 이사해 작년에 삐죽삐죽 눈인사 나눴던 의역학 사람들과 함께 다시 복수초를 보러 화순에 갔다.
11시. 도착해보니 석과언니와 아이들이 먼저 와서 반겨주었다.
청라언니네 뜨뜻한 구들방에 옹기종기 앉아 수다를 떨다가 건너방으로 넘어가 밥을 먹었다. 석과언니의 계란올린 쪽파전과 숲속과 햇살네 김치 김치 그리고 유부떡볶이와 짜지 않고 정말 맛났던 명란젓 시래기된장국과 청라씨네 잡곡밥이 어우러진 내 배속은 이미 포만감과 행복감으로 가득차 있었다.<<참고, 까망의 의역학 후기 235p>>
밥을 먹고 우리는 기체구미 호숫가와 반짝이는 시냇물을 따라 올라가 달의 따님 복수초가 사는 곳으로 산책을 갔다.<<feat 율>>
이곳에는 어른이 매달리면 후두둑 끊어져 안경이 삐뚤어지면서 예능을 찍지만 아이들은 여러명이 마음놓고 매달려도 끊어지지 않는 덩쿨이 있다.
심지어 이곳 나무도 어른이 매달리면 제아무리 튼튼해 보이는 가지라도 힘없이 툭! 부러져버림.<<참고, 까망의 덩쿨 매달리기와 햇살의 가지치기 시범>>
아무튼 복수초 꽃밭에서 아이들은 실컷 타잔놀이를 하고, 우리들은 히어와서 노래를 함께 불렀으며 개중에는 우아하게 꽃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지만 그와중에 인터넷 쇼핑을 하며 히어와서 책을 단체주문을 하는 이도 있었다.
의역학 모임.
못다한 숙제를 안고 배째라는 심정으로 앉아있었다. 사실 요새 집중력도 약하고 며칠 지나니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겸사겸사 아주 대놓고 까망의 후기를 붙여본다. 까망 진짜 땡큐!!
청라씨는 가이아의 정원에서 보았던 것을 실천하고자 했지만 상아씨가 잘 따라와 주지 않아 속상했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책에서 보았던 각자의 위치에서 본 시선은 다 다르므로 그것을 인정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저기서 보는 것과 여기서 보는 것은 다르니까,,, (말은 쉽지만 그것을 생각하고 실천하기란,,,,)
가이아는 아이와 욕심이라는 제목으로 시작을 했다.. 사실 아이가 없는 나에게는 크게 이해 할 수 없었지만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과의 간극과 또 그로 인해 생겨나는 관계와의 갈등 이었던 것 같다... 언제까지 올지 모르는 비가 어느샌가 그치듯.. 눈물을 한 움쿰 쥐고 펴보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매진언니가 그렇게 고민하고 힘들어 하다보니 벌서 딸내미가 20대라고 했다 이게 그런 느낌일까?
율은 아기새 둘이 날아간 도시숲을 생각하며 걱정하거나 혹은 안도하거나 혹은 아쉬워하지 않았을까? 그 누군가의 날개도 아물었으면 좋겠다 비상하기 보다는 아프지 않기위해서..
희숙은 사주가 꼭 네비게이션이나 지도와 비슷하다고 했다 어쩌면 다르게 살고 싶다 책 제목의 작은 글씨로 써진 '사주명리로 삶의 지도 그리기'를 차용한 게 아닌게 싶다 순발력이 좋다,,
숲속은 산들이와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산들이가 숲속을 찾는다 마치 엄마가 아이를 찾듯이..다음 번에 산들이를 만나면 목마를 태워주고 싶다 잠시라도 어깨의 짐을 들어주고 싶다,..
유채님은 담담하게 명주이야기를 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영향을 많이 받고 그로인해 아이의 변하는 모습이 좋지 않을 때에는 부모의 잘못인 것 같다고 했다. 어쩌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나를 키우는 것과 비슷한 일 일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까망별은 근래 가슴 뛰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그말을 했을 때는 가슴이 조금 뛰었다 그리고 밖에 비가와서 뛰어나가고 싶었다.. 고 한다.ㅋ
의역학 모임을 하면서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 작게는 하루를 살면서도 나와 혹은 관계 속에서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들락나락 하는데 이 모임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또다른 나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진지한 분위기에 숨막힌다 어쩐다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위로받고자 이곳에 붙어있나보다.
하지만 비가 아무리 주룩주룩 와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적절한 틈을 타 아이들이 놀고 있는 방으로 이동해 햇살과 허리 마사지도 하고 밥믈리에의 솥단지 비빔밥과 군고구마까지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정말 꿀맛같은 하루였다.ㅋ
<<급 마무리...제안, 우리 담번엔 후기쓸 사람을 사다리타기 이런 거로 미리 정하고 시작하는 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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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희숙과 햇살
첫댓글 이렇게 이쁘게 옮겨 주셨네요. 고마워요~^^
정말 다 이뻐요. 달의 따님들 같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