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나는 이승의 몸이 아니다.
난 스무한살로 와세다 공대 기계공학부 3학년으로 일본유학 중 일본 해군 항공대에 징용돼었다.
"도스께끼 !!!"란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적과 치고 박어며 죽고 죽이는
백병전을 벌이는 보병과는 달리 비행기란것은 "베르누이의 정리"란 유체역학에 기초를 둔
항공이론과 기계조작 등 고등학력이 필요해 내가 이곳 항공단에 배치된 것으로 안다.
진주만 공습 후 전황은 급박하게 일본에게 불리해 지고 있는것 같다.
내가 속한 부대의 명칭은 "가미가제 도꾸다이(神風 特攻隊)".
자원해서 입대한 일본동료도 있는 반면 끌려 온 일본친구도 있고
또 나와 같은 조선인 동료도 더러 있어며 그중 몇몇은 나처름 자원해서 들어왔다.
미군에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밀리는 일본은 그 촉박함 만큼이나
간단한 비행이론과 조종술 그리고 사격술을 우리에게 교육시켰다.
우리는 가미가제 도꾸다이란 문자 그대로
바람의 신이 전쟁을 승리고 이끌어 주는 자폭특공대로
비행기가 뜰 수 있는 한 폭탄을 입빠이 싣고 미군함을 향해 기수를 내리 꼽아
불바다로 만들어 천황에게 육신을 불태우고 마지막 충성을 바치어
장렬히 산화할 사나이들이다.
내일 동이 틀 무렵이면 우리의 낡은 엔진을 단 비행기는 힘겹게 날고 날아
저 눈아래 보이는 미군함을 향해 "댄노 해이까이 반자이(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이승과 마지막을 고할것이다.
생의 마지막 밤을 서른명 가까운 죽음의 길을 같이 할 대원들과 보내기 위해
밤거리 도화빛으로 물든 이 홍등가 유곽에 왔다.
그리고 천황은 대원수만큼 그 유곽에서 제일 젊고 예쁜 게이샤들을 뽑아 우리들에게 한명씩 하사하였고
난생 처음보는 요리와 상다리가 부러질큼의 산해진미 상을 차려 주었다.
우리는 다다미방에 무릎을 꿇은 게이샤가 따라주는 천황이 하사한 어주를 마시고
천황의 만수무강을 비는 찬미의 노래를 부르며 대일본 제국 사무라이들의 후예답게
"밧또 사잇떼 밧또 찌루농아 사무라니노 미찌다~~~"
(활짝 펴서 팍 지는게 사무라이의 길이다)"며 진군가를 유곽이 떠나가라 불렀다.
나의 계급은 소위며 우리의 최상관인 다께오 대위의 선창으로 "댄노 해이까이 반쟈이!!!"를
삼창한 후 "간빠이(건배) !!!!!"를 외치며 어주를 한방울도 남김없이 털어 넣었다.
그리곤 내 또래로 보이는 게이샤가 이끄는데로 그녀의 방으로 갔다.
자그마한 방엔 새하얀 요와 두개의 꽃무늬 벼게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
"자 땀 닦으세요."
그런데 조선인인 모양인데 이름이 뭐에요 ?"
난 아오키 마사오요.
조선 이름으론 이정남.
난 향공대에 끌려 왔지만 내 스스로 자원해서 도꾸다이에 들어왔고
또 이 밤이 이승의 마지막이 되는거요.
"왜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했어요.
두렵지 않아요 ?"
난들 왜 죽음이 두렵지 않겠소.
그러나 난 당신 일본인들에게 우리 조선인은 결코 당신들이 생각하듯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이 길을 택한거요.
난 일본애들이 나를 보고 친구처름 대해주며 웃을때에도
그 웃음속에 우리 조선인에 대한 비하의 소리로 들렸소.
"저러니 조센징은 자기나라도 맥없이 빼앗기지"라는 비아냥거림도 들리는듯하고.
그 어떤 일본애들에게 지기가 죽기보다 싫어 훈련을 받을때도 누구보다 선봉으로 앞장섰소.
난 내 이름이 내일 출격할 죽음의 명단에 불렸을 때 그 명단에 든 일본애들중엔
근 반수가 사색으로 굳어졌지만 난 누구보다도 큰소리로 "하이!!!"라고 당당하고 크게 외쳤소.
게이꼬상이라 했나요 ?
올해 몇이오 ?
"스무살이에요"
그래요. 게이꼬상.
난 앞으로 세시간 후면 그대와 이별을 할것이며 출격시 그 누구보다도 내 눈은 빛날것이요.
그리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대화혼大和魂(야마또 다마시이: 일본투혼)이란 머리띠를 동여메고
도열한 대원들과 이승의 마지막 악수를 나눌 때
죽음앞에 굳은 표정을 짓고있는 일본애들이 있어면 난 이렇게 외칠것이오.
"이봐 ! 죽는게 두러우냐.
자네는 사무라이의 후예지 않나.
그 자랑스런 사무라이의 후예가 너희들이 우습게 보는 조센징보다 못하단 말이냐"
하 하 하 !! 호탕하게 웃어며
"간바레 (힘내)!!!!를 외치며 어깨를 툭툭 두드려 줄것이요.
게이꼬상.
우리의 비행기는 어차피 자대로 복귀 할 기름이 없는 비행기며
우리의 자폭은 패색이 짙은 천황의 최후의 몸부림이오.
난 우리 조선의 젊은들이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기개를 보여줌은 물론이요
한편으론 내 나라의 광복이 한시라도 빨리 오라고 미군함을 불바다로 만드는거요.
그들이 가만있겠소 ?
대대적인 복수전이 바로 벌어 질것이오.
숫가락 밥그릇까지 녹여 엔진, 포탄을 만드는 우리가
그들의 풍부한 군수물자와 병력이 총 출동했을땐 이미 싸움은 끊난것 아니오.
게이꼬상.
난 내가 탄 비행기가 날고 날아 저 눈 아래 미군함이 보이면 엔진을 입빠이 올려
기수를 사정없이 밑으로 내리 꽂으며 이렇게 부르짖을 것이오.
"조선이여 !! 나의 조국이여 !! 광복의 날이 이제 멀지 않았노라 !!!".
"마사오상" 아니 정남상."
게이꼬상.
정남씨라고 불러주오.
"하이. 정남씨"
잠간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드릴게 있어요"
아니. 뭘 ?
....................
....................
"저 이 사진 당신께 드릴게요.
이건 제가 여기 오기전인 열여덟살에 고향에서 찍은 사진인데....
그리고 제 본명은 하나꼬에요.
"마쓰다 하나꼬"
이 분이 제 아버님. 그리고 옆이 어머니 그리고 오빠 그 옆에 바로 저에요.
가족모두 찍은 사진은 이 한 장뿐인데.
제보다 두살많은 오빠도 보르네오쪽으로 갔는데 어떻게 됐는지.
고향이. 엄마 아버지 그리고 오빠가 보고 싶으면 품에 이 사진을 꼭 껴안고 자곤했는데.
가지세요"
아니 . 이걸 왜 날 주오.
"나도 언젠가 죽어 저 세상에 갈것 아니에요.
그때 정남씨가 내 얼굴을 잊어 버리면........."
"정남씨 ~~~"
하나꼬는 이승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그를 그녀의 젖가슴에 꼬옥 끌어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새빨간 입술은 그의 입술을 덮어며 그녀의 혀는 그의 혀를 힘껏 빨아 당겼다.
서로의 혀가 침과 함께 뒤섞이며 하나꼬의 머리속엔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
"아나따가따와 오도꼬 나까데 오도꼬데 고자이마스"
(당신은 사나이중의 사나이입니다)
졸필을 쓰고나서.
위의 글은 전에 한 일본인이 쓴 대동아 전쟁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기에 그런 정신으로 카미가제 도꾸다이로 전사한 조선인 몇몇분과
그분들의 그 행적과 이름까지 거론하며 기술된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 이런 글이 똑똑히 적혀 있더만요.
그분들 중 한 분인데 이름은 기억 할 수 없어나 그 분이 자기 친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나는 조선인의 기개를 죽음으로 보여주기 위해 가미가제에 자원했어나
부모님에게는 절대 알리지 말라" 고
그 책의 내용을 토대로 이런 가상의 글을 쓰보았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이렇습니다.
현 정부 보훈처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독립 유공자 후손의 90%가 학력이 중졸이하이며
거의 대부분이 생활보호 대상자등 막일 노동으로 생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에 친일파인 이 완용의 후손들은 말할것도 없고
또 다른 후손들이 매국의 댓가인 땅을 되찾겠다둥 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잊을만하면 또 한놈 튀어나와 또 뉴스에 나오고.
독일 나찌에게 협조한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죗가를 치루게하는
그 먼 나라쪽을 보지 않더라도 우리가 사는 이 땅의 북조선은 친일파들을 어떻게 했던가요.
우리 남한정부는 이렇게 친일파 후손이 그런 후안무치한 행동을
민법이란 잣대에 부합된다고 소를 제기할만큼 언제까지 청산치 않고
관용으로 흘러가는 느그러움을 보일것인지.
현 정부에서 그 청산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이 나라를 끌고가는 지도층 중
한두명도 아닌게 그들의 후손이며
이승만 정부부터 잘못 끼워진 그 단추를
이번엔 반드시 바로 끼워야 하는데.
안되면 아예 사그리 짤라 버리던지.
첫댓글 긴글이지만 가미가제 특공대의 애틋함이 베어납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 하네요 일본노래까지 곁들이니 더 마음이 이상해지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우리는 친일파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그 자들은 지금도 민족반역을 꿈 꾸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