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보약' 되는 12가지 방법
알고 보면 껍질, 씨에 영양소가 다 몰려 있다?
과일, 종류마다 효과적으로 먹는 법 12
남들과 똑같은 과일을 먹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몸에 좋은 과일, 혹시 영양소가 몰려 있는 껍질은 다 깎아 버리고 과육만 열심히 먹는 것은 아닌지? 과일 종류에 따라 영양소를 보다 많이 섭취하는 방법이 다르다. 과일을 좀 더 건강하고 똑똑하게 즐기는 12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Idea 1. 장이 약한 사람은 아침에 먹는다
장이 약하다면 가능하면 저녁보다 아침에 먹는다. 저녁에 먹는다고 몸에 특별히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일에는 구연산 같은 유기산이 많이 들어 있어 장 점막을 자극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한다.
Idea 2. 여름 전염병에는 매실이 좋다
매실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 매실의 신맛이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쳐 위장, 십이지장 등에서 소화액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약이 일반화되지 않은 과거에는 전염병이 유행할 때 매실농축액을 먹었다. 매실농축액을 먹으면 장내가 일시적으로 산성화돼 유해균이 살아남지 못한다. 매실의 살균효과 때문이다. 각종 전염병이 들끓는 여름철, 매실은 훌륭한 자연치료제가 될 수 있다. 매실은 신맛이 강하므로 위산과다증이 있는 사람은 삼간다. 침샘에 결석이 있는 사람이 매실을 먹으면 침샘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Idea 3. 당뇨환자는 포도를 주의한다
피로할 때 포도를 먹으면 금방 기운이 난다. 포도의 단맛을 내는 포도당과 과당 덕분이다. 포도는 당지수가 50으로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나 비만인 사람은 주의한다. 일반 사람도 포도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장 활동이 활발해져 설사를 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Idea 4. 장이 안 좋으면 참외를 멀리 한다
여름에 자주 찾게 되는 참외는 암 세포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참외에 함유된 ‘쿠쿨비타신’ 성분 덕분이다. 그러나 몸에 좋다고 무턱대고 참외를 먹어서는 안 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참외를 피해야 한다. 찬 과일에 속하는 참외는 장을 자극해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Idea 5.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는 수박이 좋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수박, 참외, 토마토를 먹으면 좋다. 수박이나 참외, 토마토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신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조심한다. 신장의 기능이 좋지 않으면 칼륨 배설 능력에 장애가 생긴다. 이럴 때 칼륨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오히려 무리가 간다.
Idea 6. 날로 먹는 게 가장 좋다
과일을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다. 과일을 갈아서 먹으면 비타민 같은 영양소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키위의 본고장인 뉴질랜드에는 키위를 껍질째 섭취하는 키위 마니아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과일을 갈아서 먹었을 때의 장점도 있다. 체내 흡수율이 높아져 소화가 잘 된다는 점이다. 단, 당뇨병 환자나 비만인 사람이 과일을 갈아서 먹으면 혈당이 빨리 올라갈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Idea 7. 포도는 갈아서 먹는다
포도는 껍질까지 먹거나 껍질째 갈아서 먹는 것이 좋다. 포도에 들어 있는 항독성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하기 위함이다. 레스베라트롤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고 이미 암세포로 변한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성분으로, 포도껍질의 자주색 색소에 많이 들어 있다. 시판 중인 포도주스와 와인 등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Idea 8. 토마토는 익혀서 먹는다
토마토의 붉은색을 내는 리코펜은 암 유발 물질이 생성되기 전에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노화를 앞당기는 체내 활성 산소를 억제한다. 리코펜은 생으로 먹는 것보다 익혀 먹을 때 함량이 늘어나고, 기름에 조리할 때 우리 몸에 더 잘 흡수된다. 따라서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단, 비타민C가 파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살짝 익힌다.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서 먹기도 하는데, 토마토의 비타민K가 손실되므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토마토는 산이 많이 함유돼 있으므로 위산과다증이 있는 사람은 공복에 먹지 않도록 챙긴다.
Idea 9. 다이어트 중이라면 식전에 먹는다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C는 철분이나 칼슘을 흡수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목적으로 과일을 섭취하고자 한다면 식사를 마치고 먹는다. 그러나 다이어트 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식사하기 전에 먹어야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Idea 10. 조려서 잼처럼 먹는다
생과일을 먹지 못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과일을 조려 잼처럼 먹는 방법이 있다. 식물 효소는 섭씨 48도 이상이 되면 파괴되므로 가열하면 좋지 않다. 그러나 열에 강한 과당이나 당질, 폴리페놀 등은 가열해서 만든 잼에도 약간은 남아 있다. 과일을 조릴 때는 설탕은 안 넣고 과일만 넣고 조려야 건강에 나쁘지 않다. 이때 레몬을 살짝 넣어도 좋다. 과일 조린 것은 차로 만들어 마시거나 잼 대신 먹을 수 있다. 생선조림 같은 요리를 할 때 설탕 대신 넣어도 된다.
Idea 11. 후숙 과일로도 즐긴다
과일 중에는 후숙과일도 있다. 후숙과일이란 수확한 과일이 먹기에 가장 알맞은 상태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키위가 대표적인 후숙과일이다. 키위의 신맛을 좋아하면 약간 단단한 것을 고르고, 달콤함을 즐기려면 말랑말랑한 것을 고른다. 바나나와 망고도 후숙시켜 먹을 수 있다. 키위, 바나나, 망고를 후숙시킬 때는 냉장고에 넣지 말고 신문지에 싸서 실온에 둔다.
Idea 12. 올바른 세척법은 바로 이것!
대개 과일에 묻어 있는 농약은 우리 몸에 해로울 정도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식초와 베이킹파우더, 천연세제를 이용해 과일을 씻지만, 잔류 농약 검사 결과 물로 씻은 것과 효과가 같았다. 깨끗한 물에 3~5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 먹으면 된다. 포도처럼 송이가 빽빽한 것은 줄기를 잘라 씻어야 내부까지 물이 들어간다.
▲ 모든 과일, 잘 씻어 껍질째 드세요
몸에 좋은 '피토케미컬'은 껍질에 집중
농약, 흐르는 미지근한 물에 씻으면 안심
감·배·포도도 껍질째 갈아 마시면 좋아
각종 비타민이나 섬유소 등 과일의 몸에 좋은 성분은 대부분 껍질에 집중돼 있다. 식물이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생산하는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은 사람 몸에도 좋은 영향을 끼쳐 노화를 방지하고, 체내 면역력을 높이고, 세포손상을 억제하고, 발암물질을 해독한다. 동의대 한의학과 최영현 교수는 "과일 속 피토케미컬은 색이 진한 껍질 부분에 풍부하다. 특히 포도나 사과, 배와 같이 껍질과 과육의 색이나 조직이 완전히 다른 과일의 껍질에 좋은 영양소가 집중돼 있다. 따라서 모든 과일은 '원칙적으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껍질, 영양의 보고
사과 껍질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라는 성분이 많다. 펙틴은 장 속에서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배출함으로써 동맥경화, 고혈압, 비만을 예방하고 알루미늄 등 중금속도 배출시킨다. 또 껍질의 '케르세틴' 성분은 항암작용 및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비타민C의 항산화 작용을 강화시켜준다. 비타민C는 거의 대부분이 사과 껍질 바로 밑의 과육 부분에 집중돼 있다.
포도도 마찬가지. 포도 알은 대부분 수분과 당분이며, 각종 비타민과 '레스베라트롤' '프로시아니딘' '안토시아닌' 등 몸에 좋은 성분은 껍질과 씨에 집중돼 있다. 육식을 많이 하는 프랑스인에게 오히려 심혈관 질환이 적은 이유도 포도 씨와 껍질까지 발효시켜 만든 포도주를 많이 마시기 때문이다.
귤 껍질의 '살베스트롤' 성분은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한다. 또 귤 속 투명한 껍질에 함유된 비타민P는 콜라겐을 만드는 비타민C의 기능을 보강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그 밖에 배 껍질에는 각종 폴리페놀, 감 껍질에는 '카로티노이드', 수박 껍질 바로 아래에 붙은 흰 부분에는 '시트룰린' 등 몸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다.
■ 농약, 과민반응 하지 말자
과일을 껍질째 먹으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껍질에 묻는 농약까지 먹게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한다. 농촌정보문화센터 연규영 박사는 "농약은 사용 양, 횟수, 시기만 잘 따르면 마지막으로 살포한지 보통 15~25일이 지나면 자연분해 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꼼꼼하게 씻어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귤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귤 껍질은 조직이 상대적으로 성글기 때문에 농약이 침착될 확률이 높은데다 시판하는 귤은 맛있게 보이기 위해 코팅제를 입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 서울의과학연구소 식품안전연구센터 문성양 박사는 "귤 껍질을 말려 차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이 많은데 유기농 귤이 아니면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과일을 세척할 때는 흐르는 물에 스펀지 등으로 싹싹 문질러 닦아야 하며, 씻은 뒤 소금물에 담가두면 잔류농약 성분을 더 제거할 수 있다. 씻기 힘든 포도는 한 알씩 잘게 잘라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식초를 물과 1대 10의 비율로 혼합해 한번 더 씻고 맑은 물로 헹구면 된다. 포도 송이에 농약이 묻은 것처럼 보이는 얼룩덜룩한 흰 점은 농약이 아니라 영양성분의 일종인 유기산이 배어 나온 것이므로 먹어도 문제가 없다.
씻을 때는 일반적으로 받아 놓은 물보다 흐르는 물로,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씻는 것이 더 좋다. 물론 과일 전용 세정제나 초음파 세척기를 이용하면 더 많이 농약 성분을 제거할 수 있다. 과일 씻을 때 흡착력이 강한 숯을 넣으면 농약이 말끔하게 제거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숯은 냄새만 제거할 뿐 농약 제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08.01.15 17:40 입력 / 2008.01.15 19:43 수정
Tip 여름에 과일을 먹으면 좋은 이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한여름에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줘야 한다. 이때 과일은 아주 유용하다. 우리 몸에 수분을 보충하고 열을 내리며 갈증을 멎게 한다. 과일은 피로를 푸는 데도 좋다. 과일에 들어 있는 비타민C와 각종 미네랄, 효소 등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몸속 독소를 배출시킨다. 피로 해소에 특히 좋은 과일에는 해독작용을 하는 수박과 포도 등이 있다.
/ 취재 김민정 월간헬스조선 기자 | 사진 조은선 기자 | 도움말 문인영(101recipe 대표, 식품영양사), 진소연(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기획팀장, 이학박사) | 참고서적 《키위 스키너트》(비타북스), 《몸에 좋은 색깔 음식 50》((주)고려원북스)
월간헬스조선 8월호 목차 보기 2009.07.28 16: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