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살지 마라
김광한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무슨 짓을 하든지 출세만 하면 된다는 뜻과 일맥 상통한다.출세만 하면 과거에 했던 나쁜 짓들이 모두 희석(稀釋)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고 믿는 요즘,정의롭지 못한 언론들이 이런 불의한 인간들을 좋은 사람으로 부추겨주고 정당화시켜주면 대다수 국민들이 이를 믿는 요즘 현실이다.
가난했고 모든 것이 없어서 다소 불편하게 살았던 우리네 상식과는 판이하게 다른 짓들이 횡행하고 있다.변호사하다가 경찰로 들어와 자기 상관을 음해하면서 그 자리 지키다가 국회의원 공천받는 어떤 여자의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참으로 기분 나쁘게 만든다.인간이라면 양심이란 것이 있는데 아직도 젊은 사람이 양심을 어디다 맡겨두고 주위의 사기꾼과 거의 같은 자들의 부추김에 그게 출세인듯 예쁘지도 않은 얼굴을 들이 내밀면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보니 역겨워 나이 어린 사람들을 사랑하려고 해도 잘 될 것같지가 않다.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君主論)이나 중국 전국 시대의 한비자가 쓴 한비자(韓非子)나 모두가 지도자가 챙길 덕목과 계략을 쓴 것이다.거기에 국민은 존재하지 않는다.그러나 지도자가 갖춰야할 덕목에 거짓말하고 정의롭지 못하게 살라는 말은 없다.조선조에 갖은 아첨을 다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렸던 한명회나 나라를 왜놈들에게 팔고 며느리와 붙어먹던 이완용은 그 벼슬에 걸맞게 두고두고 역사에 욕을 먹고 있다.
마치 로마 총둑이었던 빌라도가 오늘 새벽에도 기독교인들이 줄창 외우는 주기도문에 등장해 역사가 없어지는 동안 저주를 당하듯 그렇게 당대의 벼슬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벼슬을 어떻게 취득했느냐가 중요하고 인간의 됨됨이는 더욱 중요하다.그런 여자를 공천한 자들이나 이를 수락한 인간이나 이런 정직하지 못한 자를 자기 마을 사람이라고 찍어주는 사람들이나 모두가 한통속이다.이런 사람의 행태를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된다는 속담을 죄우명처럼 새겨두는 후세인들이 많을 수록 나라는 암울해지는 것이다.인간의 가치는 소유와 벼슬로 그 값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정의롭게 살아왔는가 하는 행적이다. 작가는 얼마나 정직한 글을 써왔냐하는 것과 자신의 글과 같이 살아왔느냐 하는 것에 모든 문학적 가치가 생긴다.왜곡된 언론, 정직하지 못한 지도자들, 생계형 정치 평론가에 놀아나는 시청자들, 애국을 망각한 군인들,참으로 한심한 일이다.인생 그렇게 사는 게 아니다.예수를 은전 몇량에 넘긴 갈리옷 유다가 제 정신이 돌아왔을때 후회하고 목매 자살했듯이 그렇게 양심팔아서 취득한 벼슬을 즐기다가 나중에 늙어서 인간적 마음이 돌아왔을 때 누가 구원을 해줄 것인가.좀 없어도 인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