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드 주문한게 도착했어요.
..생각해보니 이거 뭘 짜려고 산거야..싶네요.
2.
20대때였다면, '내가 소비자고 당신은 이걸로 돈을 버는데, 당연히 판매자라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어디서 징징이야!' 라고 싸웠을것 같은데요.
..이젠 '그래 난 이게 취미고 업주나 포니회사는 이걸로 밥먹고 살지. 남의 밥그릇에 흙을 던지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나이들었나봐요.
3.
겜덕과 얘기를 하다보면 '외국에서는 게임한다고 무시하지 않아! 취향과 차이를 존중해! 외국반자이! 외국의 게임은 세계제이이이이일!'같은 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한국에서도 보통은(몇몇 정부기관을 빼고) '게임'자체에 뭐 그렇게 악랄한 편견을 갖고 있진 않아요. 그리고 적어도 미국 캐나다 일본 홍콩(제가 몇개월 이상 체류해본 나라들-_-)에서도 '겜덕'은 까여요.
보통 공통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별로 흥미없는 주제에 대해 떠들고, 자기 취미에 심취해서 남을 배려할줄 모르고, 자기 세계에 함부로 들어오면 화를 낸다' 같은 이유로 까이는데..축덕도 밀덕도 마찬가지 이유로 까여요. 사실 상대가 별 흥미없다는데 굳이 마구 들이대면서 내 세계를 알아주려 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바로 '까이는 덕후'예요.
전 정말 축구에 흥미가 없으니 축구로 예를 들어보죠.
'주말엔 뭐해?'
'조기축구회에 갈거야'
'ㅇㅇ 난 땀나는 운동은 싫어. 운동하는거 근처에 가면 냄새나.'
'무슨 소리야. 축구로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데! 아랍왕자가 축구구단 사는데 몇천억 쓰는데! 축구선수가 얼마나 잘버는데!'
'(니가 버냐..) 난 땀냄새가 싫은데..'
'이브라히모비치! 모르냐고! 얼마나 잘버는데!'
'(뭐야 그건..아프리카 주술 이름인가)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영국남자는 주말에 축구만 한다고! 주중에도 회사가 일찍 끝나서 축구할 수 있다고! 하여간 퍽킹 킴치들은 문화가 뒤떨어져서 막 무시하고 그러지. 영국에선 축구를 훌륭한 여가생활이라고 보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잘 알지도 못하면서.'
'...'
<여담이지만 저 얼마전에 저 비슷한걸 축덕에게 당했어요.-_- 덕분에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이름을 배웠습니다. >
게임에 지나치게 심취한 사람의 반응도 이거랑 별 차이 없어요. 결국엔 남이랑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에 먹칠을 하고 있는거임. ('게임'은 아무 죄도 없어요) 고작 취미생활을 하면서 뭐 그리 열광적인 반응을 기대하나염.
사실 게임에 대해 가장 공감가는 얘기를 한건 만화가 원사운드예요.
게임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뭔 딱지를 존중받으면서 치나요. 그냥 치는거죠. 솔직히 인류의 미래를 걸고 딱지치는것도 아니잖음. 남이 보기엔 알수없는 카드를 산더미처럼 집에 쌓아놓고, 명함크기의 딱지 한장을 애지중지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게 당연한거고. 서러워할것 없어요.
4.
3에서 이어지는 얘기지만..학생의 부모님은 보통 자식이 딱지치는거 싫어해요.
공부 안하니까.
'공부가 딱지보다 우월한건가요? 부모라면 자식이 좋아하는걸 더 존중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같은 답변이 예상되는데..
그런 꿈같은 논리는 천국에서 유니콘이랑 뛰놀면서 하시고.
마찬가지로 매직인의 부인은 보통 남편이 딱지치는거 싫어해요.
돈 쓰고 시간쓰니까.
'남편이 돈버는 기계인가요? 아내라면 남편이 좋아하는걸...(생략)' 같은 답변이 예상되는데.
이건 그래도 해답이 있어요. 부부가 같이 하세요. 그럼 훌륭한 여가생활이 된다능.
...사실 남자 혼자 신난다고 돈써가며 밖으로 나돌아다니면, 그게 골프든 낚시든 재즈피아노든 봉산탈춤이든..아니면 인류문명수호를 위한 위대한 과업이라 하더라도 부인 입장에선 짜증나는 일이예요. -ㅅ-
5.
결국 3,4와 2가 아주 미묘하게 이어지는데..
..매덕을 이해해줄 사람은 결국 매덕밖에 없어요.
그러니 서로 존중하며 살아야해요. 싸우지말고.
이러니저러니해도 제가 매직을 끊지 못하는 한 포니회사나 업주들과 만나지 않을수가 없어요.
..참으로 복잡한 인연이네요.
첫댓글 공감해요. 특히 4번.
그런 놈이 이 카페를 호나우딩요 팬카페로 만들었었어??
..호나우딩요 얼빠라서.
4에 덧붙이면 사실 엄마들은 애들이 딱지보다 롤하는걸 더 싫어할걸?
애들이 롤하는걸 옆에서 한시간만 보고 있으면... "적을 처치했습니다"
공부말고 뭘해도 싫어해. 당연한걸.
@[Man..] Kaboom 공부도 성적에 도움이 되는 공부만 좋아할걸?! 마이너한 과목 공부하면 별로 안좋아할걸 ㅋㅋㅋ
어제, 운영자 특집에 모시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ㅠㅁㅜ 갈레랑 석주옹이 '카붐빙의해서 얘기해줄께'라고 하고 갔는데..빙의 잘 됐는지 모르겠네염. -ㅅ-
카붐을 까기만 했는데,,.. 삼팔하고
@[JJ]Nightingale 나쁜놈! ㅠㅠ
모두 격하게 공감되는 글이네요
글 정말 잘 쓰시는거 같아요 :)
5번 정말정말 공감합니다.
기승전포니
들켰네염..
미묘하게 이어지는 맥락이 맘에 들고요
아주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만큼
상대방의 취향과 관심사 또한 존중하고
대화를 할 때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겠죠.
몸에 뭘 바르는 게 로션 뿐인 저로써는
여자친구가 향수 샀다며(오뒤뚜왈 뭐?)
"향수에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 노트가 있는데
탑노트는 15분 정도까지의 향을 결정하고
미들노트는 2시간 가량 지속되며
결국 시간이 흐르면 베이스노트가 남고 블라블라~"
를 듣고는
'아... 향이 다 빠진다는 말인가?
페이딩 카운터가 다 떨어지는 거와 유사하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 그런 신기한 사실이! 멋진데!"라고
반응해줍니다.
여자친구 예를 들었지만
다른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죠~
give & take, hear & talk
매직하는 유부남들의 아내분들 중에
남편이 매직하는 것을 좋게 보는 경우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못봤습니다.
누가 닭 모가지를 비틀어 주실까요?
@[ED]엘더드래곤 두 분이 같이 딱지치시는 존경스러운 분들(...... 물론 양쪽 다 존경스럽습니다 ㅋㅋㅋ)
몇 분 뵈었습니다 ㅎㅎㅎ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듯
@낙천 좋게보는경우는 아니지만 부인과매직을같이하시는분이
수원매장에오십니다
애가있어 매장에 오시지는 못하지만
집에서 2분이 컨스미러매치도하시고
부스터를사가서 2인드랩도하고
비싼카드는 검색해서 돈으로 바꿔오시라는분이있지요....
근데 부럽네요...
난 여자친구가 딱지한다고 좋아하던데..좋은취미생활이라고 여자친구도 알려줘야징~
결혼하면 달라져~ (ㅋㄷ)
ㅎㅎ 저번에 킨들에서 타모9장 파시는 걸 본 것 같은데..
딱지를 해서, 팔 딱지가 있다는 점을 좋아하시는 걸 수도요 -ㅅ-b
@[COP]두람 알고 보니 세금이 안때이는 자산을 가진 남자군! +_+ 정도?
호드를 위하여!
꿈같은 논리는 천국에서 유니콘이랑 뛰놀면서 하시고. <- 이 부분에 특히 공감했습니다 ㅋ 빵터져써요 ㅋ
개인적으로 매직은 미국에서 하는게 쪼끔더 부끄러운거 같아요. 한국에선 그나마 뭔지 모르기라도 하지...
..전 사실 한국은 취미에 되게 관대한 나라라고 생각하는데..-ㅅ-;; 게임인들에겐 서방으로 가면 뭔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이 겜덕을 위해 예비되어 있다는 신앙이 퍼져있는것 같아요.
와... 재밌게 잘 봤습니다. 항상 카붐님 글은 재미지게 읽어지네용. 4번글에서 네번째 줄보면서 빵터졌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