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동십훈(檀童十訓) 도리도리 잼잼
인간이 태어나 가장 먼저 배우는 말과 놀이가 있지요. 이것을 단동십훈(檀童十訓)이라 하는데, 도리도리, 잼잼, 짝짜꿍, 건지곤지 등 이지요.
한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말이며 동작들인데 손을 움직이고 부딪히고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하고 손가락을 손바닥에 찍고 고개를 흔드는 동작 등 ....
역사적으로도 이만큼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구전되어온 말과 놀이는 없다고 하지요
서지도 걷지도 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우리는 인간 기초교육으로 왜 이런 놀이를 시켰을까요?
이것은 자세히는 알수 없으나
단군시대부터 내려져온 과거 왕족들의 교육방식이라고 하는데
‘단동십훈’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돌이 안된 아기들에게 가르치는 열 가지의 가르침으로
인간이 지켜야할 계도와 성장을 원활히 하는데 필요한 훈교이자 노래라고 할수 있어요.
그러나 단동십훈(檀童十訓)은 어느날 부터인가 한민족의 전통 육아법으로 자리매김되어
누구나 아기를 어르고 달래는 방법이 되었지요.
'도리도리' '건지곤지(곤지곤지)' '지암지암(잼잼)' '짝자쿵(작작궁)' 등의 놀이로
아기의 인지를 발달시키는 놀이이기도 하지만,
아기의 운동 기능과 뇌신경 발달을 돕고 소근육의 발달을 촉진하는 과학적인 놀이가 되었지요.
단동십훈을 통해 아기는 걸음마 연습, 주먹 쥐기, 손바닥 찧기, 고개 흔들기, 손뼉 치고
춤추기를 배우며 그 외에도 깊은뜻이 있는데 예를 들어 도리도리는 고개를 좌우로 살피면서
만물의 이치와 사람된 도리를 알게하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여기 단동십훈의 깊은뜻을 소개올리도록 할께요.
제1훈 : 불아불아(弗亞弗亞)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기우뚱거리며
할아버지 할머니는 “부라부라” 하며 손자 손녀의 귓가에 들려주는 놀이이지요.
‘불(弗)’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다는 뜻이고 ‘아(亞)’는 땅에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이지요.
그래서 ‘불아’는 단군신화에서처럼 신이 사람으로 땅에 내려오고 신선이되어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는
상징에서 영원한 생명을 지닌 어린이 예찬으로 풀이되고 있어요.
“귀한 내애기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 세상을 밝게 해주렴” 이란 소원이라 할수 있지요.
제2훈 : 시상시상(詩想詩想)
아이를 앉혀놓고 앞뒤로 끄덕끄덕 흔들면서 “시상시상” 하며 흥얼대지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는 한(韓)에서 시작되었다는 조상들의 생명시원이 나타난 말인데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끝간 데는 ‘한’의 자리라는 것이지요.
때문에 ‘시상시상’은 어른 공경을 품고 있는 경로사상의 표현이기도 하데요.
제3훈 : 도리도리(道理道理)
목을 좌우로 돌리는 동작으로서 사람이 태어나서 귀, 눈, 입, 코로써 자연을 감지하게 되면
제일먼저 어린아이에게 도리도리로 운동을 시키지요.
이는 인체의 모든 부분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목에 운동을 시켜 건강의 관리를 일깨워 주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목을 좌우로 돌림으로서 사람의 도리와 세상의 이치를 직접 보고 느끼고
사람됨을 배우면서 자라라는 교훈이지요.
제4훈 : 지암지암(持闇持闇) - 잼잼
두 손을 폈다 쥐었다 하는 동작과 함께 엄마는 “지암지암(잼잼)” 하며 손놀림을 가르치지요.
현묘한 도란 쉬이 깨칠수 없다 두고두고 살아가며 알게 된다는 뜻이지요.
‘암(闇)’은 어둡고 혼미스럽다는 뜻이며 ‘지암(持闇)’은 세상의 혼미한 것을 가려서 파악하라는
의미라 하네요.
제5훈 : 건지곤지(乾知坤知) '곤지곤지'
왼손바닥에 오른손 검지로 찍는 동작으로 건지는 하늘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고
곤지는 땅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본인이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는 뜻도 되지요.
인간은 땅의 이치 속에서 살고 땅은 하늘의 이치 속에서 만물에 변화가 이루어지니
먼저 하늘에 이치를 알고 다음에 땅의 이치를 알고
다음에 사람이 땅의 이치 속에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이라 하지요.
제6훈 : 섬마섬마(西魔西魔) 따로따로(他路他路)
아기의 다리 힘이 생기면서 한발짝 두발짝 걸음마를 시작할때
부모는 아기 걸음마의 귀여움과 신비에 매료되지요.
섬마는 ‘서의 마귀’라는 의미이며 서마도(西魔道)는 곧 서쪽의 마귀 정신에 물들지 말라는
조상의 경고라 하네요.
섬은 ‘서다(立)’의 준말이며 동도(東道)만으로는 안되니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조화로
홀로서기 자주독립을 하라는 민족의 염원이 담긴 가르침이라 하지요.
또 홀로 서는 동작으로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의 독립성을 일깨워주는 동작이지요,
따로 서게 되면 바로 발자국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려는 진로의 교훈으로 독립성의 교훈이기도 하지요.
제7훈 : 업비업비(業非業非) - 에비에비
아이에게 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할때 약간 겁주는 말이 ‘업비(에비)’이지요.
무서움을 가르치는 말이기도 한데 올바른 도에 맞지 않는 생활은
정업(正業)이 아니라 접화군생(接化群生)이어야 한다라는 뜻으로 이런 일에 접하는
모든 것을 살리는 것이 올바른 업이라는 말이지요.
제8훈 : 아함아함(亞合亞合)
손바닥으로 입을 막으며 소리내는 동작이지요.
두손을 가로 세로로 포개면 ‘아(亞)’자 모양이 되는데 이것은 천지 좌우의 형국을
내 가슴속에 모신다는 것을 상징한다 하네요.
제9훈 : 작작궁 작작궁(作作弓 作作弓) '짝자쿵짝자쿵'
머리운동을 하는 교육이 끝나면 손바닥으로 손뼉을 치며 노래를 배우지요.
천지좌우와 태극을 맞부딪쳐서 흥을 돋우며 궁(弓:태극)의 이치를 알았으니
이제는 손으로 궁(弓)을 만들어 보고 그 이치를 깨달으라는 것이라 하지요.
사람으로 와서 신(神)으로 가는 이치(弓)를 알았으니
그 기쁨 손뼉을 치며 기쁘게 노래하며 춤추자는 의미가 들어 있다 하네요.
제10훈 : 질라아비 훨훨의(秩羅呵備 活活議)
나팔을 불며 춤추는 동작이지요.
이제 천지 우주의 모든 이치를 깨달았으니 기쁘다.
이제 지기(地氣)를 받아 태어난 이 육신 활활(活活) 잘 자라도록 살아가자는 뜻이라 하지요.
이밖에도 ‘깍꿍(覺弓)’이라는 것도 있는데 아이를 놀라게 해 주려고 눈을 크게 뜨고 “깍꿍”하지요.
궁(弓)은 새을(乙)자 모양의 음양을 말하며 우주의 근본을 의미하지요.
그래서 각궁은 근본을 깨달으라는 뜻이라 하네요.
이와 같이 단동십훈에는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신체 움직임을 놀이로 나타내고 있는데
그 안에 담긴 뜻이 작위적이라 하더라도 오감을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교육적 자극은 충분히 들어있다 하지요.
우리 조상들은 말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도 놀이로써 교육을 강조해 온 것이며
이런 아이가 성장하면서 나와 다른 남이 있음을 알게 되고 둘이 하는 놀이
여럿이 함께 하는 놀이들을 만들어내지요.
또 사물을 이용해서 놀잇감을 만들어내기도 하구요.
공기돌놀이,실뜨기놀이,사방놀이,비석치기놀이,자치기놀이,고무줄놀이
땅따먹기놀이,제기차기 등등 많은 놀이가 있었지요.
아이들은 그렇게 만든 놀이들을 매일 반복해서 놀면서도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하지요
내가 아는 놀이를 친구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고 새로 만들어내기도 하면서 ...
이런 놀이의 습득, 전달, 생성의 모든 과정이 바로 어릴때 자신도 모르게 배웠던
짝짜꿍, 잼잼, 도리도리의 기억 때문은 아닐런지요? 놀이는 ‘인간의 본능, 인간의 삶 그 자체’라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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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도애기땐 도리도리 짝짜쿵 하여 어른들 기쁘게 했었겠지 기억은 없지만
어느새 손자재롱에 빠진 할아버지된지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