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 때는 더운 대로
추울 때는 추운 대로
그런 대로 살라.
어리석은 사람은
염려도 많아 앞일도
모르면서 걱정만 한다.
(법구경)
산중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름의 풍광을 선사합니다. 추운 겨울이 들어서면 삭막할 것 같으면서도 가만히 주위를 살펴보면 볼 만한 꺼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마 밑 고드름은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고, 삭막한 대지를 파릇하게 장식하는 꽃무릇은 푸근함을 선사하고,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을 쪼는 산새들의 지저김, 샛길을 쪼르르 달리는 다람쥐, 이 모든 풍경들은 산중 겨울을 푸근하게 장식합니다. 거기에 눈이라도 내리면 설경은 가히 선경을 연출하지요.
이처럼 세상의 모든 현상은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생들은 그 깊은 맛을 간과하고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자연에 깊이 감응하다 보면 한가로이 뜰을 산책하다가도 ‘아하!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이 곧 파도요, 파도가 곧 물이듯, 한 생각 깨달으면 부처입니다. 추위속에 푸근함을 즐기는 멋진 날 되소서!
청매인오 선사는 노래합니다. "개개의 얼굴에 환하고 밝은 빛이여. 사람사람마다 발 아래 맑은 바람이 이네. 거울 속 모습마저 깨뜨리니 그림자 자취마저 없어라. 새가 노래하니 한 가지 위에 꽃이 피네."
계룡산인 장곡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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