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북핵, 전세계 중대위협…연합훈련 확대·EDSCG 재가동”
[rfa] 서울-목용재기자 2022.05.21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 대통령실
앵커: 한미 양국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한반도를 포함한 전세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양 정상은 한미연합훈련 확대를 위한 협의 개시 및 한미 고위급이 참여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 EDSCG의 재가동에도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21일 서울 용산 한국 대통령실에서 개최됐습니다.
양 정상은 이 자리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을 한반도를 포함한 전세계에 대한 중대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및 국제사회 차원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미 정상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에 대한 대응으로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한미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필요시 미국의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하는 것과 억제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추가 조치들을 마련하기로 하는 공약도 재확인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구체적으로는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핵심인 연합훈련 확대, 강화를 위한 협의를 개시하고 필요한 경우 미 전략자산의 적시 파견을 조율하면서 추가 조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사이버 위협 같은 비대칭 역량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역내 안보 위협에 대해 한미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오늘 윤 대통령과 나는 우리의 긴밀한 교류를 강화하고 지역 안보의 위협을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북한의 위협도 포함됩니다. 우리는 확장억제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에 대해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 촉구를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북한도 유엔 안보리 결의상 의무 및 기존 약속과 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한미 정상은 북한에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 코로나 상황과 관련한 대북지원의 경우 정치, 군사적 사안과는 별개로 다룰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할 것입니다.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 위기에 대해서는 정치, 군사적 사안과는 별도로 인도주의와 인권의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용의가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북 코로나 백신 지원과 김정은 당 총비서와의 만남 등을 위한 준비는 이미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 총비서와의 만남을 위해서는 김 총비서에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북한에 코로나 백신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백신을 즉시 제공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지도자와 만날지 여부에 대해선 그의 진정성에 달려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국이 경제, 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양 정상은 한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의 ‘경제안보대화’ 신설, 방산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 상호조달 협정’ 협의 개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에도 합의하며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켰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우정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공통의 희생과 의지를 기반으로, 또 힘으로 국경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의지를 기반으로 구축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가안보실은 이번 공동선언문에 미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를 재확인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을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향후 한미는 외교·국방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의 조기 개최 등 확장억제와 관련한 전략 소통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최근 수년간 조정된 규모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의 정상화도 시작됩니다.
한국 국가안보실은 한미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공조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북 코로나 지원과 관련해선 북한의 호응이 있을 경우 한미 간 안보리 제재 면제와 관련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은 오후 1시 30분경 소인수 회담을 시작으로 한미 정상 간의 단독환담, 확대 정상회담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소인수 회담에 한국에선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에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에드가드 케이건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동아시아·동남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배석했습니다.
확대정상회담에는 한국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자 등 모두 11명이, 미국에선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 대사 대리, 지나 레이몬드 상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젠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 등 11명이 참석했습니다.
정상회담 이후 양 정상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2일 윤 대통령과 함께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를 방문해 작전상황을 보고 받고 한미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은 이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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