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
전 오래전부터 이 카페의 어느 여인을 사랑해오고 있지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는 제 글에 가끔 나오는 정사진인데요
허튼 짓거리라고 욕하거나 비아냥댈 회원들도 계실 것이고
위선자라고 뒷머리에 대고 수군거리는 분들도 계실 것이며
여태까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이게 웬일이냐고 하시겠지만
요즘도 마음은 콩밭을 헤매니 사랑은 사랑인 걸 어쩌나요?
(‘오늘의 고백’ 중에서)
어느 글 속에 글자를 교묘히 배합하거나 섞어놓아
진정한 다른 의미를 숨겨놓는 일들이 있다.
이와 같은 걸 애너그램(anagram)이라거나
이와 유사한 아크로스틱(acrostic)이라 한다.
몇 해 전 상영되어 관심을 모았던 ‘메트릭스‘의 주인공 네오(neo)는
유일한 자(one), 즉 하나님을 의미하는 뜻이 숨겨있다 하고
또 얼마 전 관심을 모았던 ‘다빈치 코드’ 도 그런 유형일 거다.
서구에서 최초로 애너그램을 사용한 사람은
그리스 시인 리코프론(기원전 3세기)이었다는데,
그는 당시의 지배자의 이름인 프톨레마이오스의 철자를 바꾸어
‘꿀로 된’ 이라는 어구를 만들어 헌사하는 아부를 했다 한다.
요한복음 18장 37-38절의 “진리가 무엇이냐(quid est veritas)?”에는
답이 이미 그 물음 속에 있다고 한다.
즉 그 철자를 바꾸면
est vir qui adest!(그것은 여기에 있는 이 사람이다!),
바로 예수를 말한다는 건데
이것을 애너그램이라 한단다.
이 글 맨 앞에 (오늘의 고백)으로 올린 글은 아크로스틱이라 하는데
흔히 우리가 삼행시, 사행시, 칠행시라 부르는 것을 생각하면
진정한 그 의미도 쉬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나의 글은
진중권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이 그 근거가 되는데
너무 특이한 이야깃거리들이어서 별로 권할만한 책은 아니지만
결국 (오늘의 고백)은 제일 왼쪽의 글자를 읽어 내려가노라면
전
부
허
위
여
요.
가 된다.(ㅎ)
어느 회원이 '문자 유희' 이야기를 썼다.
언어유희도 있고, 그외 여러가지 유희가 있는데
'문자 유희'에 표현된 대로 문화사학자 호이징어는
인류를 '유희하는 존재' 라 했다.
그런 유희를 통해 문화가 발전해간다는 건데,
이곳엔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곳이요
그 표현에서 간간 유희성의 글들도 보인다.
심각한 현실을 심각하게만 표현하면 숨막히지 않겠는가.
그래서 가끔은 숨고르기도 하면서 어울리는 거다.
ㅇ
그렇다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늘어놓으면 환영받을까?
유희 속에도 속깊은 의미가 숨어있으면 금상첨화요
나는 아직도 글을 읽으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게 애인이든 친구든 보석이든 공기돌이든~
첫댓글 네 심오한 철학 보입니다.
그냥 유희지요.ㅎ
전부허위여요ㅎㅎ
재미난 언어 유희입니다.
요한복음 속의 애너그램은 전율이군요.
언어의 유희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경상도 사투리 가가~ 씨리즈가 저는 너무 재미났어요.
가가 가가?
(그 애가 그애냐?)
가가 가가 가가?
(그 애가 가氏 그 애냐?)
가가 가가 가가~~
(가氏 그 애가 가지고 가서~~) ㅎㅎ
재미나고도 유익한 글 잘 읽고 갑니다. ^^
제가 제주도에 처음 갔을때
저기 저게 무어냐고 물었더니
강방왕 마싱게, 라고 하던데
그게 무슨말이냐고 물었더니
가서 보고와서 말씀드릴게요, 라데요.ㅎ
도입부의 글 '나의 고백'이
아크로스틱(acrostic)인줄 몰랐습니다.
갑자기 웬 고백이시지 했는데...
하여튼 선배님,대단하십니다.
ㅎㅎ
그냥 릴랙스입니다.
제가 석촌님 글은 사전, 검색, 해서 끝까지 알아내고 갑니다. 여기서 공짜로 배우는데 매번 감사하고 그렇네요.
아이구우 부끄럽습니다.
그냥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거죠.
언어의 유희로 삶방 식구님들 좀 즐겁게 해주고 싶은데
그 넘의 유희성 글을 제대로 써서 식구들 감동 줄라하니
재주가 여~엉 메주예요 이제 알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노인 냄새나는 일상 글 밖에 쓸 수 없다는 것을
노인이라니요?
그럼 저는 주름살 더 많으니
도인인가요?
그저 운선님도 나도 오인吾人 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