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안녕하세요.
최근 성폭력상담원 교육과정을 수강하여 듣고 있어요.
주로 사례를 다루는 수업이라 매번 수업을 듣기가 아주 고역입니다.
너무 황당하고 무서운 사건들이 많아서 어쩔 땐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괴로운 감정들을 이겨가면서 수업을 듣고 있어요.
피해자는 더욱 상처입고 가해자는 더욱 기고만장해지는 판례나 일반적인 상담 상황들,
어쩔 수 없이 성매매로 몰리는 가출 청소녀들, 그리고 그런 청소녀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는 청소년 중개인,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할 곳인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무시무시하고 지속적인 성폭력,
성적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잔인하고도 무책임한 편견, 언어적/신체적 폭행,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성의 성정체성에 대한 강제적 억압, 교육, 폭력..
이 속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이러한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며
피해자들을 이해하고 도와갈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가해자 역시 사회적 피해자라는 개념 아래 어떻게 개선되도록 안내할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을 배워요.
또한
'아, 내가 여태 이렇게까지 성에 대하여 억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구나.
이토록 여성이라는 인간 존재를 모르고 있었으며 폄하하고 있었구나.'
싶어서 더욱 괴로운 나날입니다.
단단히 각오하고 부딪치고 깨지고 열리는 것을 좋아하는 저입니다만 역시 이런 작업은 힘들기 마련입니다.
제가 무언가를 배운다기 보다는 저 스스로를 치유하고 개선해 가는 자리라는 말이 더 맞는 거 같아요.
이런 과정을 수료한다고 해서 바로 상담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바로 옆에 있는 친구를 더욱 포용하고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존엄한 인간 자체로 인정할 수 있겠지요.
화이팅 한 번 날려주세요. Lotus 힘내게요. ^^
첫댓글 너무나도 멋져요. 수민님 힘내세요!!! 그럼 전 이만...
잘 하실거에요. 수민언니 마음을 굳게 먹으시길
수민아 넌 잘할수있어 난 그렇게 믿고 널 응원할거야 배수민 홧팅~!
최근의 카메라 촬영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가 성범죄에 대하여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생각입니다. 철학의 바탕이 없는 관용은 만행에 불과하다는 신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