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빗자루 보답/ 월정 강대실
바람 가는 데 구름 실려가듯
이삿짐 따라온 대빗자루
꾸물대는 가을 내쫓다 몽당이 되었다
동리 뒤통수까지
우줄우줄 기어 내려온 산코숭이
빼곡히 들어서서 술렁대는 솜대
널린 댓가지 주워다 빗자루 맨다,
일찍이 아버지 어깨너머로 배운
첫솜씨 큰댁 들고가니, 형님 왈
재주가 괭이 쥐 잡은 것 같다 하시고
막냇동생, 입이 귀밑까지 닿고
자그마한 손 빗자루는 처제가
점쟁이 손금 보듯 만지작거리더니
손끝이 땡고추라며 가져간단다
산더미 같은 은혜, 대빗자루 보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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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빨간 장미대빗자루가 눈길을 끕니다 선생님 ㅎㅎ
한 송이 장미가 만발한 편지지가
있어 글이 더 어울립니다
장미는 사진도 마음도 언제나 사랑스러움이 넘쳐요
여독은 다 푸셔는지?
며칠전
사찰 법당옆으로
세워진
빗자루는 보고
반가웠지요
도시에선
빗 자루가 사라진지 오래랍니다..
마당을 쓰는 대빗자루이면서 자신의 마음을 청결히 하는 대빗자루지요
단독주택엔 필수품이어요
마당과 고샅의 갖은 쓰레기며 겨울엔 안밖으로 눈을 쓰는
군대 생활 때는 아침마다 쓰레기도 없는 연병장을 쓸어 빗자루 지나간 자국을 내기도 했지요 그러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지요 마음이 개안 해지더군요.
대빗자루 추억이 스멀스멀
월정샘꼐선 잘도 그려내셨습니다요 ^^*
감사합니다
나는 지금도 대빗자루랑 함께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