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쉬 앙고라 0
어제와 똑같이 아침을 먹고
어제와 똑같이 조깅을 하고 들어와
너무 심심한 나머지 매직 훌라후프를 휙휙 돌리며
베란다 밖을 멍청히 쳐다보고 있는 것만 50분째다.
짐볼위에 올라가 거실을 뒹굴뒹굴 돌다가 소파에 도착했다.
너무 심심해 죽겠다.
설날을 맞았지만 찾아가 안길 가족도 없다.
우리 엄마아빠는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시며
감당하기 어려운 무지막지한 재산을 나에게 남기셨다.
형제라도 있으면 말을 안해,
난 무남독녀 외동딸이었던 것이다.
공부에 그렇게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과 그렇게 어울리는 것이 즐거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을 죽도록 해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난 평범한 것과는 다른 특별한 것을 갈망하고 있었다.
평생을 이렇게 살아도 돈이 철철 넘칠 부유한 백조,
올해 21살을 먹는 나.
이름은 이태영이다.
한숨을 쉬며 TV를 켜자 주말에 했던 방송이
재방송 되는 채널이 떴다.
'요즘같은 시대에 그런게 정말 실현 가능할까요?'
'그러게 말이죠. 하지만 블랙매직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이
상당히 있다고 합니다.'
'정말인가요?'
'네. 주로 인도쪽에서 이 블랙매직이 성행하고 있는데요.
그 곳에서는 주술사를 쉽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하나같이 어색하기만한 초짜 주술사에서부터
자주 얼굴을 내비친 적이 없지만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프로급주술사까지 다양합니다.
그럼 블랙매직, 그 실체를 알아보러 함께 가볼까요?'
난 소파에 제대로 앉아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이 끝날 때 까지 몇십분이고
그 곳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니, 끝나고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블랙매직....
매력적인 주제였다.
물론 모두가 마술같이 속임수일지도 몰랐지만
퐁당 빠져들어 그 주제를 파헤치고 즐겨보기엔
꽤 괜찮은 주제였다.
난 방으로 뛰어들어가 인터넷을 통해 블랙매직을
검색해 보았다.
한국에서는 그리 성행하지 않아서인지 정보가 상당히
적었지지만, 얼마가지않아 한 웹페이지를 찾았다.
'블랙매직, 흑주술이라고도 하는 이 주술은 중세부터
유행하여.......'
쭉쭉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흑주술 이야기를 조금 하다가 갑자기 화이트매직으로
주제가 변화되어 해피엔딩으로 페이지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
특별한 것에 목말라 있던 나는 굳은 결심을 했다.
인도로 가자.
말도 안 통하고 지리도 전혀 몰랐다.
가진건 돈 밖에 없었다.
난 그렇게 대책없는 인간이었고,
또 그만큼 닥쳐올 불안감도 다 무시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인간이었다.
[뒷담]
헤헤.
안녕하세요..(뻘쭘)
written by 나비환상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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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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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3
05.02.08 22:0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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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미있겠네요.^^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