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해상관문 오륙도
50년 전 쯤 실화인데 함 들어 보세요
어느 초 겨울 저녁 그 시절엔 면 소재지에도 전깃불이 들어 오지 않았어요
근데 우리또래 17~8세 되는 아그들이 저녁밥 을 먹고 동네방 에서 모여 호롱불 을 켜놓고 놀다가
바닷가에서 배를 집어타고 노를저어서 가니 마침 *주북그물 이 있어 어장을 털었다.
그 시절은 어종이 많아 노래미. 도다리. 뽈락. 장어,게. 등 많이 잡았다
한 마디로 도둑질 을 했다.어두운데 팔딱거리는 고기를 고른다고 손으로 휘이 젔는데
아이구 재수없이 *쑤기미 를 잡았다.
온손에 피가 나고 어깨가 찌릿하게 아파오면서 완죤 아 새끼 죽는 판인데 그래도 울지도 못하고
여러넘이서 노를 힘차게 저어서 도둑질한 생선을 담아서 놀던 방으로 돌아왔다.
노란 시골된장에 기냥 솜씨도 없이 막 썰은 도다리 등 을 먹고 있어도 오른손 엄지 손가락에
쑤기미 독이 올라 아파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 도 모리고 눈물을 찔끔 거리며 술도한잔 걸쳤다.
아무겄도 모리는 넘들이 쏘인 자리에다 성냥 화약을 놓고 불을 붙이면 독이 빠진다꼬
내 손을 두놈이 잡고 쌩쑈를 하는데 영락없이 죽는 줄로만 알았지 몽창시리 아푸데.
화약 불을 맞았드니 누런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정말 정신엄데....
집에 몰래들어와 작은방에서 올매나 구불고 지랄을 떨었던지 어머님이 오시더니
이놈아 오데서 싸우고 왔냐고 하는데 말도 못하고 죽을쌍 을 하다가 날이 샛다
요즘 처럼 전기 라도 있으면 환한 불빛 아래서 상처난 자리라도 볼건데 희미한 석유 등잔불 에 쏘인 자리만 알고 있다가
훤히 날이 새서 보니 손등이 퉁퉁 부어서 일렁일렁 하드라
오데서 가져왔는지 어머님이 *상어 말린걸 한마리 가져오셔서 푹 고아서 그 국물을 마시게 하고
손을 바가지에 뜨뜻하게 담그기도했다.
쑤기미 고기 참 맛이 좋치만 그놈 치에 제대로 한방 쏘이면 얼반 죽응깨 지금 나이 70이 다된 내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이 그때 의 참상을 지금도 말해주는 뚜렷한 증거로 남아 뭉그라져 있다.
*주북그물:바다수심이 낮은곳에 설치된 작은 정치망
*쑤기미:바다생선의 일종인데 독을 가진 치가 있어 잘못 쏘이면 죽을수도 있는 위험한 고기
*상어:괴상어 종류로 껍질이 까끌한 생선인데 그당시 연근해에서 많이 잡혔음.
첫댓글 그 때 잘못 되셨음 못뵐 뻔 했군요 고비를 몇번 넘기셨으니 장수 하셔야해욤
오랜 추억이지만~잊을수 없겠네요~누구든 다 어릴적 추억이 있지만~아마도 이처럼 황당하고 난처한 경우를 지금 아이들은 알까요? 과거 옛추억이 아롱집니다.행복하세요~^^
쑤기미 괴기가 그렇게 무서운감요
쑤기미에 쐬이고 술독에 빠지고 오메 오래 사실거예요. 건강하시고요 ~~~~
50년전실화..말로만 듣던 그 쑤기미에 물리면 그리도 아프다 하던데..얼마나 고생하셨을까요? 한번씩 심청정님의 지나간 과거의 글에 한참 머물다 가곤합니다. 늘 건안 건필하시길 비옵니다.
어릴때 추억을 만들어 산 고생을 치르신 님의 경험은 아파도 싸시고 상처를 안고 계신 것도 싸지요~왜?남의 물건에 ㅋㅋㅋ안 그런 사람도 있을 터인데 어째 심 어르신만이..그럼 혼잔만 몰래?ㅎㅎ
쑤기미란 고기도 있나요?처음 듣는거라서,그때는 고생을 하셨지만 죽을때까지 잊지못할 추억거리를 선물 받으셨네요.
고향이 바닷가 인가봐요?쑤기미란고기 저도 처음들어보내요
쑤기미. 처음들어보는 어종이네요. 그물쳐 놓은것 서리 하다가 큰 곤욕을 치르셨습니다, 성냥불로지지다니 한마디로 즉 무식한자 용감하다 했으니...ㅎㅎㅎ...친구들 땜에 큰고생을 하셨군요,,그래도 다지난 일은 추억으로 남는것이니....심청정님의 추억담 잘보았습니다,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