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축하드립니다"… 조합장 당선인 딸, 떨어진 후보에 '조롱' 문자

[적폐 청산]

충주 한 조합장 선거 낙선자에 인신공격성 문자
"자식에게 창피한 부모 되지 맙시다" 등 막말

당선된 조합장의 딸이 낙선 후보에게 보낸 문자 일부. 사진=A 씨 제공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조합장의 딸이 낙선 후보에게 조롱 섞인 문자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 충주 한 농협 선거에 출마했던 A 씨는 지난 9일 당선자의 딸로부터 인신공격성 문자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먼저 낙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시작하는 이 문자는 "아무리 돈에 눈이 멀고 조합장에 눈이 멀어도 그렇게 선거운동을 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당신 같은 사람이 그렇게 더러운 입으로 (당선인을) 말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 당신은 머리가 다 빠져도 조합장은커녕 지금의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문자를 보낸 B 씨는 농협에 다니는 A 씨의 아들을 거론하며 "존경받지 못할 부모는 못될 망정 자식에게 창피한 부모는 되지 맙시다"라며 "인간이하의 행동은 하지말고 그렇게 선거기간 동안 강조했던 투명·정직·신뢰가 뭔 지 다시 배우셔야 할 같습니다"라고 질타했다.

B 씨는 이어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라. 아무리 선거기간이라도 선거운동을 그렇게 더럽게 하는데 제가 느꼈던 기분을 똑같이 느껴보시라"고 쓰며 끝으로 "마지막으로 정말 낙선되신 것을 진심을 다해 축하드립니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A 씨는 해당 문자를 받고 고민 끝에 "어떤 선거운동을 더럽게 했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길 바란다"며 "선거 기간 아버지(당선인)에 대한 험한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만약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퍼뜨렸다면 저에 대한 심각한 모독임으로 그냥 넘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고 B 씨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B 씨는 다음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제가 감정이 격해져서 어리석게 참지 못하고 함부로 말씀 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B씨가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었다며 형사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농협은 A 씨를 비롯해 모두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당선인과 2위 후보 표 차이는 불과 15표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