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의 영역을 확장시킨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시트콤을 연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우연히 <프렌즈>를 보다가 ‘우리나라엔 왜 저런 시트콤이 없을까? 내가 저런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MBC에 들어오게 됐다. 시트콤을 만드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웃음)
<뉴 논스톱> 같은 청춘 시트콤을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당시 시청자 게시판에 이런 의견이 많았다. <프렌즈>처럼 못 만들고 왜 유치한 이야기만 하느냐, 왜 <남자 셋 여자 셋>에서 봐왔던 에피소드를 반복하느냐. 대학생들이 연애 때문에 고민하고 술 먹고 노는 것만 나오지, 현실적 고민이 없다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데 청춘 시트콤은 입가심용 사탕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공부와 취업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마음껏 웃으면서 보는 시트콤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청춘 시트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시트콤에 위기가 닥쳐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이유는 딱 하나다. 시청 패턴의 변화. <남자 셋 여자 셋>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많이 봤고, 그걸 보는 사람들은 ‘나도 대학생이 되면 저렇게 살고 싶다’는 로망을 키웠다. <논스톱> 시리즈로 넘어가니까 중고등학생이 방영 시간대에 학원에 가서 볼 수가 없는 상황이더라. 그래서 <뉴 논스톱>의 주된 시청자층은 오히려 초등학생과 30~40대 주부들이었다. 이후에 <레인보우 로망스>는 시청률이 더 안 나왔는데, 그때는 7시에 집에 와 있는 사람들은 이미 TV가 아니라 컴퓨터로 문화를 소비하고 있더라. MBC가 <크크섬의 비밀>이나 <그분이 오신다>처럼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그걸 볼 만한 사람들이 그 시간대에 TV를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걸 시도하는 것은 대단하지만 힘을 들인 만큼 공이 따라오지 않으니 문제다.
시트콤을 만들면서 특별히 포기할 수 없었던 점이 있나?
가끔 후배들이 시트콤을 만들면서 그림에 힘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근데 그건 정말 쫓아가서 말리고 싶다. 그러려면 예능국에서 시트콤 만들지 말고 드라마국에서 드라마를 찍어야지. 그림 만든다고 밤을 새워 배우들 고생시키면 다음날은 힘 빠져서 애드리브도 안 나온다. 좋은 그림보다 중요한 건 즐거워야 한다는 거다. 나는 시트콤이 드라마가 아니라 코미디의 한 장르라고 본다. 그래서 예능국 소속인 게 맞는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능국에서 드라마국으로 옮긴 이유는 무엇인가?
예능 프로그램의 본령은 역시 버라이어티다. 내가 좋아서 시트콤을 했지만 변방에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또 나이 마흔이 되면서 젊은이들의 감성을 못 따라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드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이 함께 호흡하고 같이 늙어가야 이상적인데,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으니까.
<비포&애프터 성형외과>로 드라마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앞으로 어떤 시도를 해보고 싶나?
<비포&애프터 성형외과>를 만들면서 굉장히 즐거웠다. 그래도 아직까진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트콤을 하던 나를 드라마국에서 불렀을 때는 나만의 장점을 원했던 것일 텐데, 여전히 기존 드라마의 틀을 벗어나면 안 되는 현실적 제약이 있고. 그 두 가지를 어떻게 잘 절충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시트콤의 영역을 확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위기의 주부들>이나 <소프라노스> 같은 드라마처럼 말이다. 미국 드라마가 시트콤의 형식을 빌려와서 좀 더 풍부한 이야기를 보여줬듯이, 나도 그런 시도를 해보고 싶다.
filmography 2001년 <뉴 논스톱> 2004년 <조선에서 왔소이다> 2005년 <레인보우 로망스> 2008년 <비포&애프터 성형외과>
내가 선택한 최고의 시트콤 내가 선택한 최고의 시트콤 한국 시트콤을 논하면서 김병욱과 송창의를 빼놓을 수 없다. 송창의 선배는 <남자 셋 여자 셋>을 통해 청춘 시트콤의 뼈대를 구축했고, 김병욱 PD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홈 시트콤’을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 수컷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TV로 끌어들인 <세 친구>와 일상적인 가족 관계를 전복시켜 보여준 <거침없이 하이킥!>이 인상적이었다. 남은경 기자
사진을 보니, 살이 좀 빠지신건가 싶기도 하고 ㅋㅋ
첫댓글 우와~ 멋지세요!ㅋㅋ
캬하하하~ 다음 작품 뭘지 기대하고 응원할게요 요즘 ㅌ채널에서 뉴논스톱하고 안녕프란체스카 다시하던데 다시보고있어요!
이젠 옛날 작품말고도 새 작품으로 여러분을 만나야 할텐데요... 시트콤 시장이 어려운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반드시 최고의 시트콤으로 찾아오실 그날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