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소수민족의 중요성
중국 내 소수민족 자치구역(5개 자치구, 30개 자치주, 120개 자치현 및 약 1,000여 개의 자치향)은 중국 전체 국토면적의 약 64%를 차지하는데, 산림자원과 전략적 광물자원 등 주요 자연자원의 상당수 또는 대부분이 바로 소수민족 지역에 있다. 이 지역의 풍부한 자연자원은 현재 중국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경제 분야의 현대화 목표를 이루려면 소수민족 지역의 자원을 이용해야만 한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국가발전에 있어 매우 긴요하다.
또한 중국은 14개국과 접경을 하고 있는데, 약 22,000㎞에 달하는 육지 국경선 가운데 약 90%인 19,000㎞가 소수민족 지역에 걸쳐 있고, 국경선을 따라 분포되어 있는 135개의 현(縣), 기(旗), 시(市) 등의 행정구역 가운데 107개가 소수민족 자치구역에 속하며, 또한 국경선에 거주하고 있는 약 2,200만 명의 인구 가운데 반수 이상이 소수민족이다. 따라서 이들 소수민족은 중국의 변경 안정에 주요한 요소이다.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위구르족, 장족(壯族), 티베트족(藏族), 묘족, 따이족 등 34개 민족은 중국 인접국가에도 다수 거주하는 이른바 과계민족(跨界民族)이며 이 가운데 특히 조선족, 몽골족, 러시아족, 카자흐족, 키르기즈족 및 타지크족 등은 같은 민족의 주류가 현재 중국과 국경을 접한 별개의 나라(남북한,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크스탄)를 운영하고 있기에, 중국의 국가통합 목표달성이나 국가안보전략 수행 등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티베트족이나 위구르족 같은 몇몇 주요 소수민족은 한족 문화와는 다른 고유한 문화와 종교를 갖고 있기에 이념적인 측면에서도 주류민족인 한족과는 적지 않은 이질감을 갖고 있는 한편, 중국정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려는 강한 원심력을 갖고 있어 때로는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을 하는 갈등이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만약 중국 내 소수민족 중 하나라도 분리 독립한다면 그 파급효과가 다른 소수민족들에 직간접으로 미칠 수 있기에 중국의 국가통합 목표에 큰 불안요소가 될 것이다. 특히 대만에게도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할 수 있다는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20세기 후반 냉전시기에 초강대국이었던 소련연방이 발트 해 연안의 작은 소수민족들의 분리 독립 문제가 발단이 되어 결국 짧은 시간에 연방 전체가 붕괴됨으로써 국제정치의 구도와 세계사의 흐름이 전환되는 엄청난 결과로 이어졌던 역사적 현실은, 과거 소련과 비슷한 다민족 국가인 중국의 소수민족 현실과 이에 따른 문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시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중국 내 소수민족의 현실과 이에 관련된 문제는 향후 21세기의 강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에 있어 매우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소수민족은 정치적 의미와 비중을 차치하고라도 역사학, 민속학, 문화인류학, 언어문자학, 의상학, 고건축학, 종교학 및 문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순수 학술차원의 매우 가치 있는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다채로운 각 소수민족의 전통 습속과 문화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서 관광자원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적·미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중국 내 소수민족의 중요성 (중국의 소수민족, 2008. 7. 20., 정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