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별로 큰 기대를 하지도 않았는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영화였다.
보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한국영화중에서는 정말 최고의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시대를 겪어보지 못했던 요즘 젊은 세대는 이런류의 영화를 이해하기 어려울것이지만
나와 같이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다
요즘 사람들의 인식으로서는 어떻게 가녀린 여인네의 몸으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로 남편을 찾으러 갈수 있겠는가
하고 반문하겠지만 그 시대로는 충분히 그럴수 있는 사회였다.
남존여비가 극에 달했고 인권자체가 아예 없었던 그 시대에는 여자는 남자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위문공연단의 일원으로 월남을 찾은 순이...순이의 눈으로 본 사이공의 모습은 환락의 도시였다.
순이는 남편을 찾아준다는 밴드의 리더 정진영의 꾐에 속아 환락가의 가수로 무대에 서야만 했지만
번번히 업주들에 의해 퇴짜를 맞다 겨우 미군부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지만 숫기가 전혀 없던 순이는 그만
처음부터 노래 한번 제대로 불러보지 못한체 미군들의 야유를 받고 쫒겨나야만 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사기꾼의 기질이 농후했던 정진영의 계략으로 결국 한국군 부대에서 공연에 성공한 순이 일행.
그것을 계기로 그들 밴드의 인기는 널리 알려지게 되고 방문하는 부대마다 인기를 독차지 하는 영광도 얻게 된다
점점 유명세를 더해진 순이는 부대장의 호의로 헬기까지 얻어타고 숙소로 돌아가던중 조종사의 부탁으로
김추자의 대표곡 님은 먼곳에라는 노래를 헬기안에서 부른다.감미로운 그 노래가 하늘을 울려퍼지는
헬기 아래 전쟁터에서는 한국군들이 베트콩들과 교전하다 맥없이 총알을 맞고 쓰러진다.
님은 먼곳에 라는 노래속에 총탄을 맞고 숨을 거두는 한국군들의 눈가에는 무엇이 보였을까...
꿈에도 잊지 못하는 보고싶은 어머니 아빠를 불러대는 아이들의 모습들이 스크랩 되었을것이다.
포탄이 터지면 옆의 전우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애타게 지원 무전을 쳐대는 병사의 뒷통수에 총알이 관통한다.
누가 인간이 존엄하다고 했는가?...
어느 누가 인간의 목숨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수 없다고 했는가...
아니다...전쟁터에서는 인간의 목숨이란 한낮 벌레의 가치와 별반 다를것이 없는것이다.
단돈 몇백원짜리 작은 총탄 하나에 베트콩이든 한국군이든 삶을 끝내고야 마는것이다.
전쟁터에서는 단지 이분법적인 논리만 존재한다
적을 죽이든지 아님 적에게 죽든지...눈시울이 뜨거웠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공부했던 베트콩은 무지비하고 야만적인 군대로만 묘사되여왔다
그러나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좁은 땅굴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모습은 여느 부모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베트콩들도 그들만의 평화로운 사회를 원했고 그들이 부루짖는 정의도 우리가 내세우는 정의와 별반 다를것이 없다.
그것을 보면 어떤 이유에서든지... 전쟁은 없어야만 한다.
다시 순이의 일행이 한국군 부대를 찾아서 공연을 한다
순이는 남편을 찾기 위해서...밴드의 리더인 정진영은 돈을 벌기 위해서..
그 부대에서 한창 공연을 하던중 갑작스런 베트콩의 공격을 받고 부대는 혼비백산에 빠진다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에 맞은 지프는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그 와중에서 밴드 리더인 정진영은
밴드의 멤버가 포탄 파편에 맞든지 말든지 부대의 돈되는 군수품들을 훔쳐서 트럭에 싣기 바쁘다
그런 정진영의 연기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비열함의 극치를 원없이 보여준다.
영화의 끝 무렵에서는 그토록 비열한 인간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정진영이 갑자기 정의로운 모습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조금 억지스럽지만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때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아주 좋은 영화인것은 틀림없는것이다.
영화 님은 먼곳에~~물론 이 영화는 보는 사람마다 관점을 달리할수 있는 영화다
영화의 해석은 오로지 관객들의 몫이다
나는 아직까지 두번이상 같은 영화를 본적이 없다
첫댓글 본인도 어제 심야 영화 보았는데 관객들이 꽤 있더군요 물론 잘 만든 영화라 생각 합니다...
감사합니다^^ 시간내서 꼭한번 봐야겠네요^^
저도 남편과 함께 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싱가폴엔 개봉을 안하나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