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본격적인 전쟁영화라고는 할 수없지만 시원한 설경과 랭카스터 폭격기들의 야간 폭격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된 영화 한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화 <내 마음의 지도>, 원제 Couer De Metisse 이 영환 작년에 제가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 영화인데 북극의 시원한 설원을 배경으로 시작되어 한 에스키모의 인생이야기가 아주 흥미있게 전개되는 영화입니다.
1965년 북극에 있는 한 미국정유회사의 전초공장이 있는 마을에서 아빅이라는 에스키모가 술집에서 존 쿠삭이 분한 정유사 직원에게 자기는 2차대전때 랭카스터 폭격기를 탔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영화는 전개됩니다.
1930년 11살난 에스키모 소년 애빅이 친구들과 덤블링용 그물에서 놀고 있을때 그들 머리위로 비행기 한대가 출현하고 이것이 아빅이 처음 접한 20세기문명의 출현이었습니다. 그 비행기엔 월터라는 젊은
지리학자가 타고 있었고 아빅의 마을에서 북극의 지도를 작성하던 월터는 아빅과 친해지게 되고 결국 월터는 북극을 떠나기전 페결핵에
걸린 아빅을 캐나다의 몬트리올로 데려가 병원에 맡깁니다.
병원에서 아빅은 인디언혼혈소녀인 알버틴을 만나게 되고 어린나이지만 서로에게 강렬히 이끌리나 결국은 헤어져서 아빅은 다시 북극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어느덧 성장한 아빅에게 비행기를 타고 월터가
나타납니다,이번엔 엔필드 소총을 멘 부하들과 나타난 월턴는 유럽에
전쟁이 났음을 알리게 되고 아빅은 다시 그를 도와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월터가 떠난 후 서구문명과 백인을 너무 많이 접한다는 이유로 아빅은은 마을사람들에 게서 버림받고 홀로 남겨진 아빅은 간신히 화물선에 구조되어 캐나다로 갑니다.
이윽고 화면은 바뀌어 장렬한 음악과 함께 랭타스터 폭격기의 기수에
탑승한 아빅이 추위에 떨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장면이 전개됩니다.폭탄을 빨리 투하하라는 동료들의 외침 속에 아빅은 침착하게 폭격수로서의 역할을 다합니다.
아빅은 Royal Canada Air Force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한거죠.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아빅은 폭격사령부의 사진 판독수로 근무중인 옛 추억의 알버틴 을 만나게 되어 둘은 재회의 기쁨을 누리지만 알버틴은 이미 월터의 아내가 되어 있었 습니다. 이후로 아빅은 폭격임무 수행후
알버틴과 밀애를 시작하나 이를 알아챈 월터는 그들 사이를 방해하고
결국 30회의 출격을 하여 비행임무에서 해제된 아빅과 그의 동료들
에게 다시 출격임무를 내리도록 조치합니다.
결국 아빅은 1945년 2월의 드레스덴 야간 공습에 나서게 되고 그날 아빅이 탄 랭카스 터 폭격기는 독일의 야간전투기에 격추되어 아빅 혼자만이 낙하산으로 불타는 드레스 덴 상공에서 탈출합니다. 영화는
다시 존 쿠삭과 이야기하는 아빅의 모습이 보이면서 아빅의 전쟁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 영화는 루이스 나우라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감독은
vincent Ward이고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적절하게 유지되는
긴장감 있는 내용전개와 프랑스 의 유명한 음악가 Gabriel Yared의 아름다운 음악이 무척이나 인상깊은 영화입니다
. 이 영화 속의 야간 폭격장면과 랭카스터 폭격기 승무원들의 모습은
철저한 고증에 의해 아주 실감나게 묘사되었으며 그 중 몇 장면들만
추려보면 우선,
1.폭격기 승무원들의 또 다른 적,추위 이 영화에서 당시 폭격기 승무원들이 겪어야 앴던 추위가 정말 실감나게 묘사됩니다. 아빅이 이빨을 부딪히면서 추위에 떠는 모습이 클로즈업되고 극장의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그 소리가 아주 실감나게 들려 정말 춥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12'o clock high>나 <멤피스 벨>,<댐 버스터>와 같은 폭격기 나오는 영화를 보면 승무원들이 추위에 떠는 모습은 잘 묘사되지 않지만 이 영화에선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와 싸우면서 폭격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승무원들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빅의 동료조종사가 "아빅은 에스키모니깐 우리보단 덜 추울꺼 아냐"하고 외치는 장면도 나옵니다.
2.V1 아빅과 알버틴이 런던의 알버타 홀 천장에서 만나고 있을때 공습경보가 울리고 쉬잇 하는 소리와 함께 V1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윽고 소리가 멈추고 고요함 속에서 아빅과 알버틴은 창 밖으로 지나가는 실속상태의 V1을 목격합니다. 그러자 조용히 15부터 수를 세는 알버틴,정확하게 15초가 나자 엄청난 폭음이 들려 옵니다.
실제로 영국의 목표상공에 다다른 V1은 쉿 소리를 내며 날아오다 실속상태에 이르면 글라이더가 활강하듯 조용하게 내려왔으며 이때 약
10-!5초 정도의 시간 소요후 땅에 떨어져 폭발했다고 합니다. V1은 사실 보포스 대공포나 스핏파이어,미티어 전투기들에겐 손쉬운 격추 목표였고 V1후방에서 기총소사로 격추시키거나 날개로 살짝 건드리면
항로를 잃고 추락하였습 니다만 대공포화와 전투기를 뚫고 일단 런던
시내로 날아든 V1은 상당한 파괴력을 지녔습니다.
3.야간폭격장면 랭카스터 폭격기들이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하늘을
꽉 채운채 비행하는 장면을 보면 '폭격기의 강'이란 것이 저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되며 불타오르는 도시를 폭격하는 장면은 거의 다큐멘터리 수준입니다.
출시된 비디오에서는 폭격장면이 많이 삭제되었 습니다. 짧지만 드레스덴 상공에서 아빅의 폭격기 뒤로 독일 전투기가 날아들자 맹렬하게
응사하는 랭카스터 의 방어총좌에서 나오는 예광탄과 독일전투기에서 폭격기로 정확하게 날아드는 예광탄의 교차되는 모습도 아주 실감나게 묘사됩니다. 또한 독일공군기에 의해 화염에 휩싸인 랭카스터
폭격기가 튁튁 거리는 소리를 내며 타오르고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자 기체내부는 진공상태가 되어 아빅은 기체내에서 마치 우주공간에서 유영하듯 기류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가 폭발에 의해 간신히 기체 밖으로 튕겨져 나와 낙하산을 펼치게 됩니다
. 실제로 추락하는 폭격기에서 탈출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고 전해지죠.
1944년 어느날의 야간공습에서 한 랭카스터 폭격기의 후부총좌에 있던 승무원은 야간전투기에 피격되어 기체가 화염에 휩싸여 동체후부탈출구로의 탈출이 불가능해 지자 불에 타죽느니 떨어져 죽자하는 심정으로 후부총좌에서 간신히 밖으로 몸을 던지고는 정신을 잃어버립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어느 농가의 높이 세워둔 밀짚 볏단에 누워 있었고
독일군에 포로가 되었지만 공중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특별대접 을 받았다고 합니다.리더스다이제스트에 실렸던 이야기입니다.
4.폭격받는 도시의 모습 아빅은 불타는 드레스덴 상공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오고 땅에 내리자마자 자신이 폭격하였던 곳의 생생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화재가 발생하여 온도가 1300도까지 올라가 엄청난 열풍이 발생하여 모든 것을 태우며 지나가고 엄청난 열풍에 어린소녀의
옷이 완전히 벗겨져 벌거숭이가 되자 아빅은 그 소녀를 끌어안고 황급히 현장을 벗어날려고 합니다.주위엔 열풍으로 숨을 몰아쉬며 괴로워하는 소방수들의 모습.
루이스 나우라의 원작소설엔 이대목에서 아빅은 이렇게 아비규환으로 싸우는 백인들 을 이해할수없다고 중얼거립니다. 이상 영화의 줄거리와 영화속의 밀리터리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였지만 이 영환
오락과 감각을 토대로 한 현재의 일반적인 영화들과는 달리 세월과
역사,사랑과 신념 용기와 정의 등을 적절하게 혼합한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영화는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죠. 감독이 이 영화를 야간폭격대를 소재로 한 전쟁영화로 만들었으면 정말 대단한 작품이 되었을거란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더군요.
저는 이 영화를 1995년 중앙극장에서 봤으며 비디오로도 출시되어 있습니다. 단 본격 전쟁영화는 아니니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윗그림은 페네문데 폭격에 나선 랭카스터 폭격기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페네문데 폭격시 패스파인더 역할을 맡은 38
Squadron 소속 랭카스터 폭격기들이 석양이 지는 영국땅을 벗어나
북해로 접어드는 모습으로 유명한 밀리터리 화가 로버트 테일러의 작품입니다.
이들은 조명탄을 가득 싣고 페네문데 상공에서 투하하여 뒤따라오는
폭격기를 선도하는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당시 발데자우와 자데자우의 야간 전투기들은 대부분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었죠.제대로 페네문데 상공으로 간 소수의 비행기들도 있었지만.
이상 부산에서 submarine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