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22.부터 10.22까지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7개 장소에서 ‘제14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전북에 소재한 문화예술인 모임인 사)채고예술마당 이사이며, 서울에 있는 풍덩예술학교 대표로서 평소 서예, 그림에 관심이 컸기 때문에 시간을 내어 전시장을 찾았다. 세계적인 서예전이며 전북의 대표적인 전시회답게 전북에서 가장 큰 전시장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거의 전부를 이용하여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 주제는 생동(生動)이다. 하늘과 땅이 잠시도 쉼없이 새로운 생명을 만들고 길러내듯이, 먹과 화선지를 통해 다양한 문자 조형을 시도한다. 여기에서 먹은 만물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추상적 표현이고, 화선지는 만물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먹과 화선지를 통해 무한한 상상을 이끌어 내는 마음의 상징이다.
서예는 다양한 붓질을 통해 음악적 리듬감을 볼 수 있게 하고, 흑백의 공간은 만물의 질서와 우주의 조화로움을 느끼게 해 준다. 서예는 단순히 글자를 쓰는 행위가 아니라, 흑백의 선율의 흐름과 율동감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마음을 표현한다. 그래서 서예는 음악이자, 무용이며, 미술이라 불린다.
전시장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곳은 ‘필묵에 핀 호연지기’ 전 이었다. 높이가 10m에 달하는 대형 한지에 글과 그림을 거침없이 표현하여 작가의 웅대한 스케일과 호연지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넓고 큰 마음을 활기찬 생명력에 담아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보는 이의 마음 또한 저절로 넓어지고 높아지며 세상을 보는 긍정의 흥이 절로 일어났다.
이번 전시의 또다른 특색은 한국에 상주하는 외국대사들의 작품을 초청하여 전시한 점이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자의 다양성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서예비엔날레를 세계에 알리고자 기획되었다. 각 문자의 특색을 존중하고 그 문자를 통해 세계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잘 표현된 전시이었다.
이번 전시는 메인무대인 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하여 전북예술회관 등 전라북도 14개 시군 전시장이 총 망라된 최대 규모이었으며, 작품면에서도 서예전은 물론, 탁본체험, 국제학술대회, 학술논문공모 까지 다양하여 ‘세계서예전’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관람객이 적어 그렇지 않아도 넓은 장소가 더 넓어 보였다. 유럽의 미술관을 가보면 관람객이 너무 많아 입장을 제한할 정도인데, 어쨌든 우리나라 미술관, 전시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이리. 같이 간 풍덩예술학교 행정실장이 관람기념 글을 남겼다.
풍덩예술학교, 풍덩예술평생교육원 대표 채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