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5구간 일시 : 2012.3.1(목)
일행 : 용두팔 (김성권, 김세봉, 박병준, 박찬정, 송봉환, 송재혁, 이문로, 조병국, 탁윤효)
날씨 : 맑음, 봄날씨
구간 : 아차지고개 - 지지대고개
거리 : 도상거리-25.4km, 실거리-30.5km
시간 : 08:35 - 18:25(9시간50분, 휴식 포함)
아차지고개(08:35) - 양고개(09:35) - 소실봉(11:04) - 43국도(11:38, 점심매식, 1시간) - 버들치고개(13:35) - 광교산(15:30) -백운산(16:45) - 지지대고개(18:25)
지지대(遲遲臺) 고개에 이르는 등로가 왜 이리 더딘지..
오늘 우리는 용인의 아차지 고개를 시작점으로 수원과 의왕의 경계점인 지지대 고개까지 걸을 계획이며, 그 구간은 개발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은 구긴이다. 정맥은 그래도 명맥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한남정맥 종주 당초 계획은 양고개부터 이나 지난번 미쳐 끝내지 못한 아차지 고개에서 이어가기로 한다. 도상거리 25km, 실거리 30km가 넘는 비교적 장거리 구간이다.
아차지 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우리는 신갈 전철역에 모이기로 하였으며, 나는 원주-성남은 시외버스로, 다시 신갈역 까지는 전철로 이동하여 내가 마지막으로 도착하므로서 8명이 모두 모였다.
두 대의 택시로 도착한 아차지 고개에서 출발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출발이다. 지난번 미쳐 마치지 못한 양고개 까지는 수원CC와 영동고속도로를 곁에 두고, 또 아파트 주민의 산책로를 통해 이르게 된다. 광교산 들머리에 이르기 까지는 마루금 개발로 흩어진 곳이 많고, 지형 또한 기복이 심하지 않아 속도를 내어 본다. 고도표에서 보듯이 중반부터 고도를 높여가고 또 기복이 있는 구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분 좋게 양고개에 도착하였다.
지금의 경부 고속도로를 가로질렀을 능선을 이어야 하지만 멀리 어림으로만 능선이 짐작될 뿐이고, 고속도로를 전 속력으로 질주하는 차량은 한남정맥을 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경부고속도로가 처음 개설될 당시에는 지금이 고속도로가 죽전에서부터 이곳 신갈 인터체인지 까지 곧게 뻗은 비상활주로를 겸하고 있었다. 그 곳을 관리하는 군부대도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흔적은 아직 철조망으로 남아 있다.
경기도여성개발센터와 국도유지건설사무의 경계를 따라 고속도로와 마주하면 서울 쪽으로 조금 가면 고속도로 밑으로 지날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다. 그 통로를 지나 좌측방향도로를 따라가면 고개 정상 부근에 고가도로가 지나는데, 그 밑 절개지를 따라 기어오르면 소실봉에 이르는 등로가 열리지만 곧 수자원공사의 넓은 구조물이 능선에 물을 채워놓은 곳을 만나게 된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산자분수령이 무색한 현장이다.
능선의 높이만큼 키가 큰 아파트 단지사이에 소실봉(186.3m)은 자리하고 있었다. 한남정맥 표지판은 뽑혀 한 쪽에 나뒹굴고 있고..
그 곳에서 11:20분경 탁윤효를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우리가 그의 집 근처를 지난다는 것을 알고 마중하는 것이다. 그가 안내한 이름난 곳에서 점심을 잘 대접받았으며 간식까지 챙겨주는 세심함이 있었고 우리가 광교산 들머리를 확실히 ?을 수 있도록 응봉 갈림길까지 길 안내를 해 주었다.
자, 이제 형제봉, 광교산에 올라야 한다.
정상을 부대가 자리잡고 있는 응봉 언저리에 도착하면 등로는 부내 철조망을 따라야 한다. 무심히 직진하였다 되돌아서 길을 바로 잡는다. 버들치고개를 지나고 서울-용인간 고속도로가 지나는 터널 위를 지나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고 인파도 많아진다. 수원쪽에서 오르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그 들 속에서 우리는 이방인이다. 먼 길을 지나온 우리는 가야할 목적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들은 나들이 차림에 한 결 부담없는 산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육산이었는데 형제봉(448m) 정상부근은 암봉으로 되어 있다. 기념촬영을 하고 이내 지척에 보이는 광교산을 향해 출발한다. 많은 계단을 통해 올랐는데, 또 많은 계단을 통해 내려서고, 중간에 윤효가 싸준 만두와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한껏 내려선 다음 다시 비로봉(490m)에 오르면 이내 토끼재이다. 힘들다.
안내판에는 광교산(582.0m)의 정상을 시루봉이라고 써 놓았다. 치악산의 정상도 시루봉이라 하는데.. 시루를 엎어놓은 모양이라서..
정상에는 즐거운 목소리 들이 가득하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연인들..
오르내림을 거듭하며 오늘 산행의 최고점에 오른 것이다. 가야할 능선 두 곳에 송신탑이 자리하고 있다. 하나는 능선에 하나는 백운산에 있는 것이다. 백운산은 정맥에서 벗어나 있어 지나칠까 궁리중이었는데, 길을 잘못들어 얼떨결에 오르게 되었고,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모두 마음은 벌써 지지대 고개에 가있다.
걸을 만큼 걸어서 오를 만큼 올랐고, 남은 거리도 약 5km전후이다. 하지만 괜한 지지대(遲遲臺) 고개가 아니었다. 내림 길만 순탄히 이어질 줄 알았던 등로에는 오름길도 있었고 이미 약 30km를 걸은 뒤라 조금의 오름길에도 힘이 든다.
차 소리가 가까이 들리기 시작한다. 일몰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산행에는 반가운 이문로를 졸업후 처음 만나는 기쁨도 함께한 산행이었다. 장거리 산행에 참여한 그는 힘들어하는 기색없이 묵묵히 걸었다.
시작 전에, 갈 수 있을까하는 망설임은 기우였으며, 멀었던 만큼 더디 도착했지만 뿌듯함은 컷던 산행이다.
지지대(遲遲臺) 고개
지지대 고개는 수원에서 서울 쪽으로 갈 때 의왕시와 경계가 되는 작은 고개이다.
이 고개는 예전엔 사근현(沙斤峴)이라고 불렀으나 정조가 미륵 고개라고 불렀으며, 그 후 에 지지대 고개라고 고쳐 부르게 됐다.
미륵당을 지나 괴목정교를 건너 시작되는 고개의 정상 이 그 곳인데 정조께서 수원에 행차 할 때 이 고개를 넘어 다녔다. 고개에 오르면 멀리 화산 쪽에 있는 부친(사도 세자 : 후에 장조로 추존)의 능소가 보이는 데도 능까지 가는 시간이 답답하기 이를데 없어, "왜 이렇게 더딘가(遲遲)?"고 한탄을 하였으며, 참배를 마치고 서울로 환궁을 할 때는 이 고개의 마루턱에 어가를 멈추어 서게 하고 뒤돌아서서 오랫동안 부친의 묘역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또 어가에 올라서도 화산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눈을 돌리지 않아 행차가 자꾸 늦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 때문에 고개 이름이 더딜 지(遲)자가 들어간 지지대가 되었다고 한다.
또 어느날 40대의 정조는 능행차 길에 70대의 영의정 채제공에게 "내가 죽거든 아버지가 계시는 현륭원 근처 언덕에 묻어 주시오."라고 부탁한 일이 있었다.
세상에서 하지 못한 효도를 죽어서라도 해야 겠다는 비장한 유언이었던 것이다.
이 고개 위에는 정조의 거룩한 효행을 기념하여 순조 때 지지대비를 건립했는 데 이 비는 현재 경기도 유형 문화재 제24호로 지정돼 있다.
▲ 아차지 고개 들머리
▲ 양고개 지하통로
▲ 신갈 인터체인지 부근
▲ 정맥길에 물을 채워서...
▲ 거한 점심, 한남정맥의 재미이다.
▲ 백운산에서 본 광교산과 송신탑
▲ 백운산의 정자
▲ 북수원 톨게이트
▲ 지지대 고개 (효행공원과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