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 내 무력 충돌 격화로 피해 입는 민간인과 의료시설

[김수영1]

최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북키부(North Kivu)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수천 명이 피난길에 오르면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지원하는 의료시설에 전쟁 부상 환자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민간인과 의료시설이 교전에 휘말린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분쟁 당사자들에게 환자•의료진•의료시설의 안전, 민간인 보호, 인도주의 구호 단체의 제약 없는 접근 보장을 긴급히 촉구한다.

1월 22일 이후 몇 주 동안 해당 지역에서 여러 무장 단체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약 1만 명이 마시시(Masisi) 지역의 음웨소(Mweso) 안팎에서 집을 떠나 음웨소 종합병원으로 피신했다.

음웨소 종합병원 인근에서 환자 및 보호자들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2023년 8월. ©Laora Vigourt/MSF

1월, 특히 (현지시각 2월 7일 기준) 지난 2주 동안 현지 보건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약 67명의 전쟁 부상자를 치료했는데, 대부분 총상과 폭발로 인한 부상이었다. 이 중 50명 이상이 15세 미만 아동 21명을 포함한 민간인 환자였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실향민들에게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임시 대피소, 급수 필터, 비누를 배급했다.

2월초 며칠간 음웨소에서 전투가 격화되면서 해당 병원에 대피하는 사람이 줄어들었고, 많은 이들이 키찬가(Kitchanga), 캣시루(Katsiru), 니안잘레(Nyanzale), 핑가(Pinga), 칼렘베(Kalembe), 카슝가(Kashunga) 지역으로 피난을 떠났다. 그러나 부모가 사망한 아동을 포함해 최소 2,500명이 음웨소 병원에 계속 대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키찬가에서 음웨소로 이어지는 도로 전경. 2023년 8월. ©Laora Vigourt/MSF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해당 병원은 전투로부터 보호받을 곳을 찾으려는 수천 명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건부와 함께 모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식량과 같은 생필품이 충분하지 않습니다.”_차글라 타히로글루(Çaglar Tahiroglu) /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남부로 번지는 분쟁

국제연합(UN)에 따르면, 2022년 12월 이후 약 155,000명의 실향민이 발생한 남키부(South Kivu)주 국경 너머에서는 최근 충돌로 인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채 국경 마을 브베레마나(Bweremana)와 남쪽 미노바(Minova)로 유입되면서 신규 실향민이 발생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과 한 아동이 미노바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다. 2023년 5월. ©Igor Barbero/MSF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미노바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은 2월 2-6일 사이 아동 4명, 여성 10명, 수술이 필요한 12명을 포함해 약 30명의 부상자를 치료했다.

현재 전투로 인해 북키부의 수도 고마(Goma)와 서쪽으로 27km 떨어진 샤샤(Shasha) 마을 사이 도로가 차단되면서 북키부 남부 소재 보건소에서 남키부 소재 미노바 종합병원 및 기타 의료시설로 사람들이 이송되고 성폭력 생존자가 증가하면서 환자들로 가득 차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환자들로 가득 찬 미노바 종합병원 병동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3년 5월. ©Charly Kasereka/MSF

현재 미노바 의료시설에는 말라리아, 설사병, 영양실조, 호흡기 감염과 같은 일반적인 질환 치료를 위한 필수 의약품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지난 4주 동안 미노바 병원에서 치료받는 주간 성폭력 사례가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_라비아 벤 알리(Rabia Ben Alí) / 국경없는의사회 남키부 긴급대응 코디네이터

교전에 휘말리는 민간인과 의료시설

격화되는 전투가 점차 음웨소와 미노바에 가까워지면서 민간인, 의료진, 환자들의 안전이 점점 더 위험에 처하고 있다.

음웨소 시내 중심가에서는 가옥 여러 채가 폭발물에 맞아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1월 22일 한 주에만 아동 1명을 포함해 약 2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이외 41명이 부상을 입었다. 1월 마지막 주에는 교전 중 발사된 총탄이 국경없는의사회 기지와 음웨소 병원을 타격하면서 간병인 1명이 부상을 입었고, 2월 2일에는 음웨소 병원과 국경없는의사회 기지 사이 지역이 폭발물로 피해를 입었다.

음웨소 지역 전경. 2023년 8월. ©Laora Vigourt/MSF

팀원들의 안전을 염려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음웨소와 미노바 내 일부 직원을 일시적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우리는 음웨소 병원과 해당 지역 내 9개 보건소에 대부분 원격으로 지원을 계속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치안이 안정되어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곧 돌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시설이 보호받지 못하고 의료진이 교전에 휘말리는 이런 상황에서는 의료 지원을 제공할 수가 없습니다.”_차글라 타히로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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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부터 북키부주에서 무장 반군 단체 M23의 재부상과 연계된 무력 충돌이 급증하면서 10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강제로 집을 떠났고 30년 이상의 무력 분쟁과 대규모 실향 사태로 이미 황폐해진 해당 지역에 인도적 재난이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북키부주 마시시 지역의 음웨소 보건 구역에서 2023년 2월 발생한 임시 실향민 약 3만 명을 포함한 폭력 사태 피해 주민들에게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마시시 보건 구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전투로 인해 도로가 차단되어 물자 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시시 종합병원과 5개의 보건소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 남키부주의 경우, 미노바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023년 상반기 북키부 분쟁의 여파에 대응했다. 이러한 상황이 악화되자 국경없는의사회는 2023년 12월부터 실향민들이 정착한 9개 지역에서 신규 긴급 대응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송순영]

주께서 평화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