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심우정 시인의 두번 째 시집으로
갈망의 삶에서 벗어난
순천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출판사 서평]
칠십을 넘어면서 ‘이제 정말 늙었구나’라고 생각하는 시인은 살 만큼 살았는데도 아직 자신의 몸 하나도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나약한 나 자신에게 한심함을 느끼면서 요즘 세대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살아본 기억도 없고, 그렇다고 안타까운 우리 부모 세대처럼 힘들게 옥 조여 산 세대는 아닌데도 뭔가 다 채워지지 않는 아쉬운 갈망 속에 어중간하게 살고 있는 세월이 아닌가 생각하며 이제 虛妄이라는 느낌보다는 心身의 무력감 속에서 하루하루 큰 의미 없이 사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자신이나 주변에 일말의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어 말 그대로 順天의 삶을 살아야 할 나이가 되었다 라고 여기면서 順天의 길은 쉬운 것 같으면서 쉽지 않을 것이지만 자기 의지대로 살아온 수십 년의 타성도 남아 있어 각자 나름의 順天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면서 詩를 쓴답시고 하다 보니 孔子의 “詩는 思無邪”라는 말이 가끔 마음에 와닿는다면서 평소 詩를 가까이하며 사는 게 그나마 좀 덜 邪惡한 삶이 되지 않을까 여기며 시를 쓰는 것이 자신과 주변 세상을 조금 더 善한 눈으로 찬찬히 돌아보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 소개]
전북 완주 출생,
남성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해병대 중위 제대,
산업통상자원부 근속 후 명퇴,
월간 ‘문학세계’ 등단 (2019)
*저서 : 시집 ‘무당벌레 꽃잎에 오르다’ 출간 (2021), 제2 시집 ‘플라타너스 그늘에 서면’ 출간 (2022)
[목차]
제1부-결국, 사랑을 위하여
가냘픈 것들을 위하여 _012 봄 _013 나무에 기대어 _014 가족 _015 靑山 _016 겨울나무 _017 孤島를 그리며 _018 그 여름 _019 구월의 한숨 _020 그리움 _021 늦가을 오후 _022 옛날 ‘金馬場’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소 _023 까뮈 _024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_025 봄과 소나무 _026 그 사랑을 위하여 _027 꽃이 예쁜 이유 _028 나무 아래 서면 _029 나의 평화 _031 그날들 _032
제2부-당신과 함께여서
낙엽 _034 南道 길 위의 回想 _035 너무 적막해서 _036 포플러 그 언덕에 _037 노랑 그리움 _038 눈물이 나요 _039 그 썩을 놈들이 _040 늦겨울 파리의 하늘 밑 _041 단풍은 또 물들고_042 봄날 _043 당신의 마음 _044 또 여름은 가고 _045 모르고 산다 _046 봄 노랑 노래 _047 모르는 사람처럼 _048 南道의 맛 _049 또 하나의 나 _050 무엇으로 사나, 살아야 하나_051 無人島의 꽃 _052 늦겨울 속에서 _053
제3부-어쩔 수 없음이어라
迷路 속에서 _056 배롱나무꽃 _057 봄볕 따사로운데 _058 부모의 자식 _059 不條理 _060 四月에는 _061 봄이란 _062 새벽 _063 西風이 불어오면 _064 세상 _065 솜리 _066 스님과 어머니 _067 시월, 동네 카페 앞에서 _068 십일월의 장미_069 아버지 回想 _070 봄이랍니다 _071 아침에 읽는 詩 _072 어쩐지 좋은 것 _073 어쩔 수 없어요 _075 연꽃을 그리며 _076
제4부-저 강물 흘러서
오는 봄 _078 외딴 섬 _079 運命 _080 유채꽃 향 바람에 날리고 _081 이른 봄 생각 _082 황혼 _083 입춘 풍경 _084 자유_085 연초록 새순 바람에 출렁이면 _086 꽃 _087 이른 봄 섬진강 가에서 _088 저 강물에 다 띄우리 _089 절망 _090 靜中動 _091 줄어가는 인생 _092 진도 아리랑 _093 질긴 꽃이 아름다워 _094 하얀 동백 _095 저 붉은 흙바람 속에 _096 꽃샘추위 _097
제5부-꽃이 시든다 해도
초가을 _100 친구 _101 칠월 어느 山寺 _102 하얀 철쭉 _103 파도여 _104 꽃은 _105 편지를 써요 _106 초가을 연보랏빛 그 꽃_107 참회 _108 이른 봄에 눈물 흐르는 것은 _109 첫눈 올 때 쯤 _110 하얀 억새 _111 꽃은 벌써 시들고 _112 한 송이 붉은 장미의 노래 _113 화엄사 紅梅 _114 황막한 안달루시아 _115 이별_116 하얀 철쭉이 필 때 _117 虛無 _118 흐르는 세월 속에 _119
[작품 소개]
어디 맘 붙일 데
없을 것 같은 황량한 허허벌판
풀섶 아래에도
허물어진 공장 터
먼지 쌓인 시커먼 창틀 아래에도
숨 막히는 뜨거운
모래사막 한복판에도
다시 찾아온 봄 햇살 속
애벌레 한 마리
땀 흘리며 기어가는
나무 그늘 아래에도
그것은 있다.
<가냘픈 것들을 위하여>
얼기설기 허물어진 울타리
찌그러진 오두막
꼬부랑 할매 배고픈 손자들 주려 감자 삶고
일에 지친 박 서방
막걸리 한 주전자 걸치고
힘에 부쳐 툇마루에 고꾸라졌다
집 뒤 남새밭
듬성듬성 파란 열무 몇 무더기
주위에 키만 껑쭝한 옥수숫대 여남 그루
칠월 불같은 태양 볕
길가 억새풀 바람에 출렁이고
푸른 만경강 물줄기 따라 아득한 논두렁에
초췌한 농부들 얼굴만 어른거린다.
<南道 길 위의 回想>
늘
고요한 그림 속에
묻혀 산다
大洋에서 불어오는 거친 바람에
섬 끝 바람맞이 바위 언덕 아래
짙푸른 억새 더미
미친 듯 물결치고
햇볕 따스한 날
거울같이 잔잔한 바다 위로
미끄러져 오는 바람 속에 묻어오는
가느다란 그리움
먼 고향 집 아스라이 떠오르면
일렁이는 하얀 파도에 몸을 적신다,
눈물을 씻는다.
<외딴섬>
네 몸에서 피 냄새가 나
비릿한 鮮血,
하얀 무명 잠뱅이 위로 콸콸 쏟아져 나오던
너의 붉은 넋
인간의 못된 惡의 덩어리,
시궁창 속보다 더 냄새나는
쓰레기 더미를 헤치고 넘어
겨우겨우 산바람 시원한 뒷산 고개 앞에 다다랐네
사는 것 서글퍼도 좋아
땟국 흐르는 시커먼 얼굴이어도 좋아
누더기 옷에 꽁보리밥이라도 좋아,
세월 가는지 오는지 모르도록 게을러도 좋아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가 되어도 좋아
나는 가련다 훨훨 미련 없이
너만 데리고.
<자유>
썩은 무리들 몰아내려는 핏발 선
눈들이 흙바람 속에 벌겋게 이글거린다
대 물려온 가난 고달파도
무진 착하게만 살아온 사내들이 끝내,
죽창 들고 고개를 치켜들었다
봄바람에 붉은 황토밭 마른 흙먼지 뿌옇다
바싹 마른 풀 공중으로 나부끼며 멀리 날아간다
하늘은 흐릿하게 퍼렇고 멀리 이어진 밭두렁에
아지랑이 하얀 불길처럼 이글거린다
올봄에도 김제 백산 광활한 벌판에 들려온다
우리 할배들의 피맺힌 울부짖음이
수많은 주검의 애통한 비명이,
마을 뒷산 위로 넘어가는 붉은 흙바람 소리 요란하다.
<저 붉은 흙바람 속에>
분류 : 문학>시/에세이>시
제목 : 플라타너스 그늘에 서면
지은이 : 심우정
출판사 : 한비출판사
출판일 : 2022년 11월 16일
페이지 : 120
값 : 10,000
ISBN : 979116487098 04810
제재 : 반양장 길이_225 넓이_130 두께_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