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최하 '관악구', 신청사는 호화? 신청사 개청식 축제옆 규탄대회..시민단체 "재정자립도比 과도한 예산투입" 비판
↑ 관악구 신청사 조감도
서울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인 관악구가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예산으로 신청사를 건립해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 관악구는 11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계인사, 시민 등 7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청사 개청식을 개최했다.
같은 시간 신청사 옆에서는 민주노동당과 관악구 시민단체 관계자 수십명이 모여 관악구의 '호화 신청사 건립 규탄대회'를 열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행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른 지자체 주민들과 연대해 각 지자체의 예산 낭비 행태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 하겠다”고 밝혔다.
관악구 신청사는 봉천 4동 1570-1 옛 청사 부지 8908㎡(2699평)에 지하2층~지상10층 규모로 건립됐다. 본청 건물과 구의회 건물, 보건소 건물이 서로 연결된 형태다.
관악구 신청사는 관악산을 상징한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고, 내부가 들여다 보이게 건물 외관을 유리로 마감해 이전 청사와 차별화 했다.
문제는 구가 신청사 건립비로 910억원을 소요했다는 것. 이중 서울시 예산 432억원이 투입됐다. 관악구의 올해 예산은 2900억원이다.
↑ 시민단체 회원들이 관악구 신청사 건립을 규탄하고 있다.
나경채 민노당 관악구위원장은 "가난한 자치구가 900억원이라는, 자치구 규모에 비해 과도한 예산으로 신청사를 만들 필요가 있는 지 의문이다"며 "매년 수십억원씩 청사 건립을 위한 재정 적립이 있었는데, 이는 고스란히 구민 복지 예산을 깍아 청사를 지은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신청사 건립을 반대한 단체들은 신청사에 주민 편의시설이 전무하고, 구청장실과 부구청장실 규모가 행정자치부 기준보다 크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지난 1998년부터 10년동안 해마다 신청사 건립 기금을 적립해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재정자립도에 비해 신청사 건립 예산이 과도하다는 비판은 옳지 않다"며 "디자인이 중요시 되고 있는 시대에 외관과 조경 등 여러 부문에 신경을 쓰다 보니 사업비가 910억원 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타 자치구 신청사에 비하면 면적면에서 크지 않아 주민 편의 시설이 많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사 주변을 잘 꾸며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했다"며 "운동센터나 도서관 등 다른 편의 시설은 관내 곳곳에 건립했고 앞으로도 많은 지역에 지을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