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봄… 데이트 어때요 싱글 크리스천 81% “비혼도 가능” 응답 비상 교회, 건강한 만남 도우미 자처
서울 오륜교회 러브인갓 6기 팸플릿 모습. 오른쪽은 인스타그램 채널 ‘러브 코이노니아’ 캡처. 오륜교회 제공
봄이 오면 해가 길어지고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안정시키며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하고, 도파민은 설렘과 기대감 같은 감정을 유발한다. 봄에 ‘연애 세포’가 깨어난다고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탄핵 찬반을 놓고 다투다 헤어졌다는 20대 커플 소식이 일간지에 보도되곤 한다. 지난해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서 싱글 기독교인의 81%가 비혼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응답했다. 비혼의 이유로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33%)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20%) ‘결혼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14%)를 꼽았다. 싱글의 절반 정도(52%)는 현재 생활에 만족했지만 단점으로 외로움과 노후에 대한 걱정을 꼽았다. 크리스천 데이팅 운영자들은 청춘의 낭만을 되찾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구독자의 90%가 남성인 ‘연애 상담’ 인스타그램 채널 ‘크썸’의 운영자 박주영씨는 크리스천 남성들이 연애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으로 ‘자신감 부족’을 꼽았다. 박씨는 “연애를 꿈꾸는 크리스천에게는 신앙은 기본이고 외적인 매력과 자신감도 중요하다”며 “체중을 줄이고 기본적인 스타일링만 해도 첫인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러나 “외모가 화려해야 연애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감이 중요하다. 하나님께서 주신 각자의 매력을 살리고 단점을 가리는 노력은 그다음”이라고 조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크리스천 결혼정보회사 ‘러브 코이노니아’의 추진주 대표는 크리스천 여성들에게 ‘현실적인 기준’과 ‘열린 태도’를 당부했다. 러브 코이노니아 가입자는 여성 비율이 높다. 추 대표는 “배우자에 대한 기준이 너무 없으면 선택이 어려워지고 반대로 지나치게 많으면 매칭이 힘들어진다”며 매칭 가능성을 높이는 다섯 가지 원칙도 소개했다. 첫째는 첫인상 관리다. 후드티나 모자보다는 깔끔한 스타일을 선택하라는 것. 경청과 긍정적인 태도, 현실적인 기대치 조정, 기도로 준비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추 대표는 “크리스천 소개팅에서는 스펙보다는 신앙이 삶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만남을 돕는 교회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오륜교회(주경훈 목사)의 ‘러브인갓’은 신앙 안에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일부터 6기 모집을 시작했다. 남녀 각각 42명씩 모집한다. 러브인갓은 초반 3주 동안 참가자들의 직업과 나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재력을 드러낼 수 있는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 것도 특징이다. 러브인갓 담당인 김정호 간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보다 대화를 통해 신앙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하게 하려는 조치”라며 이를 높은 성혼율의 비결로 꼽았다.
김 간사는 연애로 이어지는 커플의 공통점으로 원활한 대화를 꼽았다. 그는 이어 “현재 남성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형제들이 더 용기를 내서 지원해보길 바란다. 연애와 결혼이 먼 이야기가 아니라 신앙 안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임을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