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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 박사, 시인, 수필가, 문학 평론가 인송 박정웅 대표수릴 모음 (1)
(수필) 접붙이기 / 仁松 朴正雄
남한의 금강산이라 일컫는 천하의 절경 월출산, 그 한 자락이 길게 뻗어
병풍처럼 마을을 안아준다. 앞에는 맑은 금강천이 굽이쳐 흐르는
배산임수의 지형이다. 이런 지형에 자리 잡은 그림 같은 마을이 강진군
성전면 신풍리 내 고향마을이다.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이런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서
대자연의 넉넉하고 포근한 숨결소리와
범상치 않는 신비한 월출산의 정기를 어려서부터 텔레파시 처럼 느끼면서
나와 우리 형제들은 자라왔다.
월출산의 정기가 마지막으로 짐을 풀고 그 서기가 어린 명당 터라고
우리 집터를 이야기 해준 어르신들 말씀을 종종 들으며
어려서부터 우리 형제들은 가난했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자부심이 남달리 대단했고
명산의 정기를 받으며 자라니
반드시 나라의 큰 일꾼이 될 수 있다는 든든한 믿음 속에서
꿋꿋하게 호연지기를 품고 학업에 정진한 결과
모두가 최우수 성적을 유지하면서 석,박사 학위까지 마치고
사회의 중견 일꾼으로 활약하다 퇴직했다. 그러나 아직도
누이는 교직에서 우수 교원으로 근무 중이다.
지금 회상해보니 분명 명산이 주는 기운을 우리 형제들은
영혼 깊숙이 어려서부터 받아들이고 접목시켜서 지덕체를
조화 시키는 교육으로 성장한 행운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환경에 터를 잡고 우리들을 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한
한없는 감사와 그리움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이 뭉클하다.
이런 생각은 1990년 내가 미국 씨에틀 시를 방문하면서
얻은 정보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씨에틀 시는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소재하며
인구 59만명에 아름다운 항구도시이자 미국 서부항만물류,
교통의 요충지이다.
이 도시는 항만의 상거래를 통해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기독교 신앙이 강한 지역이다보니
시민들은 미국 어느 지역보다 기업을 창업하고 키우는 데에
일찍부터 눈을 뜬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의 중소도시에 불과한 이 지역에서
세계적인 대 기업가가 무려 4명이나 배출 되는 기적을 낳았으니
빌게이츠, 보잉, 맥콜드, 코스트가 바로 그들이다.
이런 기적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겠으나
그래도 어려서 환경과 신앙심의 영향력이
인간의 영혼 속에 깊숙이 접목된 것이 아닌가
나름대로 상상해 보았다.
이런 상상의 날개는 어느덧 다시 타임 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 나의 고향 추억 속으로 나를 안내해 준다.
지금은 모두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나의 부모님은
가난 속에서도 자식들 마음 옷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곱고 선하게 기르시고자 우리 고향에서는 가장 부지런
하시다는 칭송을 들으시며 밤낮 없이 일하시고
시계처럼 정확하시며 인자하시고 겸허하신 처신으로
새벽길 30리 걸어 읍내 장에 농산물 팔아
자식들 학용품이며 학비 대 주시던 그 크신 은혜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꿈속에서라도 자주 뵙고만 싶다.
내가 어렸을 때 똘감 나무가 월출산 끝자락인
우리 집 뒷뜰과 텃밭에 몇 그루 있었다.
지금도 자식들이 오면 버선 발로 나오셔서 반가이 맞아 주실 것만 같은
어머님! 어머님의 채취가 짙게 배어든 뒷뜰과 텃밭이 아니던가.
아무튼 어머니께서 내가 어릴 때 똘감 나무를 잘라버리고
좋은 감나무를 접붙이면 참 감이 열린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외갓집으로 달려가
감나무 접붙이기를 잘 하시는 외갓집 큰 외숙께 부탁하여
텃밭 감나무 접붙이기를 했더니 진짜로 좋은 감이 열렸다.
어린 마음에도 큰 외숙님의 능력이 경이롭게 생각되었다.
시장, 군수로 근무할 때는 어릴 때 기억을 되살려서
관내 시범농가와 경남 김해군 진영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게 주선하여주고
시군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여
신부유 단감으로 감나무 접붙이기 시범사업을 시행하여 크게 성공했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씨로만 좋은 감이 되는 것이 아니고
'접붙이기로도 얼마든지 좋은 감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실히 깨달았다.
좋은 집안 혈통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저절로
인품이 모두 훌륭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기의 태어난 천성에
우선 부모님의 좋은 인품을 가정교육을 통해서
꾸준히 접붙여야 한다고 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스승과 좋은 선후배, 동료 등
좋은 사람의 성품을 끊임없이 접붙이기하고 창조주에게
나의 영혼을 접붙여야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해본다.
1970년대 공직자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애국심, 새마을 정신을
자기 공직생활에 너도 나도 접붙이기 했다
그래서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만일 악행을 하는 사람에게 접을 붙이면 자기도 모른 사이에
악한 사람 대열에 합류하리라 여긴다.
정신적인 접붙임을 신앙적으로는 창조주 영접이라고 한다.
요한복음 1장 12-13절에 "하느님을 영접하는 자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와 은혜를 주셨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창조주 영접 즉 접목으로 성공한 몇 사람의
정보를 내가 입수한 내용은 이러했다.
그 중 한 사람이 연세대학교 총장, 문교부 장관,
참의원 의장, 대통령 권한 대행을 역임한 백낙준 박사이다.
그의 부친은 소경 점쟁이로서 미신을 굳게 믿었으나
그 아들을 위해 점쟁이 일을 접고 창조주를 영접한 덕분에
친구들에게 늘 따돌림 받던 아들이 성경 말씀을 따라
훌륭한 인물로 성장 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백낙준 박사의 간증 기록에 나와 있다.
다음은 세계적인 석유왕 록펠러이다.
그는 석유사업 등으로 세계적인 갑부가 되었으나
54세에 피부가 썩어들어가는 불치병에 걸려 몇 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의사의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이왕 죽을 바에야 창조주에게 접목하는 인생을 살기를
굳게 맹세하고 자기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록펠러 재단을 세우고 각 대학교, 연구기관, 학자, 문인,
예술가, 빈빈가, 교회 등에 대대적인 기부사업을 실천하여
미국 기부문화가 꽃피울 수 있는 큰 디딤돌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베푸는 정신의 축복을 받아 행복감이 충만해지자
그의 병은 깨끗이 치유되어 44년을 더 살다 98세에 영면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한다.
창조주 영접은 때론 이런 기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다.
사고의 지평을 좀 더 넓혀보면
요즘 유행하는 통섭과학, 융합기술과학, 제 4차 산업혁명이란 것도
독립된 칸막이 학문의 벽을 헐어서 좋은 학문 분야의 장점끼리
접붙이기로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 5G통신 , 빅 데이터 운영, 블록체인,
드론 산업 등을 추진 시너지 효과를 몇 백 배 더 올려보자는 접붙이기 시도이다.
그 시도는 성공하리라 보며 각대학, 대학원에 제 4차산업 혁명 관련
분야 학과도 설치되고 있다.
기업에도 기술력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하다고 보고
인문사회학의 장점인 감성경영을 끌어들여
제품에 감성력과 문화의 향기를 담아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이 대세이다.
즉 기술력에 감성력, 문화의 향기를 접목한 성공사례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아름다운 산하에서 탐스럽게 열린 감나무를 바라보면
어린 시절 감동이 새삼 떠오르고 농민들의 순수하고 치열한 삶의
숨결소리가 들린다.
매끄러운 감잎들이 쏟아내는 물방울들로 내 마음은 온통 초록빛으로
싱싱하게 물든다.
작년 귀향 시에는 고향집 텃밭 단감나무 한그루에 우리 가족은
마냥 행복하고 흐뭇했다.
단감이 익어가는 가을에는 또 다시 고향에 내려가 따스한
마음들이 모여서 오순도순 단감으로 웃음꽃을 가득 피워야겠다.
(2011. 10. 30. 씀)
(수필) 미국 씨에틀 시의 기적 / 인송 박정웅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소재한 씨에틀(seattle)시는 인구 약 60만명에
기후가 온화하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이자 항만물류산업의 중심지이며
미서부에서 동부로 가는데 항공기가 기착, 급유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주의할 점은 인구가 워싱턴주에서 제일 많아도
주도가 아니고 주도는 소도시 올림피아라는 사실이다.
필자도 미국 여행시 잠깐 내려서 휴식하고
다시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시내구경을 제대로 못한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래도 이 매력적인 도시에 대한 정보는
많은 문헌자료를 수집하여 유용한 정보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 하여보았다.
이 도시는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상거래를 통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시민들은 기업을 창업하고
키우는 데에 일찍부터 눈을 뜬다고 한다.
어려서 자라나는 자연환경, 사회적 환경이
일생을 좌우하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지역이라고 느꼈다.
왜냐하면 미국의 광활한 영토에 비하면
서북부 변두리에 위치한 매우 좁은 지역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걸출한 대기업가가 4명이나
중소도시 씨에틀 시에서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씨에틀시 출신 4명 대재벌기업가들이 너무도 큰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라이크 우드'라는 씨에틀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회에서 네 아이를 모두 맡아 신앙심이 두텁게 길렀는데
모두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네 명은 모두 대학공부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네 명에게 세상의 지식보다
하느님의 위대함과 하느님 섬기는 법을 잘 가르쳐 주었다.
늘 낮은데서 겸손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법을 몸에 배게 가르쳤다.
무엇보다 사교술의 중요성, 화술의 중요성, 인내심의 중요성을 잘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의 인물들이 되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우선 '빌 게이츠'이다. 그는
고등학교를 나와 일찍부터 사업에 눈을 떴다.
하버드에 들어갔지만 중퇴하였다.
마이크로 소프트사를 차려 컴퓨터 운영체계를 거의 독점하는 등
지금 그는 엄청난 재산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기부재단을 만들어 대부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두 번째는 '보잉'이다. 보잉기라고 하면 비행기 이름으로만 아는데
사람 이름이다. 비행기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엔진이 기체 뒤에 달린 것이 있고 하나는 앞 날개 쪽에 엔진이 달려 있는데,
지금 세계에서 많이 쓰고 있는 보잉 747기는 엔진이 모두 앞 날개 쪽에 있다.
하느님을 늘 경외한 결과 하느님이 주신 지혜로
보통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이런 것을 발견하였다.
지금 항공 여객기로는 보잉이 거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보잉사의 본사도 이곳 씨에틀시에 있다.
세 번째는 '맥 콜드'라고 하는 사람이다.
핸드폰 전화기를 발명한 사람이다.
지금 세계 모두가 사용하는 휴대폰은 맥 콜드가 처음 발명한 것이다.
정보혁명을 일으키고자 하는 그의 열정적인 연구와 간절한 주야 기도에
하느님이 응답하여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한사람은 '코스트' 회사를 설립한 코스트이다.
보잉과 함께 합자회사로 세계적인 대기업이 되어 있다고 한다.
보잉사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사람이다.
이렇게 신앙심이 돈독한 사람들을 하느님은 축복하여 주신다고 본다.
독일 신학자 칼 바르트는 신앙심의 중요성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기도는 가장 중요한 것이요, 가장 긴급한 것이요, 또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다'
나는 이 말을 일생 동안 신앙의 지표로 삼아 정진하고 싶다.
(수필) 엔트로피 법칙을 벗어나는 길 / 仁松 朴正雄
물리학, 열역학 법칙 가운데 엔트로피 법칙(the entropy law)
이라는 유명한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은
열역학 제2 법칙 또는 열 무질서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필자가 대학 학부에 다닐 때
3학년 열역학 과목에서 실험 실습까지 반복해가면서
열역학 제1법칙 즉 열 질서법칙인 엔탈피 법칙과 함께
깊이 익혔던 법칙이다.
그 당시 담당교수는 그 분야에서 알아주는 저명교수였다.
복잡한 수식은 미분, 적분까지 동원되었다.
이 세상 모든 에너지와 사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대로 방치하면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 상태로
쓸모 있는 상태에서 쓸모없는 상태로 변질하여 간다는 법칙이다.
열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흐르고 모든 물질은
사용할 수 있는 형태에서 사용할 수 없는 형태로
질서가 있는 상태에서 질서가 없는 상태로 변해가며
새로운 활력을 주지 않으면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이다.
즉 불가역적인 법칙이다.
그런데 이 법칙은 최근 간혹 메스콤에서 언급되고
조직 관리에서도 응용되어가고 있어 점차 주목 받고
있는 법칙이 되고 있다.
이 법칙은 정치. 행정 조직, 사조직, 개인,
가정에도 해당된 법칙이라 생각된다.
결혼을 한다. 사랑이 뜨겁다. 그러나 점점 식어간다.
질서 있게 잘 돌아가던 가정들,
개인 사생활 질서가 무질서하게 된 가정이 생긴다.
그대로 두면 가정이 망가진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엄연한 자연과학적인 진리요
창조주의 섭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엔트로피 법칙을 벗어나 무질서를 질서로
쓸모없어진 존재를 쓸모 있는 존재로 가능한 되돌리는 방법은
초심을 잃지 않고 초지일관 개인적으로는 끊임없는 인간관계 개선,
자기계발, 인격수양 , 문학작품 등을 통한
창의력, 상상력 계발, 자기와 색깔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정보 입수로 자기의 잘못을 고치는 행동변화를 보이고
사생활은 항상 절도 있고 깔끔한 가정관리가 되도록 하는
생활 태도를 기르는 것이라고 여긴다.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이 된 켄터키 후라이 치킨은
이 엔트로피 법칙을 멋지게 벗어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본다.
그 내역은 이렇다.
미국 켄터키주 시골 변두리에 '코빈'이라는 노인 부부가
닭고기 전문 요릿집을 운영하며 전문성만은
어느 요리집에 뒤지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늘 평소 자부심을 가지고 장사하고 있었는데
식당 바로 앞으로 고속도로가 나서
그 식당에 고객이 들어오지 못 하게 되어
그 식당은 부득이 문을 닫아야 했다.
생계가 막막하게 된 큰 시련이 닥친 것이다.
이제 정부에서 주는 극빈자 보조금에만 의지하면서
근근히 살게 되었다. 그때 그의 나이가 66세였다.
그러나 노부부는 상심하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느님께 끈질기게 매달려 기도하던 중에 하느님께서
오는 손님만 기다리지 말고
손님을 찾아다니면 큰 축복을 주시겠다는 꿈을 계시해 주었다.
요즘 경영학에서 말하는 누구나 하는 경영방식인 레드오션 대신에
누구나 하는 경영방식과 차별화된 독특한 아이디어로
전문성을 살리려는 블루오션 방식이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고
닭고기를 맛있게 요리하여 자동차에 싣고 다니면서
팔기 시작했다. 그 일이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팔고 맛있는
닭고기 만드는 법을 더욱 열심히 연구,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몇몇 고객들은 자기가 닭고기 요리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한마디씩 던져주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역시 현장에 있었다.
노부부는 이들의 경험담, 정보를 종합하여
언제나 고소한 맛이 나게 만들고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는 비법을 알아내서 드디어 특허를 얻었다.
세계 각국에 체인점을 내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노부부는 일약 큰 부자가 되었다.
그 상표가 바로 그 유명한 미국의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다.
필자도 행정 책임자로서 공직자로서의 초심과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사례가 많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이렇다.
승주 군수 시절의 이야기이다. 승주군은 해마다 가뭄이 들면
천수답이 매우 많아 농민과 공무원들이 고심하고 있는 문제를
풀어야 했다. 또한 벽지 도로를 정비하면
마을에 버스가 다닐 수 있는데 버스가 운행되지 못했다.
25개 자연 부락 2,000 여명 주민이 도보로 20리 산길을 걸어
자녀들이 학교 통학을 했다. 순천 시내 시장에 가는 데도
20리에서 30리를 걸어갈 수밖에 없는 불편이 있었다.
낙안 초가 마을을 민속촌으로 지정하는 현안이 걸린 것도
미결로 남아 있었다.
이 문제들은 많은 전임 군수들이 누구나 초심엔 강한 해결의지를
가지다가 얽힌 문제점들이 너무 많아 손도 대지 못 한 채 떠나가곤 했다.
공직자의 초심은 자나 깨나 국민의 공복으로 위민 봉사하는데 있다.
젊은 필자는 마음속에 이점을 항상 비장한 각오로 간직했다.
초심이 흔들리지 않게 굳은 결심을 하고 실타래처럼 얽힌
군 행정의 난제를 차근차근 끈질기게 풀어나갔다.
사막에서 수 백 미터 깊이에 있는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이스라엘 식 지하수 개발 사례가 있다는 좋은 정보를 입수하여
그 개발 업자를 이스라엘까지 보내서 기술을 전수 받아
관내 천수답을 거의 기계관정으로 해갈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 성공 사례는 중앙에 보고되고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되어
개인, 기관 공히 훈장을 받은 영예를 안았다.
또한 건설과 기술 공무원들을 대동하고 일일이 현장 점검하여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민간 토지 매입을 적정 보상으로 해결해나갔다.
그리고 소요예산을 최우선으로 투입하여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몇 십 년
숙원 사업인 벽지노선 개발이 드디어 성공리에 모두 끝났다.
낙안 민속촌 지정 문제도 문화공보부에 수차례 끈질기게 서면보고 하고
기어이 장관이 현지를 답사토록 건의하여 기적적으로
용인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민속촌 지정을 받았다.
이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초지일관 하려면
남다른 참신한 기획력, 아이디어로 문제를 푸는데
열정을 쏟아야 한다고 본다.
정치, 행정, 대소 사조직은 수시로 새로운 인제를 유입시키고
부패, 무능, 침체를 막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 구축해야한다
물이 오래 고이면 썩듯이 구태의연한 조직 운영, 자리 지키기는
초심을 잃지 않는 개혁 없이는 엔트로피 법칙대로
반드시 무질서해지고 무능, 부패해진다.
그래서 어떤 개인, 가정, 공사 조직이 이 엔트로피 법칙에
걸려들 때는 재빨리 이 마수를 벗어나는 개혁과 지혜를
발휘해야 개인, 가정,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인류는 불행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제국이 내부적인 부정부패로 멸망한 것도
초창기에 지혜롭던 백제 의자왕이 말년에 방탕한 것도
신라 말년에 귀족들이 부패에 빠져 신라가 망한 것도
최근 국내 거물 정치인 들이 부정부패로 사법처리 된 것도
모두다 엔트로피 법칙에 걸려든 좋은 사례들이다.
우리가 역사과목을 배운 가장 큰 목적도
이 엔트로피 법칙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요즘 국사를 중고교 필수과목으로 다시 지정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여긴다.
(수필) 떠나야할 시기
인송 박정웅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 있는 자리는 누구나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최고 권력은 결코 나누어 가질 수 없다고도 한다.
어찌 최고권력 뿐이랴. 현대사회에서는 공사公私조직이 다양하다. 그에 따른 계층적 직책이 늘어난다. 좋은 자리일수록 임기가 끝나도 규정을 바꾸거나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더 연임하려 안간 힘을 쏟는다. 그래서 사회적 물의와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정보사회가 되면서 종교권력, 문화권력에 대한 욕구도 더욱 강해지고 다양한 권력에의 의지도 사회적으로 점점 치열해진 듯싶다.
독일 실존철학자 '키일케고르'는 각종 직책에 대해서 지나친 집착으로 물의를 빚거나 조직이 침체되고 비극을 초래한 경우를 다음과 같이 비유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겨울이 되자 철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가다 배가 고팠다. 그때 철새 대장이 말했다
. “얘들아! 저 밑의 옥수수를 뜯어먹고 가자.”고. 옥수수를 배불리 먹은 후에 다시 날아가는데 철새 한 마리가 “이 맛있는 옥수수를 두고 어떻게 떠나랴? 내일 떠나자.”면서 옥수수 밭에 혼자 남았다. 다음 날, 그 철새는 떠나야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또 중얼거렸다. “이 맛있는 음식을 두고 어떻게 떠나나? 내일 떠나자.” 그렇게 밤낮 내일 떠난다고 결심만 했다.
얼마 후, 첫 눈이 내리자 철새는 진짜 결심했다. ‘이제 떠나자’고. 하지만 그 동안 옥수수를 너무 많이 먹어 날갯죽지에 살이 붙어 날 수가 없었다.
철새는 적당히 먹으면 신비의 효소인 옥타코사놀이란 물질이 몸속에 만들어져서 수만 리를 날아도 지치지 않는다. 그러나 과식하면 그 분량을 소화시키느라 옥타코사놀 효소가 몸속에서 모두 고갈되어 버린다고 한다. 끝내 그 철새는 첫 눈에 파묻혀 죽고 말았다. 사람도 과식하면 몸속의 소화효소가 다량 소모되어 당뇨병, 암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린다는 점에서 철새와 다름이 없다. 철새 대장은 인간을 창조한 창조주 하나님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낙오한 철새 한 마리는 떠나야 할 직책에 미련이 남아 탐욕으로 떠나지 못하는 세속적인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세상의 눈으로 출세하여 고위직에 올랐어도 그 자리에 오래 앉으면 아무리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라도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목사직도, 어떤 직위도 예외가 없다. 그래서 민주국가에서는 임기제가 있으나 자리에 단맛을 들이면 그것을 최대한 연장하려 한다. 그러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명성이 하루아침에 와르르 무너지거나, 비명횡사하기도 한다. 또 정치병으로 가정이 풍비박산이 되는 불행을 겪기도 한다.
최복현이 쓴《사랑나무’》책자에도 직책에 대한 집착을 재미있게 묘사한 글이 있다. 그 대강만 압축, 요약하면, 중국 전국시대에 유명한 대상인大商人이었던 여불위는 자기 아들에게 “농부는 자기 본전의 20배를 남긴다면, 장사꾼은 본전의 100 배를 남길 수 있고, 권력을 쥐면 불안하지만 그 투자가치는 계산 못할 정도로 남는 장사이다.” 라고 가르쳤다. 아들이 권력을 잡도록 의욕을 북돋아 주었다고 한다.
아무튼 권력의 단맛을 본 사람은 그 단맛을 잊지 못해서 노욕을 부리고, 꿀단지에 날 파리가 모이듯 권력에 아부하며 접근한다. 권력자는 그 자리를 지키려 발버둥친다. 엿장수와 권력자 그리고 요리사와 정치인의 비유가 재미있다.
엿장수는 자기 마음대로 가위를 쳐서 엿을 팔면 유능한 엿장수이다. 그러나 권력자는 엿장수처럼 자기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면 안 된다. 엿장수는 1대 1로 상대방과 거래하지만 권력자는 1대 수백 만, 수천 만, 수억 명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자리이다. 권력자가 엿장수 마인드를 가지는 순간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히틀러나 스탈린의 예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칼과 요리사 관계도 매한가지다. 칼을 요리사가 잡고 있으면 유용한 요리 도구이다. 하지만 폭력배가 잡으면 흉기로 돌변하기도 한다. 원칙이 없고 정의감이 없으며, 사리사욕에 눈먼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권력은 흉기로 변한다. 고대 로마시대 네로황제가 그러했고, 역사상 많은 폭군들이 그러했다. 시쳇말로 “박수 받을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인기가 최고 절정에 달했을 때에 전격사임하고 가정으로 돌아간 영국 존 메이저 전 총리의 결단은 이런 점에서 매우 훌륭한 공직자의 표상일 것이다.
직책에 대한 침체를 막는 길은 한사람이 자리와 일을 너무 독점하지 못하도록 인사시스템을 부단히 점검하여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적당한 시기에 물갈이 하는 지혜와 용단이 주효하리라.*
(수필전문지 에세이포레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