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자 / 조경아 / 나무옆의자
작가의 [3인칭 관찰자 시점]에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전작을 읽은 것이 작년 12월초인데, 내용은 자세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세세하지 않지만 대충의 줄거리는 재미있게 읽었다는 기억과 함께 조금 남아 있었다. 이 소설과 연결하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사제를 그만 둔 강테오는 아버지가 남긴 재산을 근거로 음지에서 사회 사업을 벌인다. 누군가에게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게임에서 50단계를 완료하면 현실 세계의 복수전자와 연결할 수 있는 점접이 나타난다. 복수 게임을 하면서 만족하지 못한 사람은 연락을 하고, 복수전자에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의뢰자를 선정하고 복수를 대행한다.
우리는 그렇게 거창한 신념을 가지고 일하지 않습니다. 사실 복수라는 개념은 유치한 발상으로 보이기 쉽고 또 다른 형태의 범죄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복수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복수심으로 인생을 망칠 수 있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복수를 해주고 있는 겁니다. 비교적 영리하게.62
계약에는 열가지 조건이 있다.
하나, 복수 대상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상해를 입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둘, 첫 번째 목적은 의뢰자의 심리적 안정이다.
셋, 두 번째 목적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도록 사회적 방어막을 만드는 것이다.
..... 73쪽
진짜 복수는 내가 아닌 그 사람이 가장 끔찍하게 여기는 무언가를 던져주는 겁니다. 그게 당신한테는 달콤한 꿀처럼 여겨지더라도. 98
사회에 도움이 되는 '복수'라니, 소재가 신박하다는 생각을 했다. 힘있는 자를 위한 시스템과 장치는 온 세상에 널려있는데, 힘없고 목소리 작은 자들을 위한 것은 미비하고 은밀한 움직임도 세력도 언제나 보이지 않는다. 비록 작은 부작용이 있는 듯 보이나 복수전자가 매력있게 다가오는가 싶다. 그러나 복수라는 거창한 단어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인간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움직일 때는 누군가에게 어디엔가는 흔적을 남기게 되고 그것은 또 상처이고 흉터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선한 일이라 할지라도....
"근데, 요셉. 상처 받은 사람들은 어쩌면 복수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끝을 맺고 싶었던 거 같아. 어떻게든." 286
그렇다,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