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휴전) 기대감에 러시아를 떠난 외국 브랜드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인들은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장을 떠난 외국 브랜드 중 스웨덴의 가구·생활용품 브랜드인 이케아(IKEA)와 삼성을 복귀 희망 기업 1, 2위로 꼽았다. 또 러시아인의 절반 가량( 46.2%)은 러시아를 떠난 외국 브랜드의 재진출을 지지했지만, 4분의 1 (27.2%)은 다양한 이유로 복귀에 반대했다.
스웨덴의 가구및 생활용품 브랜드 이케아/사진출처:이케아 홈피
러시아인들로부터 복귀를 원하는 브랜드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매장/사진출처:TUT-MAGAZ.RU
라이프루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온라인 금융 플랫폼 Webbankir는 이달 중순 러시아 전역에서 3천명을 대상으로 외국 브랜드의 복귀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 17일 공개했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복귀 희망 1위 기업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42.3%의 선택을 받은 이케아였다. 삼성은 39.8%의 선택으로 2위, 3위는 아디다스(30.8%)였다.
러시아인들은 일상 생활에 필요한 가구및 생활용품 부문에서 이케아를,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삼성을, 스포츠및 의류 분야에서는 아디다스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애플(29.2%)과 나이키(27.8%), 코카콜라(25.9%), 도요타 자동차(25%), H&M(23.7%), 자라(21.9%), 폭스바겐 자동차(20.9%)가 그 뒤를 이었다. 아우디 자동차와 맥도날드(19.9%)가 공동 11위. 현대차·기아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외국 브랜드 복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6.2%가 지지했으나, 27.2%는 '국내 기업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했고, 26.7%는 아예 '관심이 없다'고 답변했다. '관심이 없다'는 응답자는 '구매하지 않기 때문'(16.9%), '병행 수입을 통해 시장에 나오기 때문'(9.8%)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복귀를 지지하는(46.2%) 이유로는 16.1%가 '외국 브랜드가 없다면 삶의 질이 더 나빠지기 때문'을 선택했고, 나머지 30.1%는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복귀하는 게 낫다'고 했다.
복귀한 브랜드가 '이전의 인기를 회복할 것'(28%)이라는 응답이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18.8%)보다많았다. 특정 분야에서는 인기 회복 가능성이 53%나 됐다. 특정 분야가 바로 가구및 생활용품(이케아), 가전(삼성), 스포츠및 의류(아디다스)로 추정된다.
'외국 브랜드의 복귀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반대 답변(40.9%)이 많았다. 이들은 "러시아를 떠난 브랜드의 복귀 조건이 더 엄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지원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30.9%였고, 19.4%는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보다 우수한 경우에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28.2%는 모든 브랜드의 공정한 경쟁을 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13일 외국 기업의 러시아 복귀에 대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그 과정은 비밀리에, 차분하고 품위 있게, 또 서로에 대한 존중과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서방의 제재가 시행되는 한, 누구도 러시아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러시아 유력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지난 2월 삼성전자가 러시아에서 다시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올해 1∼2월 삼성전자의 러시아 내 마케팅 활동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며 이 기간 삼성전자의 광고 수는 지난해 11∼12월보다 10%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마케팅 재개는 다른 해외 가전업체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내 삼성전자 매장들은 운영되고 있지만, 제품 공급은 병행수입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