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요즈음 날씨가 너무 맑고 푸르다.
일요일인지라 형수님께서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가시겠다고 하셨다. 마침 전곡 하나로마트에서 메밀쌀과 메밀가루를 살 일도 있어 아내랑 함께 전곡으로 갔다. 형수님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신지라 일요일에 곡 미사에 참여하고 계신다.
형수님을 전곡 성당에 모셔다 드리고 국민마트 앞으로 갔다. 응규가 마침 오늘 온다고 했기 때문이다. 국민마트 앞에서 응규를 만나 하나로 마트로 가서 메밀쌀, 메밀가루 등을 샀다. 메밀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고 한다. 면역억제제를 매일 복용하는 아내는 혈관이 약한 편이라 메밀요리를 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메밀 값이 꽤 비싸다. 봉평메밀쌀 500g에 12,000원이나 한다.
우리는 장을 보고 응규랑 함께 전곡성당으로 가서 형수님을 모시고 원심원사로 향했다. 모처럼 형수님이 오셨으니 드라이브도 하며 콧바람도 소이고 외식도 하기로 했던 것. 원심원사는 연천군 신서면 동막골 보개산 깊은 산골에 있는 절이다.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동막계곡은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다. 계곡은 생각보다 길었다. 길이 약 7km 이른 계곡에는 어른 허리 깊이의 소가 군데군데 있어 가족끼리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알맞고 계곡 주변에 기암괴석과 자연림이 아우러져 자연의 신비함을 더해준다.
동막리 성산(城山·520m)에는 풍혈로 된 천연동굴이 있다. 깊이 16m 높이 2.2m의 천연동굴인데 여름철에도 얼음이 녹지 않을 정도로 찬 공기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얼음이 얼지 않고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MBC TV 드라마 <왕초>에서 김춘삼이 움막식구인 거지들과 함께 인민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촬영 장소라고 하는데 다음에 천천히 답사를 해볼 생각이다.
원심원사는 보개산 자락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었다. <보개>는 불보살의 머리를 장식하는 화려한 장엄으로 곧 원심원사가 불보살이라고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부대으 연병장을 통과해야 했으나, 지금은 부대옆으로 길이 나있다.
원심원사 입구에 들어서니 염불소리가 낭랑하게 들려왔다. 한창 불사중에 있는 듯 보이는 대웅전 앞에는 종각도 없이 종이 덩그러이 걸려 있다. 대웅전 옆에는 극락보전이 있고, 대웅전과 극락보전 사이에 작은 산신각이 서 있다.
대웅전에 들어가 삼배를 하고 나오니 응규가 산신각에 가자고 했다. 산을 좋아하는 응규는 산신각이 좋단다. 산신각에 들려 합장배례하고 보개산으로 오르는 계곡길을 걸었다. 원심원사는 보개산 인근의 사냥꾼 이순석 일행이 지장보살님을 친견하고 출가하여 석대암을 창건하였다하여 <생지장도량>으로 부른다. 또 고려시대에는 대종불사를 통해 장님이 눈을 떴다는 영험설화도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세민스님이 법종불사를 하는 등 중창불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계곡 입구 어느 묘 앞에 보살님 한분이 버섯을 따서 배낭에 넣고 있었다.
“그게 무슨 버섯이지요?” “싸리버섯이랍니다.” “아하, 이곳에 싸리버섯이 나나요?” “벌초를 하다가 몇 송이 발견했어요.”
그러면서 보살님은 옛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에는 이곳 보개산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군부대의 허락을 받아야만 들어올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원심원사가 중창되면서 출입이 자유로워졌다고 한다.
이 길로 쭉 올라가면 석대암이 나온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보개산 일대에 60곳이 넘는 사찰이 있었다고 한다. 생각 같아서는 석대암가지 오르고 싶은데, 아내가 무릎 관절이 좋지않아 잘 걷지를 못하고 나이드신 형수님도 함께 했기 때문에 다음에 한 번 답사를 천천히 하기로 하고 원심원사를 떠나 점심을 먹기 위해 고대산 자락으로 갔다.
고대산 입구 금수강산 식당에서 오리로스구이로 점심을 먹었다. 원래 이 집은 오리백숙이 유명하다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무뚝뚝한 주인의 인상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 집이다. 맛으로 승부를 하겠다는 인상일까?
오리요리는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 오리구이를 다 먹은 후 국물에 만두를 넣어 끓인 만두탕이 진국이다. 거기에다 찰밥맛이 기가 막혔다. 국물에는 삼나무, 오가피, 대추, 칡 등이 들어간다고 한다. 오늘은 응규가 한턱 쏜다고 하니 더 맛이 있다. 형수님도 맛있게 잡수셨다. 막걸리까지 한잔 곁들이니 세상 부럽지 않다.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효소를 담은 항아리가 엄청시리 많다.
집으로 오는 길에 연천 코스모스길을 잠깐 들렸다. 연천읍 코스모스 둘레길에서는 9월 20일부터 <코스모스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연천군 연천읍 차탄리 훈련장에 만개한 코스모스는 가을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오늘은 카메라도 가지고 오지 않아 다음에 가을 코스모스를 담으로 한 번 와야 겠다.
☞연천군 보개산 원심원사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이다. 647년(신라 진덕여왕 1) 영원(靈源)이 창건하였다. 영원은 보개산에 영원사(靈源寺)· 법화사(法華寺)와 함께 이 절을 세웠는데, 당시에는 흥림사(興林寺)라고 하였다. 고려 때 나머지 절은 폐사되었으나 이 절만은 명맥을 유지했다. 720년(성덕왕 19) 사냥꾼 이순석(李順碩) 형제가 지장보살의 감화를 입어 석대암(石臺庵)을 세웠으며, 이후 우리나라 제일의 지장신앙 성지로 이름났다.
859년(헌안왕 3) 범일(梵日)이 천불을 조성했고, 1393년(조선 태조 2) 불에 탄 것을 1395년에 자초(自超)가 중창하면서 산 이름을 영주산(靈珠山)에서 현재의 보개산으로 바꾸고 절 이름도 심원사로 고쳤다고 한다. 1398년 성주암, 1400년(정종 2) 석대암을 각각 중창하였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1595년 인숭(印崇)과 정인(正印) 등이 중건했다. 이후 많은 고승을 배출하고 천불전과 해장전 등 건물 만도 250칸이 넘는 대사찰로 발전했으나 1907년에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타고 말았다. 1909년 연수 등이 중창하였으며, 1931년 사찰 건물의 내부를 완전히 중수하였다.
1950년 6·25전쟁으로 다시 절이 불에 탔고, 전쟁 후에는 비무장지대 안에 들어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자 1955년 김상기(金相基)가 현재의 위치로 옮겨 중창하였다. 본래 절터의 위치는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이다. 1962년 명주전을 짓고, 1970년에 대웅전과 요사채 2동을 지어 오늘에 이른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명주전과 대웅전·삼성각·노전·화산경원 등이 있다. 이 중 화산경원은 1935년 한규설(韓圭卨)의 부인 박선심화(朴善心華)가 지장보살의 발광을 보고 시주하여 지은 불교연구원이다. 유물로는 1991년 4월 12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재138호로 지정된 연천군 심원사지 부도군이 있으며, 옛 절터에 사적비와 공적비 등이 남아 있다.
|
출처: 아내와 함께 떠난 세계일주 원문보기 글쓴이: 찰라
첫댓글 전 다른 건 안보이고 코스모스만 보이네요. 너무 가고싶은 코스모스길 ..그립습니다.
어서오세요 호아님!
연천 코스모스 축제에 초대합니다
상쾌한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