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부활하다
시(詩)의 도약을 바라는 마음이 모아져 시집만 파는 독립 서점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은 시의 중흥기를 이끌어갈 공간이다.
본지에 매주 월요일 연재하는 '시가 있는 월요일'은 어느새 인기코너로 자리 잡았다.
전직 대통령의 사망 특집 기사 때문에 이 코너가 한 번 쉬었던 날 문화부 전화기에는 불이 났다.
이 코너를 처음 기획했던 4년여 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었다.
얼마 전에는 아이돌 그룹 f(x)의 멤버 설리가
공항에서 시집을 손에 들고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한류스타와 순(純)문학 시집의 조합도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언제부턴가 과거의 유적처럼 치부되기도 했고
때로 일부 마니아들만 열어보는 장르로 전락했던 시(詩)를 다시 찾는 독자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시의 재발견'이다.
22일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6월 시집은 27만5279권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16만8781권)보다 63% 늘어난 수치다.
올해 초 초간본 복간 열풍에 수만 권이 팔려나간
윤동주, 김소월, 백석 시인의 시집 판매량을 제외하고 계산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시집은 19만9669권 판매됐다. 지난해보다 18% 증가했다.
시집이 처음 출간된 뒤 '2쇄를 찍는다'는 의미의 '중쇄'도 출판계에선 흔한 공식으로 굳어졌다.
중견 시인도, 첫 시집을 낸 신인도 중쇄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최승자, 송찬호, 김선우, 이이체, 유계영, 서윤후 시인 등
올해 시집을 낸 시인 대다수는 중쇄의 팔분 능선을 넘었다.
가령 최승자 시인의 시집은 6월 16일 출간돼 한 달 새 4쇄, 1만부가 시중에 풀렸다.
출판사들이 중쇄를 결정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우수 도서로 선정되거나 입소문을 탄 뒤에야 중쇄를 결정하던 관행이 깨진 것.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수석편집장은 "시인마다 다르지만 보통 한 달,
늦어도 6주 안에 추가 증쇄를 결정할 정도로 속도를 내야 서점 수요에 맞출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상반기 출판계를 휩쓴 시집 복간본 열풍도 독자들의 시를 향한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
작년 말 복간돼 서점가에 풀린 김소월의 '진달래꽃',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백석의 '사슴' 등은 저작권 보호 기한이 만료되면서 서점가에 풀리더니 열풍으로 번졌다.
유구한 한국 시집 복제본을 책장에 꽂아두려는 욕망은
우리네 가슴 한쪽에 시를 향한 열기가 식지만은 않았음을 보여줬다.
시가 재조명을 받자 출판계도
이제 복간본 시리즈를 낼 때가 됐다는 판단에 소리 소문 없이 움직임이 바빠졌다.
타 출판사의 절판된 시집을 재출간하는 '문학과지성 시인선R'는 현재까지 10권 나왔다.
올해 하반기에는 1988년 출판사 청하에서 출간된 김혜순 시인의 '어느 별의 지옥'과
1983년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된 김정환 시인의 '황색 예수전' 등 3권이 출간된다.
창비시선은 올 하반기 400호를 맞이한다.
신경림 이시영 김용택 등 쟁쟁한 라인업을 자랑하며
40년간 이어져온 이 시리즈는 400호로 기념 시선집을 출간한다.
김사인 시인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시다방'도 운영하고 있는 창비는
모바일로 시를 언제든 접할 수 있도록 시앱(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현재 84권까지 출간된 문학동네 시인선이 아닌
옛 문학동네 시인선에 세계사나 열림원 등이 출간했지만 현재는
절판된 일부 시집을 합쳐 올해 하반기 중으로 복간본을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00여 권의 명단을 추리느라 분주하다.
올해 하반기에 1차로 한국 문단의 유려한 시집 10권이 먼저 서점 매대에 깔린다.
표지부터 모든 페이지를 새로 단장해 열다섯 권을 먼저 출간했던
민음사의 세계시인선은 대다수 시집이 중쇄에 들어갔다.
찰스 부코스키의 시집이 젊은 층의 호응을 얻으며 선두에 섰고
스테판 말라르메, 프랑수아 비용, 호라티우스 등
시집들은 흥행을 반신반의했던 실무자들을 오히려 놀라게 만들었다.
민음사 관계자는 "세계시인선은 내심 걱정하면서 냈는데
대부분 중쇄했다"며 "독자들이 고전 시집을 향유할 준비가 돼 있음을 목격했다"고 진단했다.
시단의 실험정신은 현대시의 재도약을 가속화하는 계기다.
김현 시인 등이 만드는 격월간 시 전문지 '더 멀리'는
500부 소량을 찍지만 정기 구독자만 140명에 달한다.
'등단과 비등단을 가리지 않고 함께 더 멀리 가자'는
목표를 삼은 '더 멀리'는 문단의 호평이 이어진다.
김소연, 하재연 시인이 등이 만드는 출판물 '눈치우기'는 현재 2권까지 나왔으며 품절 상태다.
현재 '이항대립'을 주제로 3권을 준비 중이다.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이 곧 시"라는,
일상이 곧 시라는 인식에서 출간된 잡지 '일상시화'는 시에 좀 더 다가가려는 움직임이다.
또 문학 동인 '문학실험실'은 독립적인 문학공동체를 추구하자는 목적에서 작년 만들어졌다.
문학 전문지 '쓺'을 만들고 있는 문학실험실은 그야말로 문학을 실험하기 위한 '실험문학'의 장이다.
시인 100여 명의 시를 담아 출간하는 무크지 '파란'도 관심이 뜨거웠다.
오로지 시집만 파는 서점도 속속 등장해 시를 향한 관심의 증거가 되고 있다.
정훈교 시인이 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운영하는
문학다방이자 시집서점 '시인보호구역,
신촌의 시집서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위트 앤 시니컬'이 대표적이다.
김태형 시인이 운영하는 청색종이서점도 시집이 중심이다. 시집과 소설책만 파는 광주 조선대 앞의 '검은책방 흰책방'도 마찬가지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세상 일에 지친 불안감, 어질러진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명상은
오늘날 한국 문학 독자들이 시를 찾는 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사랑스러운연인
첫댓글
그러니요
때론 예쁜 시글이 필요할때 찾아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 글이 다시 부활 한다면
문학인들에겐 기쁜 일이아닐까요
좀 늦은 마중으로 다녀 갑니다
네 어제부터 내린다는 비는 아직도
오보인지 흐린날의 스무닷셋달도
보이질 않는 아침을 맞이하는날
건강검진을 받으려니 용돈들을
얼마나 떼어내려는지 괜히
긴장을 해본답니다요.
@행운
건강 검진날이세요
뭘 대범하게 도전해요ㅎ
나도 지난해 받았나...ㅎ
특별하게 내린 처방은 없는데
다친 허리가 그렇게 불편하게 하네요
담담하게 잘 받고 오셔요
4대질환 약만 안 먹어도 감사할 일이지요
그럼 오늘은 금식??
@양떼 3일전부터 금식을 하고서 오늘 09:00부터 별도로
심장,폐정밀검사,다른방법으로 제가 요구를 하여서
장비도,판독하는 의사도 대전에는 없어서 신촌세브란스 hp에
한날한시에 함께 부분마취까지 특약사항등 여러가지이니 의사
닥터들이 혼비백산하고 꺼려해서 결과를 보고후 대책도
강구 하려하나 무척 어렵습니다요.
@행운
아니 하루전에만 금식하면 되는데
3일전부터요
그러니요
정밀하게 차분한 탁터분들의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에
기운을 드립니다
행운 님
힘내시구요
@양떼 네 화이팅하시는 날
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