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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인간 행동 분석 시스템 덕분에 기업에서는 혁명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에서 수집한 인간 행동 분석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가 그 기폭제가 되었다. 직원들의 이메일 기록, 인터넷 검색 기록, 채팅 기록은 물론이고,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정보통신 기술 매체상의 기록을 통해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믿기 힘들 정도로 자세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데이터만으로도 기업 경영에 놀라운 혁신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힘은 디지털 세계 밖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사람이 착용 가능한 센서Sensor, 즉 사물인터넷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이제 디지털 세상이 아닌 현실 세계의 데이터도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MIT 미디어랩의 혁신가인 벤 웨이버는 『구글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했는가』에서 새로운 센서와 빅데이터 분석의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직원들의 업무 방식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고, 좀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긍정적인 조직을 구축하는 데 엄청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벤 웨이버는 이 책에서 최신 센서 기술을 활용한 풍부한 기업 경영 사례들을 제시한다. 또한 ‘기업 문화’나 ‘창의성’처럼 여태껏 기업 경영에서 ‘주관적인’ 영역으로만 인식해왔던 요소들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예컨대 직장에서 휴식 시간이나 점심 테이블의 모양과 같이 아주 사소한 부분만 변화시켜도 직원들은 이전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다.
『구글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했는가』는 기업의 CEO들에게 직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고, 협력하며, 혁신을 이루어내는지를 발견하는 데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그렇게 해서 빅데이터와 센서 기술 덕분에 직원들이 성공하도록 이끌어줄 수가 있다. 또한 미처 알지 못했던 직원들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어준다. 인간 행동 분석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직원들의 의사소통 방식에 따라 사무실을 재배치하거나 직원들의 의사소통 패턴과 상호작용 방식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등 기업의 모습이 크게 바뀔 것이다. 그리고 고객 서비스, 마케팅,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 경영의 모든 활동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빅데이터, 기업을
경영하다
콜센터 상담원들의 일은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하다. 상담원들은 하루 종일 고객의 욕을 먹어야 하고, 휴식 시간을 얻더라도 동료들과 함께할 수 없다. 콜센터에는 사회적 지지가 전무하기 때문에 상담원들의 이직률이 연간 40퍼센트에 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자사 콜센터 상담원들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행동 역학 실험을 했다. 상담원들의 소시오메트릭 배지 데이터뿐만 아니라 성과 측정지표, 인구 통계학적 정보, 설문조사 데이터, 이메일 자료 등을 수집해 분석했다. 상담원들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대화는 사무실 밖에서, 그것도 같은 팀 동료와 점심시간을 교대하는 잠깐 사이에 이루어진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콜센터 운영을 두고 BOA가 오랫동안 고집해온 경영 신조와는 정반대되는 결과였다. BOA는 직원들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휴식 시간을 조정해 연간 1,5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미국 프로농구팀인 마이애미 하트는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보시, 드웨인 웨이드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2010-2011시즌 결승전에서 한참 약체인 댈러스 매버릭스에 패배했다. 댈러스 매버릭스 선수들은 마이애미 히트 선수들에 비해 평균 연령도 훨씬 놓았고, 선수 개개인의 면모를 보았을 때 댈러스 매버릭스가 마이애미 히트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이것은 개인의 재능에 의존하는 팀과 응집력을 갖춘 팀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당시 마이애미 히트는 계속해서 실력을 쌓아가는 단계였고 선수들끼리의 호흡도 서서히 맞춰가는 중이었다. 댈러스 매버릭스에는 스타 선수는 많이 없었지만, 이를 팀 조직력으로 극복했다. 마이애미 히트는 팀워크가 무르익을 만큼 선수들끼리 같이 뛸 시간이 더 필요했다. 결국 마이애미 히트는 그다음 해인 2011~2012시즌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2010~2011시즌 팀 경기의 81퍼센트를 소화한 선수들이 그대로 팀을 위해 헌신해 마이애미 히트는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커피를 마셔가며 24시간 프로그래밍 경연을 펼치는 ‘해커톤’ 행사를 자유롭게 활용한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기업들은 다수의 엔지니어를 컴퓨터, 의자, 피자, 음료수가 가득한 큰 회의실에 불러놓고, 직원들끼리 작은 팀을 만들어 새로운 프로그램의 최종 데모demo를 완성할 때까지 서로 협력하도록 북돋운다. 프로그래머들은 코드를 짜고, 회사의 정보 인프라 위에 구축할 수 있는 최종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다. 이렇게 엄청나게 힘든 프로젝트는 회사에 중요한 혁신(예컨대 페이스북의 채팅 기능)을 창출해내고, 그와 동시에 회사 전체의 사회적 자본을 강화시킨다. 해커톤은 직원들의 열정적인 에너지와 높은 창의성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구글은 매년 수십 건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그 성공률이 60퍼센트가 넘을 정도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다. 이렇게 구글의 인수합병 능력이 뛰어난 것은 기업 문화와 통합 과정에 엄청난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내 직원들의 행동 역학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구글의 탁월한 경영 전략 덕분이기도 하다. 구글은 데이터를 직원들의 행동 역학 분야에 활용하는 면에서 선두주자다. 구글은 다른 어느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인재 경영 팀을 보유하고 있다.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로 불리는 구글의 인재 경영 팀은 직원들의 연봉이나 식사의 종류를 바꾸면 회사에 어떤 혜택이 있는지 연구한다. 이들은 한 해 동안 수십 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해 직원들의 직업 만족도와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관찰한다. 또한 ‘구글가이스트Googlegeist’라 불리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직원들의 친밀도와 행복감을 파악해서 회사 운영 방침에 반영되도록 한다.
기업은 어떻게
성공하는가?
블랙베리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리서치인모션은 2007년 아이폰이 시장에서 성공하자, 키보드가 있는 휴대전화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은 그저 유행에 불과하다고 잘못된 가정을 했다. 리서치인모션은 블랙베리가 휴대전화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더 뛰어난 하드웨어 개발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휴대전화의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 환경은 나중에 만들 수 있는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했다. 그러나 리서치인모션의 시장 점유율은 43퍼센트에서 12퍼센트로 곤두박질쳤다. 리서치인모션은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자신들의 ‘가정’에 한 번도 의문을 제기하지도, 사내의 인식을 변화시키려고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회사와 직원들은 본능과 직감에 따라 의사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지하철이 1800년대 후반에 처음 개통되었을 때, 사람들은 매사추세츠 지하철 시스템을 미국 최초의 실질적인 지하철로 인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 정부에 막대한 빚을 진 매사추세츠 교통국은 팍팍한 예산 압박에 직면했다. 그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 중요한 문제들을 먼저 처리하고 시급하지 않은 문제들은 나중에 처리하는 것과 약간의 부채를 떠안더라도 당장 중요하지 않는 문제들도 함께 처리하는 것이었다. 매사추세츠 교통국은 중요한 문제들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지만, 결과는 재정 파탄으로 돌아왔다. 매사추세츠 교통국은 매년 유지비를 감당하려고 대출을 받아 지하철을 운영하는 처지가 되었다.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직원들은 흔히 큰 문제에만 집중하고 작은 문제는 방치하다가 나중에 문제가 커지는 사태를 맞는 경우가 많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의사소통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작은 문제는 공식적인 회의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직원들이 사소한 문제를 두고 의사소통할 때, 앞으로 일어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스포츠 방송시장을 거의 쥐락펴락하고 있으며, 케이블 텔레비전 수신료와 광고료로 막대한 프리미엄을 챙기고 있다. ESPN은 자사의 영상 편집자들의 편의를 위해 개방형 좌석 제도를 시행했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펼쳐지는 폴란드 프로배구 경기․아프리카 크리켓 경기․마이너리그 야구 경기 등 너무나도 생소한 스포츠 경기의 동영상을 귀신같이 확보한다. 직원들은 정해진 좌석에 앉는데, 방송 스케줄에 따라 돌아가며 그 좌석에 앉는다. ‘스포츠센터’ 오전 팀은 오후 팀과 오후 6시에 자리를 교대한다. 각자 정해진 좌석 내에서 직원들은 원하는 자리에 앉아 컴퓨터에 접속하기만 하면 된다. 직원들 간의 거리가 가까우면 의사소통이 일어날 개연성은 높다. 즉, 서로 앉은 자리가 멀면 멀수록, 두 사람이 의사소통할 확률은 낮아진다. 기업이 물리적 공간에 조금만 투자하면, 생산성 향상과 높은 직업 만족도라는 몇 배의 이득으로 되돌아온다. 물리적 공간은 기업이 직원들의 행동과 협력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용한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빅데이터
전략’
이제 기업은 직관에만 의존해서 경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 경영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신기술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행동 역학을 제대로 분석한다면, 기업 구조는 물론이고 기업의 미래가 혁명적으로 바뀔 것이다. 직원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지형을 빅데이터로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 행동 분석이 미래의 기업 경영 방식에 혁신을 분명하게 가져다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에서는 인간 행동 분석팀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팀은 전통적인 경영·인사 전문가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통계 등의 빅데이터 전문가로 채워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인간 행동 분석팀이 새로운 캠퍼스로 이사를 대비해 다양한 인간 행동 분석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직원들끼리 어떻게 협력해서 일하는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심지어 팀을 꾸리기 전에도 직원들이 얼마나 협력해서 일을 할지, 거기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지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의사소통은 팀의 성공을 이끄는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기업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보면, 새로운 정보를 빨리 수집하려는 목적으로 폭넓은 유대 관계를 가진 팀이 필요할 때도 있고,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진 팀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기업이 팀을 만들고 나면, 팀원들에게 그들의 역학관계가 시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팀원들의 역학관계는 회의 시간에 잘 드러난다.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이용하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팀원들의 역학관계를 조율할 수 있다. 결국 빅데이터 활용 여부는 기업의 미래를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인간 행동 분석 시스템은 기업의 의사 결정 과정에도 활용될 공산이 크다. 이제는 성과 측정지표에 따라 공식적인 팀에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른 팀 직원에게도 보상할 수 있게 된다. 인사 평가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인사 평가는 흔히 설문조사나 부서장의 주관적인 보고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인간 행동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면 행동 데이터가 투입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사 평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인간 행동 분석 시스템이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것은 물론 모든 사람에게도 친숙하고 흔한 일상이 될 것이다.
앞으로 모든 빅데이터 기술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을 것이다. 직원의 업무는 지금과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업무 환경과 기업 문화다. 빅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간 행동 분석 시스템으로 신문 기사나 책을 통해서가 아닌 데이터를 교환함으로써 전 세계 기업의 학습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 전략은 세계적인 기업인 월마트에서부터 골목의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