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관전평)삼성전자SSIT 대 제주항공 경기 관전평

[이명진]

11. 제주항공    27   :   63    삼성전자SSIT

이번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하여 3년만에 열리는 대회인지라 그 동안 어느 팀도 충실하게 연습을 하지 못 했을 것이라 생각했고, 여러선수들이 이직을 하며 팀을 옮겼으며 은퇴한 선수와 신입선수 등의 변동으로 어느 팀이라도 과거 3년전의 전력을 유지하고 못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번 대회를 디비전 구분없이 리그전을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손발을 맞추며 대회에 참가한 팀과 그렇치 못한 팀과의 편차가 크다는 사실이 지난 주말 4일간의 경기 결과에서 나타났습니다.

어쨌든 리그는 이번 대회의 성적을 1위부터 29위까지 도출하여 다음 시즌부터는 이 성적을 기준으로 디비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으려 합니다.

이 경기는 경험이 많고 좋은 선수들이 포진한 삼성전자SSIT(이하 삼성전자)와 새롭게 팀을 정비하며 호기롭게 출전한 제주항공의 경기입니다.

초반부터 점수 차이가 나며 득점 경쟁은 의미가 없었졌지만 과연 두 팀이 어떻게 그 동안의 3년을 보냈는 가를 가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초반 공격의 핵은 의외로 K리그에 첫 출전한 박병준(11득점 4리바운드 2어시트 6스틸)이었습니다.

이미 K리그에서 검증받은 곽남혁, 조남주, 김관식이 아니라 박병준이 코트를 호령하며 초반부터 경기 종료까지 팀 득점을 책임지었을 뿐 아니라 6개의 스틸로 상대의 공격 예봉을 꺾는 파란을 연출한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황광현(11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이 깜짝 공격리바운드와 피딩 그리고득점력까지 보여주며 그 전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하면서 최다득점으로 이 경기에 Match MVP에 오르며 이 팀에 새로운 기운이 돋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다가 부상으로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곽남혁(8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이 이 팀에 와서는 노련미 넘치는 플레이로 팀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더욱 무게감을 보여 주었고, 사실상의 팀 리더인 조남주(9득점 2도 경기 중반부터 코트에 낭하 동료들과 빠른 농구로 상대를 유린했습니다.

워낙 빠른 선수였고 특히 속공에서의 강점과 2 대 2 게임 등 협력공격의 기본을 보여 주는 조남주는 슈팅 폼이 달라 진 것 이외에는 여전히 리딩 가드로서의 역할은 훌륭하였습니다.

곽남혁과 황광현의 포스트 플레이는 직장인농구같은 동호인리그에서는 단연 돋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팀마다 정통 포스트 맨이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수준급 포스트 맨을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축복입니다.

이렇 듯 짜임새 있는 인력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상대적 약체인 제주항공을 많은 점수차이로 이기긴 했지만 이 팀도 46개의 슛 미스를 저질러서 슛 정확도의 개선은 당장 개선해야 할 점으로 보입니다.

제주항공은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역시 실전경험 부족이라는 면에서 조금 더 경기를 해 나가야만 하겠습니다.

경험이 적은 팀들의 공통점은 너무 급하다는 것입니다.

동료들과의 여러 가지 상황에서의 바란스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플레이에 몰두하기 때문에 공격 타이밍이 빠르고 패스 미스가 많으며 많이 뛰는 것 같지만 효과적이지 못해서 중복 포지션으로 코트 바란스가 무너지는 우를 범하기 마련입니다.

동료에게 패스할 때에도 꼬박 꼬박 투 핸드 패스를 원칙으로 하고, 일단 드리블을 시작하면 거의 마무리까지 가야 직성이 풀리는 등 경기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팀 플레이를 생각할 여력이 없어서 늘 바쁘기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빠른 길은 없습니다.

연습하고 연습경기도 자주하고 대회도 출전하면서 동료들과의 협력공격과 수비를 생각하는 차원까지 다달아야 합니다.

이는 아마 주장이나 총무 역할을 하는 선수들의 충언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쉽지 않겠지만 지도자를 초빙하여 별도로 배우면서 연습경기나 정규경기 등에서 지도자들의 뼈있는 충고를 받아보길 권하겠습니다.

이 팀의 자유투 성공률이 27.3%(3/11) 밖에 되질 않습니다.

다른 통계는 눈에 잘 안 띄지만 자유투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게 되고 집중하는 분위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들어 가지만 경기에 나와서는 이런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연습이 필요한 제주항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