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
이민영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길은 안개길이였습니다 이슥한 가을 밤 귀뚜라미와 지새던 어머니 베틀노래는 날도 잊고 상像도 잊고 시험공부로 밤을 차던 이른 새벽을 안개 하얀 아침만큼 도란 도란 솜같은 훈기로 봉창 구멍을 타고 바람으로 휘어 올 때 손깍지마다 엉킨 손꼽때며 갈라진 힘줄이 굵어질 때 오가는 생의 그네 놀이며 추억을 되감아 노는 일에만 물든 아들 들의 사래빗길이며 초가 지붕 누런 호박이,추녀 밑 시렁이 댓잎 바람에 조차 살랑거리는 듯 이슬처럼 눈에 선연한 것이 친구 정옥이 머리결같이 땋아 올린 상나무 숲이 고독의 성처럼 하염없이 잠든 그 길이며 아버지 손길만 주면 세월도 뒤 따라와 안겨서 바로 보듬으실것 같은 천지 간의 미로인데, 그녘 만큼 앞서서 아버님 뒤로 제가 서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풀 숲 가장자리를 따라 줄모습이 된 코스모스에게 밤새 삼짓머리를 늘어뜨리고 고개숙여 고뇌하던 기다림은 무엇이길래, 별똥별처럼 내리다 사라진 별 헤는 눈 빛 數만큼 가슴 속을 휘저었고 항상 이맘 때 즈음 왔다가시는 가을 이슬이 내 아버님의 아버님 이야기만 하다가 새벽에는 등 뒤 홀빛으로 연기가 되고 가닥으로 흩어내기엔 슬쓸해지고 뉘엿이 고독만을 안고 가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나도 저 길의 길 너머 안개를 부르면서 나비들 모습이 된 코스모스 꽃잎을 세어가며 젖었던 잎 망울 사이마다 태어난 시절로 서있고 아버님 이야기는 길 이야기가 되어 수도 없이 제 눈가로 몰려와서 그만 생각나는 것도 앞을 가리고 길은 대낮이 되었습니다
햇살 속으로 길은 사라졌습니다 작은 이슬 알갱이들은 물방울로 뭉쳐서 나를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가 되어 떨어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혼자 되어 넓어진 제 빈가슴으로 안아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吉)이 되었습니다
[길............]
그대에게 가는길 .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 . . 살아있는 나를 보는 일입니다.
<<출처-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 2003.8/이민영詩想집>*출처-李旻影의 詩-3426[2003.10.30] >
[Svetlana/Alone On The Road] 詩-李旻影님,構成-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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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표현할 수 없는 극한의 감동...님의 시는 생명입니다.전체메일로 써 주십시요(간곡히)
가슴이 꽉 차오르는 느낌입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넘 감동적 이내요 !
스크렙해 갈께요
가신님~~그대 이름은 아버지~ 내 등뒤에서 버텨주시던 그님 생각에 눈물젖어 봅니다.......스크랩 해갑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음악과 시에 젖고 갑니다...
공감입니다 음악에 시에 젖으며 갑니다 ^^*
^^*^^!!!!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추석 잘 지내셨습니까. 저는 고향에 갈 일이 없어져서 서울로 올라온 아이들과 잘 지냈습니다만, 오늘 이민영시인님의 시를 읽고 어린 시절의 고향길을 생각했습니다. 저도 이 시인님과 같은 시골에서 자랐기에 이 시인님의 아름다운 고향 정서에 늘 공감하면서 마음이 석고처럼 굳어질땐 여기와서 잃은 정서를 찾아가지요
존경하는 박사님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그러시군요.. 아름다운 평화 ..그곳입니다....왠지 시골과 고향은 마음이 맑아지고, 정돈이 되어지고, 여러지면서, 가슴에, 다가옵니다...미흡한 단상에, 칭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