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기적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준비되어 있다!
예전엔 성탄절 일주일 전에 “동방박사 트립”을 하였다.
우리는 남인도 데칸고원 현장에서도 더 소외되고 더 낮은 자리에 있는 슬픔에 짓눌린 사람들을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를 찾아서 여행을 한 것처럼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날만큼은 오직 그 사람 만 주시하며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와 함께 놀고 함께 먹고 마시다가 선물을 주고 돌아왔다. 대부분 그런 집이 오지 중의 오지에 있어서 하루에 한두 사람 정도를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태어난 귀가 먼 아이, 반신불수 아동 그리고 에이즈에 감염된 아동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오일 정도 순회하고 돌아올 때면 우리는 그들이 외양간에서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임을 고백하곤 하였다.
인도에서 나왔지만 해마다 성탄절에 하나님의 마음이 아파하며 시선이 머물고 있는 곳을 찾아서 계속 성탄 선물을 보냈다. 그리하여 2023년에 미얀마 난민 아동들을 위한 성탄 선물을 처음으로 보냈다. 그리고 밀림에서 우울하게 지내는 아이들의 환호와 환한 웃음을 선물로 받았다. 그 일을 책임졌던 사무엘은 3년 동안 난민 캠프를 돌아다녔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명랑하게 노는 것을 처음 보았다고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도 하나님께서 어디로 아기 예수를 보내실 것인가를 묵상하면서 다시 4년째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미얀마 난민 아동들에게 성탄 선물을 보내기로 하였다. 23년과 다르게 금번에는 41개 난민 캠프의 2046 가정에 속한 아이들 4천여 명에게 모두에게 선물을 보내되 성탄예배를 드리며 축하행사를 겸하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고난 속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 사랑과 믿음을 주고 싶었다.
미얀마 난민아동들은 4년 째 최악의 상태에서 지내고 있는 중이다. 막 자라야 하는 아이들이 밥도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만 먹어야 하고, 옷도 몸을 가리는 정도로만 입어야 한다. 학교도 없고 운동장도 없고 교사도 없는 캠프에서 책도 없이 자원봉자사자 청년들에게 구두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전기도 없고 TV나 가스스토브 등 아무런 문명의 도구가 없으므로 아이들도 땔감 마련이나 빨래를 하여야 한다. 난민은 주거지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지역 주민들이 사는 시장에도 갈수 없고 상하수도 시설도 없고 병원도 약국도 없어서 아이들은 아파도 치료를 받거나 영양 보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서 오래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 나라를 떠나 왔기 때문에 고향에서 유리되어 있고 친구와 문명과 단절, 소외되어 낯선 세계에서 겪는 불안, 염려, 공포에 눌리고 있었다. 긴 전쟁이 아동들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적으로 정서적으로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난민들이 캠프 안에 대나무로 지어진 교회가 있었고 그 교회 안에서 예배와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었다. 이는 지난 3,4월에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파악한 아동들의 실태였다.
아이들을 만나고 온 이후로 사랑의 쌀을 배급받는 현장에 부모님을 따라 온 아이들의 무표정한 얼굴을 사진에서 볼 때 마다 가슴이 아팠다. 사랑 받으며 마음껏 먹고 마시며 마음껏 뛰놀며 배우고 익히며 꿈을 꾸어야 하는 아이들이 전쟁의 그늘에서 시들어 버리는 것이 우리의 죄, 악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늘 용서를 빌며 아이들의 건강과 평안을 위하여 기도하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풍선과 캔디, 쿠키와 음료수를 선물 세트로 만들어 아이들을 위로하고 싶고 성탄절 하루 만이라도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하나님께서 너희들의 아픔을 알고 계시며 지금도 여전히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로 하였다.
그런데 모금을 시작하자마자 ‘비상계엄령’ 선포 건으로 한국사회와 교회가 다 얼어붙어버렸다.
모금 스트레스에 빠져 성탄축하행사를 열고 선물을 보내기로 한 것이 후회되었다. 그러나 약속한 것을 도중에 취소를 할 수가 없어서 하는데 까지 하고 안 되면 그만두기로 작심하였다. 그러나 무시로 “하나님의 일이오니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며 하나님의 일임을 선포해주십시오.”라고 아뢰며 성탄 선물비와 12월에 지출할 각종 비용으로 기천만 원을 신청하였다. 말이 그렇지 기천만원 모금은 한국적 상황에서 심히 어려운 것이었다. 모금을 시작하면서 비장한 각오로 십일조에 해당하는 금액을 동생들과 함께 헌금하였다. 그리고 날마다 기도하며 손끝이 마비되고 아리도록 미얀마 난민아동들의 성탄 축하 선물에 대한 후원 안내의 글을 카톡에 써 보냈다. 그러나 성탄절에도 기대하였던 만큼의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낭패감이 들었다. 탄핵 정국으로 온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후원금 안내로 사람들에게 이중삼중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나 자신에 대하여 자괴감이 들어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나 캠프에서 만났던 아이들을 떠올리며 포기하지 않기로 하였다. 무엇보다도 성탄 선물비를 경상비로 지출하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하여 더 절박한 심정으로 연말까지도 계속 안내 글을 써 보내기로 하였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후원금이 들어올 곳이 거의 없었지만 사람들을 감동 감화시켜서 동원하는 일은 하나님의 일이니 하나님이 하실 것으로 믿고 계속 안내 작업을 하였다.
할렐루야!
하나님의 기적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12월 26일에서 1월 3일까지 9일 동안에 필요하다고 아뢴 절반의 금액이 와서 미션이 끝났다.
할렐루야! 내 영혼이 기뻐서 환호하였고 위대한 하나님의 일을 함께 해준 믿음의 벗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느라 연말연초에 해가 뜨고 지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할렐루야! 그리고 오늘 난민아동들 성탄 행사와 선물에 대한 마지막 사진과 보고서를 받았다.
41개 난민 캠프의 2046 가정에 있는 4천여 명의 아동과 함께 성탄 축제를 벌였으며 성탄선물을 나누었다는 내용이었다. 할렐루야! 모든 캠프에서 한 아이도 제외되지 않고 모두가 참석하였다는 보고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작년에는 사무엘이 혼자서 행사를 진행하느라 12월에 끝내지 못하고 1월 까지 행사를 연장하였다. 그리고 그가 우리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어른들과 청년들이 연극하고 춤추는 것을 아이들이 들러리로 서서 구경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금번에는 아이들을 위한 축제이므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라고 요청하였다. 아이들 수준에 맞게 예배를 드리고 아이들이 춤추고 연극하고 단체 게임을 하라고 주문을 한 것이다. 그리고 사무엘이 혼자 41개 캠프를 다 돌 수 없으니 지도자와 청년들이 있는 난민 캠프는 그들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자료와 선물 세트를 보내라고 하였다. 그는 나의 의도와 목적을 잘 이해하여 역할을 분담하였고 축하행사 또한 아이들 중심으로 준비하여 아이들 모두가 주인이 되어 축제에 즐겁게 참여하게 만들었다.
모처럼 밀림난민캠프에서 아이들의 함성이 터져 나오고 웃음소리가 하늘에 메아리쳤다.
아이들은 “기뻐요! 행복해요! 감사해요!” 를 외치며 날마다 성탄이었으면 좋겠다고 외쳤다.
사무엘은 보고서에서 4년 동안 난민캠프를 순회하면서 받은 자신의 고통과 절망, 분노와 상처를 금번 성탄절 행사를 치르며 한꺼번에 다 치유되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주님께서 낮고 천한 짐승의 우리로 오신 이유를 이해하였으며 성탄이 왜 사람들에게 평화이며 기쁨이 되는 지를 절절하게 느꼈다고 하였다.
나는 짧은 시간에 하나님께서 이루신 기적에 감동 되어 신명이 나서 움켜쥐었던 나의 여생과 난민들 프로젝트에 관한 모든 염려와 걱정을 하나님의 손에 내려놓았다.
할렐루야!
재벌이나 부자들, 유명인사들, 높은 지위의 사람들, 연예인들에게 우리의 성탄선물 후원금은 하찮은 것이겠지만 우리처럼 아무 것도 아닌 자에게는 우주의 무게처럼 무겁고 우주 공간처럼 큰 것이다. 작은 무리를 통해서 하시는 하나님의 일이 얼마나 기이하고 아름다운가! 얼마나 거룩하고 위대한가!
난민아동들이 나에게 준 선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기가 자르르 흐른다.
하늘 기쁨이 핏줄을 타고 흐른다!
주님의 은혜가 세포 속에 충만하다!
2025년 1월 9일 목 묘시
우담초라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