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함에 실력으로 맞선 숨은 영웅들 - 히든피겨스
컴퓨터정보통신공학과 201910501 한주영
몇 해 전 공부하던 시험에서 불합격을 하고 ‘나’라는 존재가 희미해져간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오랜 꿈이었기에 많은 좌절을 했고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당시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추천 받은 영화가 있었다. 바로 ‘히든피겨스’이다. 이 영화를 보며 삶이 내가 꿈꾸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 스스로의 가치를 알고 기회를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고, 많은 위로가 된 영화였다. 그 후로 힘들 때마다 한 번씩 찾게 되는 영화가 되었다.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영화이기에 이 영화를 소개하고 싶다.
이 영화는 실화바탕의 영화이다. 나사 직원인 캐서린, 메리 잭슨 그리고 도로시 본이 그 주인공이다. 이 세명의 여성은 명석한 두뇌와 재능을 가졌지만 흑인여성이기 때문에 차별을 당하고 인정받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흑인 여성들에게는 정규적인 일도, 충분한 돈도 주지 않았다. 그녀들은 나사에서 일했지만 계산을 주로 하는 전산원 일만 하며 간간히 버티며 살아갔다. 그러다가 그녀들에게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찾아왔다. 우주 임무에 그녀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먼저 우주 임무 그룹에서 전산원을 요청하면서 해석기하학을 다룰 수 있는 캐서린이 그 일을 맡게 되었다. 우주 임무 그룹에 참여한 흑인은 캐서린이 처음이었다. 따라서 처음에 아무도 그녀를 함께 일할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건물 어디에도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없었고 매 쉬는 시간 마다 800m가 떨어진 건물의 화장실을 사용했다. 그녀와 같은 커피포트를 사용하기 싫어해서 따로 커피포트도 만들어 둘 정도였다. 그런 그녀의 사정을 알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그런 무시와 수치심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의 일을 묵묵히 해낸 결과 다른 사람들은 하지 못한 우주선의 실패원인을 분석해냈다. 캐서린의 능력 덕분에 머큐리 아틀라스 우주선은 최초의 궤도 비행을 성공한다. 실력을 인정받은 캐서린은 이후 달 착륙 계획에도 참여하며 임무를 성공시킨다.
메리 잭슨 또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당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에 백인들만 참여가 가능했고 메리 잭슨은 수업을 듣기위해 재판을 받는다. 재판에 승리한 메리 잭슨은 최초로 백인학교에 다니는 흑인여성이 되었으며 결국 나사와 미국 최초의 여성 항공 엔지니어가 되었다. 도로시 본은 슈퍼 컴퓨터 IBM이 발명되자 자신의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기계조작을 배우고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나사 최초의 흑인 주임이 되었다. ‘히든피겨스’는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에 치여왔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차별에 정면 돌파해버린 세 여성에 대한 영화이다. 그녀들은 영화 제목처럼 숨겨진 주역들이다. 부당함과 설움에 좌절하기 보다 자신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준비했다. 기회가 왔을때 그 기회를 잡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녀들은 사회의 부당함 속에서 분노와 원망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그들 자신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잃지 않았고 부당함에 실력으로 맞섰다. 차별과 사회의 시선 속에서 자신이 작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살아남아 스스로를 지킨 그녀들이 부러웠다. 그리고 내 자신을 지키지 못한 내 모습이 참 부끄러웠다. 차별 속에서도 자신들의 가치를 잃지 않는 그녀들과 달리 나는 실패 앞에서 좌절해버리고 내 자신을 탓하며 자괴감에 빠져있었다. 고난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극복을 하느냐에 따라 내가 더욱 단단해질수도 아닐 수도 있다. 시련 속에서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서 내 가치를 찾으라는 말로 들려서 그 당시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 이 영화를 처음봤을때 눈물을 많이 흘렸고 영화가 끝나고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 또 다시 이영화가 생각 나는 시기이다. 우리 모두가 영화 속 이 숨은 영웅들처럼 이 힘듦을 잘 이겨내고 자신들의 가치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