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나는 여러분의 철성초등학교 까마득한 선배인 17회 졸업생 박수안입니다.
이 학교를 졸업한지 50년이 지나서 이 학교에 와서 여러분에게 얘기를 할 기회를 갖게돼서 아주 기쁩니다.
교장선생님,교감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들의 요청도 있고 해서 내 자랑부터 시작을 하겠습니다.
아마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야 여러분이 귀를 기울일 것 같아서 그렇게 얘기한 것 같습니다.
나는 철성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성중학교에 10등으로 입학을 했습니다. 당시에 입학생이 300명,그중 10명의 장학생을 뽑았는데 10등으로 들어갔으니 턱걸이를 한 셈입니다. 그런데 나는 턱걸이를 아주 못합니다. 한개 아님 두개?
고성중학교 재학중에는 계속 1등을 하다가 졸업할 때는 2등을 했습니다.
당시 집안 형편이 대학갈 형편은 못돼서 5년제 전문학교(지금은 부경대학교로 바뀌었습니다)에 입학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잘 놀았습니다. 당구도 치고,담배도 피우고,영화도 보고... 연애는 쑥맥이라 못해봤습니다.
그런데 2학년을 마칠 때가 돼가니 대학을 꼭 가고싶더라구요. 집에는 얘기해봤자 형편이 안되고 일본에 아는 친척이
있었는데 이분에게 편지를 써서 좀 도와달라 했습니다. 그런데 답장이 오질 않아요.자꾸 편지를 보냈죠. 30번을 넘게
편지를 보냈더니 답이 왔는데 서울대학을 가고 화학을 전공을 한다면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분이 이렇게 답
을 늦게 보낸 이유는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생각한 것처럼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너무 열심히 편지를 보내니까 그 정성에 감복을 해서 승낙을 하셨다고 합니다.
아무튼 내가 다닌 학교는 일반 고등학교가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자격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 공부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2년만에 검정고시 합격을 했지만 그해는 서울대학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 합격을 했지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응용화학과, 그리고 4년만에 졸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 4년간 공부한 중에 지금도 쓰고있는 것은 운전면허증과 일본어 공부한 것,그리고 서울대학교 졸업했다고 선볼 때 써먹은 것 정도 밖에 없습니다.
직장생활 딱 2년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9살에. 그리고 금년이 사장한지 35년 되는 해입니다.
지금은 한국에 세개의 회사가 있고 종업원이 110명, 중국에 두개의 회사가 있고 종업원이 1,500명 있습니다. 얼마전에
끝난 소치 동계 올림픽, 그 중에서 얼음 위에서 하는 종목 말고 눈 위에서 하는 종목에 쓰는 고글이라는 안경,그게 우리 주력제품인데 이번에 출전한 선수중 10명중 6명은 우리가 만든 고글을 썼습니다.
돈도 많이 벌었고,좋은 차고 타고,큰 집에 살며,대학원도 나왔고, 영어,일어,중국어도 하구요. 이런저런 곳에 기부도 꽤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 생각에 '아, 이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겠지요. 그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밤에 잠을 잘 못자서 수면제를 먹는 날이 많습니다.
'에이 지독한 욕심쟁이,얼마나 더 벌어야 만족할른지.' 여러분 또 이렇게 생각하겠지요.
그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아인슈타인이라는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 천재다.
하지만 물고기를 나무타기 실력으로 평가를 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기가 형편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가는 길을 따라 가지 말고 나만의 천재성을 찾아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사회와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모두가 천재이고 모두가 일등되는 멋진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교세라라는 일본의 유명한 회사의 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95%의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한다.
그러나 그 일을 좋아하게 되면 성공을 거둔다."
여러분 운동선수들이
"나는 이 게임을 즐기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을 간혹 들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되든 그 일을 좋아하도록 하세요.
여러분 중에 스마트폰을 갖고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
보다시피 나는 이렇게 구식 폴더폰을 갖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 그럴 것 같지는 않지요? 아, 저 할아버지는 구식이라 이런 기계를 그저 줘도 못쓰는 것이구나. 그렇기도 합니다만
나는 인터넷으로 한국과 중국에 있는 회사들의 업무를 다 처리하고,화상회의를 하고,정보를 검색하고 그럽니다. 그러니 그렇게 구식은 아닙니다. 그럼 왜 안쓰냐? 쓸 데 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여러분 중에서 학교수업 외에 과외를 받는 사람이 아마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처럼 서울대학을 가는 것이 꿈인가요?
칸아카데미라는 사이트에는 2억3천만개의 무료 교육동영상이 있습니다. 서울대학보다 훨씬 좋은 MIT라는 미국대학의 2,100개
의 강좌가 무료로 제공이 됩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간판으로 먹고사는 것은 내 세대에는 가능했고,여러분 아버지,어머니 세대에도 조금은 의미가 있지만 여러분이 사회에 나올 때는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시골에서 자라서 억을한가요?
서울 하고도 강남에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나요?
여러분처럼 흙을 자주 접하고 자라난 사람들은 미래에 창조적인 일을 할 가능성이 대도시에서 자란 사람보다 훨씬 큽니다.
학교의 성적은 사회의 성공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내 친구 김영식이라는 천호식품 회장은 공식적인 학벌은 중졸입니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공부를 많이 했지만.
내가 얘기하는 성공은 돈으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정신이 다 같이 건강하게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즉 돈이 적은 것은 아주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그러나 많이 웃고,잠 잘 자고,친구들이 많은 것은 아주 행복한 일입니다.
여러분 행복하게 자라기 바랍니다.
그리고 50년 뒤에 이 자리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여러분의 꿈과 인생에 대해 들려주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더 이상 보탤것, 뺄것 없는 좋은 말씀 하셨네요.
애들이 감명 받았겠습니다. 이제 수면제 끊으시고, 따뜻한 물 없이도 화요 한 잔 할 수 있는 건강 찾으시길 빕니다.
어제 팔공산 가서 작년 동화사 갔던 생각 많이 했지요. 그 날도 눈이 오고 비도 왔는데....
인생 50년을 간결하게 알기쉽게 후학들에게 나눠 주셨네요.향후 기로에 도움이 많이 되었겠지요.
어린 학생들의 귀감이되는 할부지 선배에 대한 긍지도 느끼고,보람도 있었겠습니다/.
우리 미목회 모임엔 3/22 토.17시30분 해미수산에서 뵙기로 권고 했습니다.감사.
내가 졸업생이 된 기분으로 잘 읽었습니다.
55 명중 감동받은 몇이는 틀림없이 박 회장님의 대를 이어 성공하여 그 자리에 설 것입니다.
이젠 재열이 친구 말처럼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후학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말씀이었읍니다.
50십년 뒤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페러타임이
어떻게 변 할런지.... 건강 하시고 그 무엇엔가 그냥 쏟아 봅시다.
모교 졸업식에 축사하려 갔던 것 같네. 그런데 아직도 잠 못드는 밤이 많다니, 안타깝다. '세월이 약이 겠지요'라는 상투어라도 좀 도움이 되었으면. 나는 개학하고 물병 들고 강의실 들어가 목 축여 가며 '뻑뻑하게' 강의하고 있다. 방학 동안 제천의 헬쓰클럽에서 근력운동을 해 몸무게는 이제 58킬로를 상회하고 있으나, 입 안 상태는 아직 정상을 회복하고 있지 못해 불편하다. 의사가 와인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해서 어쩌다 한 잔 정도 마시기도 하지만 대체로 자제하고 있다. 오늘 아침 산보길에 매실꽃, 산벗꽃, 산수유꽃이 아름답더라.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라도 지나가기 마련, 봄이 왔다. 너 마음에도 빨리 봄이 왔으면......
잘 살은 귀감이 되는 삶입니다.
무엇보다 보람 된 하루였네요.
개구쟁이들이 경청을 했을지 상상해 봅니다.
어린 후배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러줘야 하는데, 걱정이 앞서지만 희망을 가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