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생활 4년에 대회만 10번 정도 참가한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기록을 1분 1초라도 단축하고자 별별 짓을 다 했었는데
이제는 안다치고 완주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뭐, 여태 대회에서 넘어져본 적은 없답니다.)
차량을 가로막은 도심 아스팔트 길을 쌩쌩 달리는것도 좋죠. (주최측이며 춘천의 경찰들은 뭘 하는겐지...)
그리고 다른 동호회들 많아야 3~4명씩 팩으로 달리는것보다
신달자 10명씩 팩으로 달리는 맛도 어깨를 으쓱하게 만드는 기분좋은 일입니다.
대회 1주일 전 추석 연휴때 간만에 장거리 로드를 이틀을 하고 나서
이번 대회에도 도와가며 같이 달릴까 생각 했었지만
한복 5인방에 상원형님, 상호형, 수용, 형선, 주현 등등 하도 많아서
질주 본능이 살아 꿈틀거리는 윤이쪽에 붙기로 했습니다.
지난 봄 대회처럼 근휘가 앞장을 서고 윤이 뒤에 주완이, 나, 일균 형님이 나란히 출발 했습니다.
약경사의 오르막에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
지난 봄에는 어쩌다보니 함양에서 오신 여자회원 앞에서서 브레이크 잡아주며 내려 왔었는데
지금은 낮은 자세로 주욱 내달리다보니 정강이가 저릿저릿 합니다.
다운힐 끝나자마자 일균형님이 뒤쳐지네요.
뒤에 따라올 한복 5인방을 믿고 속도를 계속 유지하라고 근휘에게 소리쳤습니다.
초반에 얼른 땀을 좀 내주어야 좋습니다.
쌀쌀한 기온에 몸이 아직 덜 풀렸는지 윤이도 제속도를 못냅니다.
윤이는 근휘에게 맡기고 나랑 주완이가 먼저 달려나가지만
나도 점점 멀어지는 주완이를 보면서 한숨을 내쉽니다.
인천이나 전주 대회에서는 초반에 속도를 내도 큰 무리가 없는데
춘천의 쌀쌀한 기온은 초반이 영 괴롭습니다.
나처럼 마른 사람에겐 더욱 쥐약과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각개전투. 약 5킬로를 넘어가니 몸이 좀 풀리면서 속도가 제법 붙네요.
그리고 아스팔트에 내 뒤를 따라 달리는 그림자를 하나 보게됩니다.
기분에 달자는 아닌거 같고. 뒤돌아봤다가는 넘어질거 같아서 엄두가 안나고.
뭐 상관 없습니다. 나도 대회며 한강 로드때 남의 팩에도 곧잘 끼어 달리곤 하니까요.
2006년도에 회사근처 평촌의 모 인라인 동호회에서도 잠시 활동을 겸한 인연으로
대회때 그 동호회 멤버를 보면 인사도 나누고 뒤에 매달고 달리기도 합니다.
물론 여자를 달고 다닙니다. 나보나 느린 남자들 별로 없습니다. 으흐흐흐.
지금 뒤에서 죽어라 따라오는 사람도 얼핏 여자 같습니다. 그런데 바짝 붙어 잘 따라옵니다.
바닥의 요철이며 맨홀 등등 주의를 주며 반환점을 돌아서서 시계를 보니 아! 이런 30분이나 지났군요.
지난 인천에서는 등바람 영향도 있겠지만 20분에 주파를 했는데...
반환점을 향해 달리는 상호형이랑 라진이 얼굴이 보이네요.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복을 펄럭거리며 달리는 용인이랑 계현이도 줄줄이 보입니다.
펄럭거리며 달리자니 힘이 두 배로 많이 들겠죠?
"계현아! 힘들어 죽겠지?"
내 뒤를 따르던 여자분은 소양강 다리에 접어들 때 즈음부터 떨어진것 같습니다.
기다려줄 시간이 없습니다. 1시간 안에는 들어 와야 하니까요.
9킬로 팩속의 영진이랑 시연이를 흘낏 보며 지나쳤습니다.
21킬로에 참가한 레이싱 신은 초등학교 저학년 두 명의 속도에 내심 놀라며 냅다 추월해버렸습니다.
마지막 오르막길도 내딴에는 아주 힘주어 오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골인점을 향해서 두 팔을 힘껏 저으며 마지막 힘을 죄다 짜내어 봅니다.
'아! 여기서 사진 잘 나와야 할텐데. 폼은 괜찮을라나?'
그렇게 골인점을 통과하고 토할것 같은 가슴을 진정시킵니다.
손목시계를 보니 54분대.... (난 춘천이 싫다....)
그래도 앞서 달려준 보람이 있네요.
우리 부스에서 쉬고 있는데 웬 여자분이 다가와 두리번거리며 누구를 찾습니다.
아하! 알겠다.
"제 뒤에서 같이 달리신 분 이죠?"
고맙다고 찾아와서 인사를 해주시는군요.
신달자 슈트 입고 타기를 잘 했습니다.
역시 인라인 탈만 합니다.
춘천 좋군요.
첫댓글 ㅎㅎ 여러모러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임 화이팅~@
즐겁게 타는게 최고.... 일이도 수고했어^^
흡..절 버리고 가시다니요...ㅜ.ㅜ
경험마니 했네~~ㅋ 조은정보 마니 올려라~ㅋ
ㅋㅋㅋ....수고했어...^^;;
즐기러 오신 분답게 조용히 잘 마치시더라구요 수고하셨슴다^^
ㅋㅋㅋ 즐기면서 타시는 모습보니 제가 더 좋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빠도 너무 재밌게 달리고 오신듯.....^^.
좋은 일 했네...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