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자는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더듬어 읽을 수 있게 지면에 볼록 튀어나오게 점을 찍어 손가락 끝의 촉각으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든
특수한 부호글자입니다. 이 점자는 5살 때부터 맹인으로 살아야 했던 프랑스의 브라유(Louis Braille)가 1829년에
고안한 것입니다. 크고 작은 6개의 점의 배열을 여러 가지로 해서 문자 및 부호를 나타내게 한 것으로, 현재 세계 각국의
표음문자를 쓰는 나라는 이것을 그 나라 문자에 맞추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세기말 미국인 선교사인 R. S Hall 여사를 통해 점자가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그 후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가 재생원(현 서울맹학교)을 만들면서 6점식 가나 점자가 들어왔습니다.
점
자는 작고 둥근 6개의 점을 볼록하게 돌출되도록 만든 것이며, 점자는 6개의 점이 모여 한 칸이 되는 것입니다. 이 6개의 점은
세로로 3개, 가로로 2개로 구성됩니다. 각 점에 1에서 6까지의 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이 6개의 점 중에 어떤 점을 돌출시키는
지에 따라 63개의 각각 다른 점형이 생기며, 이 점형에 의미가 부여된 문자가 점자인 것입니다. 한글의 경우, 초성과 모음,
종성 각각에 점형이 다르게 약속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점자는 우리 한글의 우수성처럼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약 20여종의 점자
보다 그 우수성이 탁월하고, 사용자의 편의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하고 싶은 학업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사회에서 각기 자신이 맡은바 일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은 바로 이 점자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선생(1888 ~ 1963)
암자의 소나무처럼 절개를 굽히지 않도록 송암이라 부르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평생을 바치게!
일본의 눈을 피해 우리말 점자를 창안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송암 박두성 선생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은 스승 이동휘의 뜻을 받들어 앞 못 보는 이들에게 빛을 주는 일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일본은 합방 이후 조선총독부 재생원 (현재 서울 맹아학교) 관제를 공포하고 그 안에 맹아부를 설치했습니다. 일제의 손에 의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맹아학교가 세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박두성 선생님은 이곳으로 발령 받으면서 남이
하지 않는 일 맹아학교에 첫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을 가르친다는 건 쉬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본 자료인
점자교과서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죠. 그는 강력히 주장하여 일본의 점자인쇄기를 들여오게 했고, 본인 스스로도 점자공부에 매달려
일어판이기는 하지만 한국 최초의 점자교과서를 출판했습니다.
삼일운동이 일어나고 일제는 재생원 학생들에게도 조선어를 쓰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송암 선생님은 앞 못 보는 사람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지 않으면 이중 불구자가 되어 생활을 못하게
된다고 항의를 하여 결국 모국어를 사용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는 시각 장애인들에게 하루 빨리 한글 점자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해 한글점자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학생들과 “조선어점자연구회”를 비밀리에 결성하고 연구를 거듭한 결과 드디어 1926년 11월
4일 훈맹정음을 반포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박두성 선생님은 성경 외에도 총 79종에 이르는 책을 점자화 했습니다. 그가 임종
직전에 남긴 말. “점자책을 쌓지 말고, 꽃아 두라.”
점자책은 쌓아 두면 돌출부가 납작해져서 해독 할 수가 없는데, 평생 점자를 위해 산 그의 점자 사랑이 담긴 그다운 유언입니다.
그는 시각장애인에게 빛을 준 세종대왕이입니다.
훈
맹정음은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1998년 문화관광부의 '한국 점자 규정집'으로 정리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훈민정음처럼
민중들에게 퍼져 이를 토대로 많은 점자책들이 만들어져 다양한 이야기가 시각장애인들에게 전해지는 것이죠. 시각장애인도 이제 책과
이야기를 접할 권리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또 점자도서관들이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
지만 훈맹정음을 쓸 수 있는 시각장애인 수는 아직도 극히 적은 실정입니다. 국내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만8,000여명, 이 중 점자가 꼭 필요한 1~3등급의 중증 시각장애인만 5만4,000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자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1만 명 정도에 불과하며 보급률도 과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시각장애인 단체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
반인을 위한 도서가 일 년에 약 5만권 정도 출판된다고 합니다. 출판의 홍수인 셈이죠. 하지만 점자책은 0.1%인 50권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출판되는 책이 없는데 시각장애인들이 애써 점자를 배울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죠. 최근에는 점자
외에 녹음도서인 오디오북 등을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녹음도서 출판률은 더욱 더 심각해서 점자책보다 그
수가 더 적다고 합니다. 또 녹음도서는 글 쓰는 데도 도움이 안 돼 실질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사회에 적응 하는 데에 보탬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점자를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 문자 체계를 알 수 없어 결국 문맹자로 남을 수밖에 없기에 그들의 사회적 권리를
위해 점자 보급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최근 각 지역마다 공공 도서관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은 전국에 35개가 있는데 국ㆍ공립은 하나도 없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도서관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금은 사실 적다고 합니다.
이
에 한국점자도서관 및 대전점자 도서관 등 점자 도서관에서는 전국의 25만 시각장애인들과 독서 장애인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점자 월간지도 발간하고, 무료로 책도 대여해 줍니다. 하지만 많은 자원과 일손이 부족하여 봉사자와 후원가족을
모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성녹음 봉사, 편집, 입력 등의 봉사를 합니다. 후원금은 점자도서, 녹음도서 제작 및 아동용 묵점자
통합 교재를 만들어 우리 주위의 시각장애인이나 독서 장애인들을 위해 값지게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뜻이 있으신 분들은 아름다운
목소리,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보세요.
그
리고 눈을 감고 신경을 손끝에 모아 엘리베에터에 있는 층을 나타내는 점자라도 한 번 짚어보세요. 엠보싱 화장지처럼 뽀송뽀송한 그
느낌이 손을 타고 머릿속을 파고 들 것입니다. 무슨 뜻인지 유추해 보세요. 시각장애인들은 이 점자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사실을
알며 국민권윅위원회 블로그 글을 지금 읽고 있는 우리의 눈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그리고 우리 주변의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많은 지원과 제도 개선을 위해 목소를 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각장애인들이 우리 국민권익위원회 블로그의 글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그렇게 세상과 더 많이 소통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첫댓글 첨아는 사실입니다
훌륭한 분이시네요 송암 박두성 선생님
기억해 두겠습니다
송암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정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사회를 위해 헌신하다 살아가신 수많은 분들의 공덕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말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