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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심선진입니다.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1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복지요결을 공부했습니다.
한달 전부터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많이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간 현장을 떠나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정말 일을 잘했을까, 혹은 피해만 주는 직원 혹은 동료가 아니었을까.
내가 하는 일을 명확하게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잘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어불성설아닐까.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 복지요결을 신청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공부하고 정리하다보면 답이 좀 보일까 싶었습니다.
늦은 밤,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별을 헤며 제주에서의 첫 날을 보냈습니다. 모든 별자리가 물음표로 보였습니다.
마음에 간직한 온갖 물음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다음 날, 복지관에 도착하자 "이웃이 많아지는 세상을 꿈꿉니다"라는 말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 또한 꿈꾸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온갖 단어들이 생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이웃이 뭐지?..... 강독하는 내내 수업 하는 내내 구글과 국어사전을 찾아보며 들었습니다.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알고 있는 게 맞나. 아는 단어도 다시 찾아봤습니다.
이번 연수는 복지요결 본문을 다 읽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습니다.
처음으로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복지요결은 격몽요결의 '요결'이라 했습니다.
요결은 어리석음을 깨치는 비결입니다.
어린이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오서로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하는 기본 책입니다.
복지요결도 그렇습니다. 때문에 처음부터 꼼꼼히 읽어봅니다.
서귀포서부종합사회복지관 신혜교 부장님의 목소리를 따라 머리말을 읽었습니다.
1. 머리말
사회사업 바르게 하고 싶습니다.
사회사업 잘하고 싶습니다.
복지요결은 사회사업 바르게 잘하는 길을 근본으로부터 탐구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를직접 대하여 돕는 일 가운데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p.3
한 문장 한 단어 행간까지 꾹꾹 그 의미를 잘 새길 수 있도록 꾹꾹 눌러 읽어주신 덕분에 내용도 잘 들어왔습니다.
근본을 밝히지 않고도 사회사업 바르게 잘할 수 있을까요?
.... 사회사업이 어떤 일이며 무슨 가치가 있는지, 의미도 모르고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문제의 근원이 무엇이며 복지의 바탕이 무엇인지 원리도 모르고 그저 뛰어들 수 없습니다.
p.6
외인의 오해 비판 조롱 천시 따위는 작은 문제입니다.
스스로 확신이 없거나 생각이 없거나 모른다는 사실, 이게 진짜 큰 문제입니다. 근본도 없이 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무서운 겁니다. p.129
잘하고 싶다면서 그 기준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모순이라는 말에 마음이 아렸습니다.
이상이 없을 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말도 아렸습니다.
나의 이상과 가치는 무엇일까요. 무엇을 위해 현장에 있으면서 울고 자책하고 누군가를 미워했던 것일까요.
사람을 사랍답게 돕고 싶고, 사회를 사람 사는 것 같게 하고 싶다는 말, 사회사업은 이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을 생각하는데서 비롯된다는 말을 3일 내내 곱씹었습니다.
더불어 아래의 개념어를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한덕연 선생님께서 틈틈히 외울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핵심개념어는 버벅거리지 않게, "똑 떨어지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게 온전하게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아래 개념에 대해 한번 생각하고 정리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1. 사람다움
2. 사회다움
3. 열쇠 말
4. 약자 : 사회적 약자, 상황적 약자
5. 공생
6. 이웃과 인정
7 사회사업 개념
8. 당사자
9. 지역사회
10. 복지
11. 사회복지와 사회사업
12. 사회사업 가치
13. 사회사업 이상
14. 사회사업 철학
15. 생태
16. 관계
17. 강점
18. 자주, 자립, 독립
19. 자주성과 공생성
20. 상황 1) condition 2) situation
21. 칭찬
* 정합성
사람과 사회에 관한 생각, 개념 가치 이상 철학 주안점과 방법을 비롯한 사회사업 온갖 이론과 실무 이야기가 가지런히 들어맞게 합니다. 서로 모순되거나 따로 놀지 않게 합니다.
내용을 간단히 옮겨 적어보겠습니다.
1. 사람다움 :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2. 사회다움
1) 약자도 살 만해야 하고 약자와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약자도 살만한 사회는 여느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 시설 제도 제품 서비스 조직 문화 따위의 일반 수단을 약자도 이용할 수 있는 사회입니다.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는 사람들이 "제 마당 제 삶터"에서 약자와 서로 함께하거나 돕거나 나누는 사회입니다.
2)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야 합니다.
3. 열쇠 말
사회사업 연구의 열쇠 말은 사회사업 온갖 이론과 실무 이야기를 풀어내는 실마리이고 그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벼리
* 벼리 :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4. 약자 : 사회적 약자, 상황적 약자
1) 사회적 약자 : 그 사회 여느 사람이나 다른 게층 집단에 비해 약하거나 불리한 쪽에 속하는 사람
그래서 그 사회와 자원의 기회를 이용하는 데 그 사회에 참여 기여하는 데 복지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쉬운 사람 (실체적 개념)
2) 상황적 약자 : 어떤 상황에서 약한 사람, 그 때 그 일에서 사회사업 도움이 필요한 사람. 후광 효과나 상동적 태도 경계하기
* 상동적 태도 : 사람을 하나의 독특한 특징만으로 평가하는 태도 (스테레오타이핑)
5. 공생
어울려 산다 (형식적), 더불어 산다 (실질적) -> 함께 산다 : 분리 배제 차별하지 않는 공생
6. 이웃과 인정
이웃 : 가까이 사는 사람, 자연스럽게 연락하거나 만나거나 왕래할 수 있는 사람
인정 : 사람들이 함께하거나 돕거나 나누는 정
7 사회사업 개념
'사회사업은 어떤 일인가'에 관한 생각 또는 사회사업이라는 말의 뜻입니다.
*배타적 정의, 포괄적 정의
1) 근본 관점 :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구실) 더불어 살게 돕는 일
2) 사회관점 : 사회 속에서 복지룰 이루게 돕고(방법) 사회 속에 복지가 흐르게 (목표) 하는 일
8. 당사자 : 복지를 이루는 데 사회사업 도움을 받는 사람
9. 지역사회 : 당사자의 지역사회, 기관의 지역사회
10. 복지 : 복된 상태 또는 그런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
* 소극적 사업 : 소극적 복지를이루는 사업, 문제를 다스리는 사업 곧 문제를 해소 완화 보완 예방 억지(抑止)하는 사업
문제를 다루되 문제와 직접 상관 있어 보이는 사업
* 적극적 사업 : 적극적 복지를 이루는 사업, 좋은 것을 살리는 사업 곧 좋은 것을 회복 개발 유지 개선 강화하는 사업
문제와 상관 없이 벌이는 사업 또는 문제를 다루는데 문제와 상관 없어 보이는 사업
11. 사회복지와 사회사업
사회복지 : 사회가 이루는 복지, 사회분야의 공조직이 이루는 복지
사회사업은 사업, 하는 일
사회복지는 복지, 되는 것
12. 사회사업 가치 : 복지를 이루는 데 유용하거나 바람직한 속성,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
13. 사회사업 이상 : 사회사업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목표 또는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14. 사회사업 철학
* 철학 : 어떤 일을 바르게 하는 길에 관한 생각
사회사업 바르게 하는 길에 관한 생각
철학이 없으면 시세나 명리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기 쉽습니다. 바르게 하고 있는지 확신은 커녕 확인조차 할 수 없습니다.
15. 생태 : 상호작용의 양태
16. 관계 : 타자와의 연결, 사회사업은 '연락하거나 만나거나 왕래하면 좋을 사람, 함께 하거나 돕거나 나눌 만한 사람과의 연결', 이런 관계에 주안점을 두고 돕습니다.
17. 강점 : 복지를 이루는데 이롭고나 쓸모 있는 것
1) 당사자 쪽 강점 2) 사회사업가 쪽 강점
1) 직접 강점 2) 간접 강점
18. 자주, 자립, 독립
자주 : 자기 일에 주인 노릇 하거나 주인 됨
자립 : 스스로 섬, 자력으로 서는 것
독립 : 따로 섬, 종속에서 벗어나 집단에서 분리되어 따로 섬
19. 자주성과 공생성
자주성 : 자기 일에 주인 노릇 하려는 생각 (현상), 주인 되고자 하는 마음 (내면) 실제로 주인 노릇하거나 주인 되는 현상 (양쪽으로 쓰임)
공생성 :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 더불어 살려는 마음, 실제로 더불어 사는 현상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의 핵심 속성
20. 상황 1) condition 조건 상태 2) situation 때 과정
21. 칭찬 p.171
내가 하고자 하는 일, 하는 일을 명확히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3일간 서귀포서부종합복지관 관장님, 부장님, 직원 분들, 작은 예수의 집 선생님 두 분, 홍준호 소장님, 이연신 선생님까지 사회사업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에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혹여 내가 했던 지난 날들이 노력보다 노력하는 척이었을까, 사회사업을 잘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걸까. 그동안 제대로 일을 하긴 했었던가. .... 변명하고 시기질투하고 나를 챙겨주는 선배 하나 없다며 탓하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지난 날, 열심히 보다 잘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 기준을 몰라 헤매던 지난 날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위로를 바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당당하지 못한 제가 답답했습니다. 신념과 이상에 대해 온갖 있어 보이는 말을 늘어놓으면서도 정작 그런 것들을 위해 작은 것 하나 포기하지 못하는 내 자신도 보았습니다.
어떤 일을 오래할 수록 그 일을 잘하는 데 필요한 노력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천천히 뜨거워지는 물 속 개구리처럼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노력의 기준이 낮춰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노력을 점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자위하고 싶습니다. 서두르기보다 한 걸음 늦게 가더라도 스스로 확신을 갖고 발을 내딛고 싶습니다.
복지요결 중 신중히 임시로 최소한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 중 '신중'이라는 단어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 신중 : 매우 조심스럽게
* 신 愼 : 心(마음 심)과 소리를 나타내는 眞(참 진)이 합쳐진 형성자입니다.
마음의 정직함을 뜻하는 말인 듯 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태도나 언행을 조심스럽게 가져야 함을 느꼈습니다.
행동하기 전 말을 바로 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개념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보내었습니다.
다음 번 복지요결을 읽을 때는 평소 제 생각을 정리하며 읽어보겠습니다.
제주에서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제 마음처럼 제주 하늘도 다채롭게 변했습니다.
예쁜 하늘, 흘러가는 구름들 아래 겨울 동백의 향기, 파도의 거품, 폭풍 같은 바람....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두 눈에 담고 담아도 끝없이 이어지는 반짝이는 바다와 별들 덕분에 지난 날을 조금은 흘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이 평범하길 기도합니다. 제 일상도 그러길 바랍니다.
출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식구 또는 친구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그런 하루.
그런 일상이 도둑 맞은 듯한 기분에 도대체 언제쯤 그런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급해집니다.
그럼에도 하나의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회복지, 사회사업하길 참 잘했다입니다.
수많은 질문들, 특히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매일 흔들리지만, 사회사업을 공부하며 조금씩 개인의 답도 찾아갑니다.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말을 믿어보려 합니다.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그럼 4주차 강의 때 저는 또 제주에 내려갑니다.
첫댓글 우와.. 후기만 읽어도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심선진 선생님께 위로가 되고 힘이 나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선진 선생님의 깊고 진중한 마음, 따뜻한 감성이 글에서 전해집니다.
선생님이 정리한 개념과 생각을 읽으며 지난 날의 저의 모습도 성찰하게 됩니다.
용기내어(?) 기록하고 공유해주어 고맙습니다 ^^
이번 복지요결 강독회에서 배우고 느낀 것과
제주의 감성과 느낌이 모두 합력하여
선진 선생님의 삶에 큰 힘이 되길 소망합니다.
심선진 선생님 함께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