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섭 3형제를 제도하다 >
조로아스터교(배화교)는 무려 기원전 거의 1,800년경에, 자라투스트라에 의해 창시된 종교로 창조신 ‘아후라 마즈다Ahura Masda’를 믿는 종교입니다. 기원 전 5~6세기에는 이란과 그리스, 페르시아 등 넓은 지역으로 퍼졌고, 인도의 북방도 그 영향권에 들어가는 시기였습니다.
조로아스터교가 유대교와 기독교 발생의 사상적 모태가 되었다는 사실은 종교학자들에게는 상식에 속합니다. 선·악의 대결 구도가 교리의 모티브가 되고, 창조신과 구원 등이 핵심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도 3개의 계급제를 인정하였다는 것입니다. 인도에서 계급제의 시작 시기를 통상 기원전 1,000년경 인도를 침략한 아리아인들에 의해서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정복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4계급제를 급속히 정착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조로아스터교까지 크게 전파시키기에는, 베다 등의 사상과 인도 자체의 힌두이즘이 워낙 여러 형태의 신앙으로 이미 나타나 있었던 것입니다. 놀랍게도 인도 봄베이 출신의 세기적 지휘자인 주빈 메타(Zubin Mehta 1936∼)가 조로아스터 교도라고 합 니다.
붓다의 제자 중에서도 ‘불을 섬기는’ 신앙의 무리는 대표적으로 가섭 3형제가 있습니다.
붓다께서 깨달음을 얻은 후 첫 걸음으로 택하신 것은 마가다국의 수도 왕사성에서 역시 불을 섬기는 3형제인 첫째인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 둘째인 나제가섭那提迦葉, 셋째가 가야가섭伽耶迦葉입니다(상수제자인 마하가섭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입니다).
이들은 붓다와 논쟁을 벌인 후 자신들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무려 제자 1,000명을 거느리고 붓다께 귀의합니다. 붓다의 첫 행보의 최대 성과였습니다.
바라문이 됐든 조로아스터교를 신봉하든 붓다께서 가장 싫어하셨던 바라문교의 병폐가 4계급 제도인데, 조로아스터교의 3계급제 라고 하여 붓다께서 인정해 주시기는 만무한 일이었습니다. 『숫타니 파타』에서 이들이 붓다께 여쭙기를 어떤 계급 출신이냐는 질문에, 붓다는 “나는 바라문도 아니고 왕족도 아니오. 나는 바이샤족 사람도 아니고, 다른 어떤 계급에도 속해 있지 않소. 일반 범부의 가문은 잘 알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깊이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간다오”라는 말씀으로 답합니다.
게다가 자신의 출신인 왕족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까지 단호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렇듯, 붓다께서는 철저히 ‘현재 언행을 하고 있는 나’를, 그 사람 자체의 모든 것을 나타내 주는 가치로 삼으셨습니다.
이 사실을 유추하면 붓다는 결단코 인간에게 현재 벌어진 결과를, 전생의 업業이라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단정을 용인하지 않으셨음이 분명합니다.
현재 바라문은 전생에 바라문이었고, 현재 왕족은 전생에도 왕족이었다는 당시로서는 상식에 속하는 일을 단호하게 부정하신 것입니다. 붓다의 승단에서는 전생의 연장이라는 4성제라는 계급주의나 출가전의 지위는, 결코 아무런 차별과 선민의 빌미를 제공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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