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집에 실과 바늘이 없다고 하는 아이들도 꽤 있어서 제가 놀랄 때가 많습니다.
가정에서 재봉틀이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 되었지만 실과 바늘이 없다는 얘기는 그 집에 여자가 없다는 얘기와 같은 거 아닌가요?
제가 왜 아이들에게 실과 바늘을 묻는가 하면, 아이들이 명찰을 달지 않고 다니거나 단추가 떨어진 옷을 입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여자 선생님들에게 가보라고 해도 바늘과 실을 비상용품으로 가지고 다니는 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달고 오라고 하면 집에 실과 바늘이 없다고 무덤덤하게 말을 합니다. 정말 없는 것인지는 제가 확인할 수야 없지만 놀라서 물으면 모든 건 다 세탁소에서 해온다는 겁니다. 물론 옷이 떨어지거나 터지고 한 건 세탁소에 맡기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들 명찰 달거나 옷의 단추 정도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입니다.
요즘 양말을 기워 신는 집은 볼 수가 없지만 제가 서울에 올라와서 한참은 어머니께서 양말을 기워주셔서 기운 양말을 신고 다녔습니다. 신발 벗고 들어갈 일도 없는데 신발 속의 양말을 기워신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저도 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눈이 어두워지셔서 그런 일을 못하실 때 까지는 양말을 기워 신었습니다.
옷의 단추가 떨어지면 집사람보다 제가 달아서 입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제가 답니다.
오늘 어느 쇼핑 고수라는 분의 이야기를 보니 옷을 잘 만들었는지 아닌지는 단추를 확인하면 알 수가 있다고 나왔습니다.
단추의 앞면이 아니라 뒷면을 보라고 했는데 단추 구멍이 네 개인 건 다 비슷하지만 그 구멍에 X 로 실을 네 번 이상 넣었는지와 단추와 옷 사이에 실을 감았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그 고수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단추를 다 기계로 단다고 하는데 기계로 다는 단추라도 반드시 위와 같아야 믿을 만한 옷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저는 그보다 더 단단하게 합니다. 실을 두 줄로 꿰서 다섯 번 이상을 반복한 뒤에 한 구멍으로 바늘을 째서 뿌리감기도 다섯 번 정도를 합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바지 단추가 오래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 단추가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옷을 처음 살 때에 다 예비 단추가 옷 안에 들어 있습니다. 이를 미리 빼놓았다가 단추를 분실했을 때에 집에서 달면 됩니다.
쫀쫀하다고 웃을 지도 모르지만 생활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