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곤 성역 회전 파트에서 제국이 동맹령 원정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일 때 반대측의 대표적인 인물로 프리드리히 3세의 이복동생인 슈테판 폰 바르트바펠 후작이 등장하는데 그는 총 3가지 원인을 들어 원정에 반대했습니다.
1: 준비기간에 문제가 있다. 필승을 위해선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데 이러면 적에게 준비할 시간을 늘려주는 꼴이고 그걸 극복하려고 지나치게 빨리 가려다간 준비시간이 모자라진다.
2: 지리조건에 문제가 있다. 적의 본진은 1만 광년이나 되는 머나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 이러면 보급도 문제가 되지만 그곳은 미지의 영역이므로 아군은 지리도 모르는 곳에서 싸워야 한다.
3: 지휘관에 문제가 있다. 지휘관이란 작자가 전쟁과 카드놀이도 구분 못하는 멍청이인데 이길 수 있겠나.
이에 자존심 상한 헤르베르트가 징징대지만 바르트바펠은 대강 "제위를 무사히 계승하고 싶으면 이번 원정을 지휘하는건 그만두기를 바라겠소 대공의 목숨 날아가기 싫으면, 황제라면 판단력은 있어야 하고 황제가 잘못되면 나라 전체가 잘못되는데 함부로 나대는건 자제하는게 어떻겠소?" 식의 말로 반박하고 이에 또 헤르베르트가 징징대자 참지 못하고 골덴바움 가문의 장래가 기대된다며 비아냥대는데 이거 때문에 프리드리히 3세에게 찍혀 모진 대우를 받습니다.(발언 금지, 작위 강등, 영지 삭감, 오딘 출입 금지) 그리고 바르트바펠 '남작'에 대한 마지막 언급은 남은 영지에 칩거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3년 뒤 병사했다인데 여기서 의문점이 드는게 있습니다.
첫째는 바르트바펠이 '병사' 했다기에는 지나치게 젊다는 것입니다. 헤르베르트의 숙부라고 하지만 원작에서 둘의 나이차는 열 살도 되지 않는다고 되어있는데 애니에서 공개된 프리드리히 3세의 외모를 감안하면 헤르베르트는 20~30대일 것이고 바르트바펠도 많아봐야 40대일 것입니다. 겨우 40대에 병사라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이라고 하긴 뭣합니다. 아무리 작위가 강등되었더라도 명색이 '귀족'인 만큼 평민들에 비해서야 가진게 많은 사람이니 웬만한 병은 의사들에게서 치료받으면 그만입니다.
둘째는 사망 시기입니다. 다곤 성역 회전은 결국 제국군의 참패로 끝났고 유력한 계승 후보자인 헤르베르트가 몰락하자 제국은 그 길로 극심한 정치적 혼란에 빠져 막시밀리안 요제프 2세가 수습하기까지 검붉은 '6'년이라는 혼란기가 시작됩니다. 문제는 이 6이라는 숫자로 즉 바르트바펠은 검붉은 6년 중에 죽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동안에 황제인 구스타프가 헤르베르트의 부하들에게 독살되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과연 '병사'를 그대로 믿을 수 있을 지 미지수입니다. 하필 적이 된 헤르베르트는 형의 시녀에게 추파 던지다 퇴짜맞았다고 보복하겠다고 하는 상찌질이인지라 바르트바펠에게 복수 시도를 하려고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원인불명의 이유로 죽었는데 병사로 처리되었을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셋째는 골덴바움 왕조의 정치환경입니다. 골덴바움 왕조는 황제 1명과 소수의 대귀족 중심의 정치로 프리드리히 3세가 즉위하기 전부터 이미 제위를 두고 암투가 잦았다고 하는데 이런 고위층 사이에서의 암투가 잦은 환경과 큄멜 남작과 관련되어서 친척의 재산을 '관리' 라는 명목으로 강탈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권력 뿐 아니라 재산을 두고도 다툼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완전히 몰락한 바르트바펠 후작은 정치적 입지가 매우 줄어든 것은 매우 자명하며 이 때문에 그가 가진 것을 빼앗고자 하는 대귀족이 손을 썼다든가 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명색이 황족 출신이지만 난잡하기 짝이 없는 골덴바움 왕조의 황제들 특성상 황족 출신 귀족이 한둘일 리가 없고 더군다나 황제에게 밉보여 찍히고 본인도 복권을 위해 활동하지 않았으니 만만한 먹잇감으로 찍혔을 수 있습니다.
물론 골덴바움 왕가는 시조인 루돌프부터가 유전병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돌며 그 후손들에서도 사산, 유산, 요절이 잦았다는 점에서 보면 바르트바펠 또한 루돌프의 후손인 만큼 그냥 진짜로 병사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쳐도 나이, 시대, 골덴바움 왕조의 고질적인 정치환경은 그의 병사가 정말 병사가 맞는지 의아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