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주부 7명에게 로또복권 1등 당첨번호를 가르쳐주겠다고 꾀어
14억여원을 받아낸 40대 여성 무속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나는 족집게 선녀보살로 신이 내린 사람이다.
로또 1등 당첨번호를 알려주겠다.”며 주부들을 혹하게 한 것이다.
한 부인은 무려 4억 3천만을 갖다 바쳤다니
이 정도면 그 부인은 마귀에 홀린 것이다.
한마디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오로지 부자가 되고자 하는데서 오는 마음의 병,
오로지 질병에서 낫고자 하는데서 오는 마음의 병은
오늘날 더 무섭게 퍼져나간다.
복권 당첨이 이 병을 낫게 할 수 있을까?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수많은 병자를 고쳐주신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에 마귀 들린 사람도 많이 있다.
마귀는 악마, 악령이라고도 불리는데
히브리어로는 사탄(고소인, 괴롭히는 자)이라고 불라고
그리스어로는 ‘디아볼로스’라 불리는데
디아볼로스는 ‘이간질 시키는 자’, ‘적대자’(1사무 29:4)라는 뜻이다.
가톨릭대사전은
악마를 하느님이 “창조하신 것들을 파괴하여
질서가 있는 곳에 혼란을,
빛이 있는 곳에 어둠을 가져오는 존재이며,
강한 증오와 자만심으로 하느님께 대항하고
인간의 죄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라고 정의하는데
이 정의는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악마는 여기 사람이나 물건이 있듯이 그렇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느님도 천국도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까 악마는 우리 밖에서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를 이간질시키고 괴롭히는 어떤 형체를 가진 존재가 아니다.
악마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인생이 수없이 많은 이간질과 괴롭힘을 당하는 현실에
처해 있음을 암시할 뿐이다.
이런 면에서 달라이 라마가 악마를
다음과 같이 정의내린 것은 타당하다.
“악마를 저기 저 바깥에 존재하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힘을 가진 매우 부정적인 존재로 여겨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바깥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악마라는 단어는 우리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인 성향이나 충동과
더 관계가 깊은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달라이 라마, 145)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신 것은
악령에 들린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악의 세력에서 치유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그들이 앓는 병은 그들 밖에 실존하는 어떤 마귀가
그들의 몸 안에 들어와 일으킨 것이 아니라
세상의 죄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러기에 그 병은 소위 구마의 예식을 통해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명령을 하거나(루카 4,31-36)
손을 내밀거나
또는 그들의 머리에 안수하시는 것은
실존하는 마귀를 쫓아내는 주술 행위가 아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그들이 병에서 나았거나,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손을 얹어주실 때 병이 나았다(마귀가 나갔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과 손길에서
그들 가운에 이미 와 있는 하느님의 나라를 느꼈다는 것을 암시한다.
예수님께서 시몬의 집에 가셨을 때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에 시달리며 앓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가까이 가시어 열을 꾸짖으시자
열이 가고 부인은 일어났다.
열을 꾸짖으셨다는 데서
열이 의인화되었음을 본다.
열이 악마처럼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셨다는 사실이다.
이 다가가심은 안수와 같은 행위이다.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이를 볼 수 있다.
해질 무렵 사람들이 온갖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는데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주셨다.
그렇게 마귀 들린 사람들을 고쳐주셨다.(루카 4,38-41)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심,
손을 내밂,
안수 등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해주셨다.
그들의 아프고 병든 몸을 향해 내미는 예수님의 손은
한 인간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사악하고 무서운 손이 아니라
지금껏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자비의 손이다.
상처를 어루만지고
병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사랑의 손길이다.
아픈 사람들은 이 손길을 느끼면서 위로를 받고 일어서게 된다.
안수는 어떤 신령한 기운을 불어넣는 행위가 아니다.
안수는 우리 가운데 와 있는
하느님의 나라를 느끼게 해주는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이다.
그들은 신 기운에 의해서 병이 낫기를 바라지만
예수님은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게 하여 그들을 낫게 하신다.
하느님 나라의 현존을 깨달을 때
사람은 건강한 몸으로 일어설 수 있다.
그 부인의 병은 복권 당첨이 아니라
예수님의 안수,
우리의 안수,
우리 사회의 안수를 받음으로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안수하는 존재로 태어나야 한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는 존재로 태어나야 한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손길에서 하느님의 권위를 느꼈고
그분의 말씀에서 하느님을 음성을 들었다.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루카 4,36)
이 권위는 십자가에서 나온다.
남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십자가의 사랑,
이런 사랑으로
예수님은 마귀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신다.
그리스도는 자신을 십자가에 내어놓음으로써
악의 세력을 십자가에 못 박으셨다.
(* 악마, 마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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