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노정숙, 제11회 윤오영수필문학상 수상
제11회 윤오영수필문학상 시상식이 4일 오후 서울 더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올해의 수상자는 중견 수필가 노정숙 씨.
(시상한 뒤 기념 촬영한 심사위원장 임헌영 문학평론가와 노정숙 수필가)
윤오영 수필문학상 심사위원회(문학평론가 임헌영, 유성호)는 "우리 시대에 부재하는 어떤 보석 같은 사례들이 적극적으로 소환되고 구성되고 아름다운 문장을 얻어간다. 그 안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침묵과 의문과 애도와 질주의 시간 사이로 작가 노정숙의 사유와 언어는 적정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얻어간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오영수필문학상은 2014년 월간 『한국산문』이 수필가 윤오영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려 제정한 상으로 그간 수필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집을 출간한 수필가들에게 상을 수여해 왔다. 상금은 500만원.
윤오영 선생은 1907년 서울 출생이며 1976년 타계했다. 1959년 문학 잡지인 『현대문학』에 수필 「측상락(厠上樂)」을 발표한 이래 본격적으로 수필을 쓰기 시작,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수필을 많이 발표했다. 그의 수필은 서정적이고 여백의 함축미가 돋보이는 작품 세계를 이루었다고 평가받는다.
올해의 수상자인 노정숙 수필가는 한국 아포리즘 수필을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아 왔다. 아포리즘 수필은 오랜 경험을 집약한 짤막한 글이다. 시 분야에 짧은 시 쓰기 운동이 벌어지고, 웹툰 분야에 ‘컷툰’이라는 짧은 만화가 유행이듯이 수필 분야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포리즘 수필이 탄생한 바, 그 문을 활짝 열어젖힌 작가가 노정숙 씨였던 셈이다.
노정숙 수필가는 수상소감에서 "글을 쓰는 일은 상처와 결핍마저 재산이 되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조촐하고 품격 있는 어른이 곁에 계신 듯 의지가 되고 미덥습니다. 제게 윤오영수필문학상은 더없는 행운입니다. 멀리서 흠모하던 분의 눈길을 받은 것과 같습니다"라고 하여 고 윤오영 선생을 기렸다.
이날 시상식장에서 보았던 흐뭇한 두 장면은 시상식 사회를 본 박화영 수필가가 수상자의 가족을 따로 호명해 박수를 받게 한 것과 수상자의 아들딸이 아니라 며느리와 사위가 나서 어머니인 수상자의 뒷수발을 들고 있는 점이었다.
노정숙 수필가는 이번에 선정된 수필집 『피어라, 오늘』의 ‘작가의 말’에서 ‘내 글쓰기를 도와준 건 남편과 딸의 무관심이다. 그로 인해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들은 자주 책을 선물하며 응원한다. 덕분에 조금 더 눈길이 넓어졌다. 조용한 가족은 드러내지 않고 나를 밀어준다.’고 하여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바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재윤 수상자 사위, 임헌영 문학평론가, 이재무 시인, 노정숙 수필가, 오봉옥 시인, 김연님 수상자 며느리)
이날 시상식장에는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하 간부들, 한국산문작가협회 임원 및 회원들, 노정숙 수필가의 지인들로 가득했다. 이날 시상식은 윤오영수필문학상 이외에도 『한국산문』 신인상, ‘한국산문문학상’ 시상식이 함께 열려 축하객 200여 명이 참석했다.
노정숙 수필가는 2000년 『현대수필』 로 등단하여 『흐름』 『사막에서는 바람이 보인다』 『한눈팔기』 등의 수필집과 아포리즘 수필집 『바람, 바람』 을 출간했다. 제5회 한국산문작가상, 제9회 구름카페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계간 『현대수필』 주간과 성남문예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글ㆍ사진 = 오봉옥 (시인,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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