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라손.
발음도 참 꼬리꼬리한 꼬라손.
일부러 찾아 알기 전에야 누가 이 단어를
'심장'이라고 1이라도 느낄겐가.
헌데 더욱 놀라운건 우리 몇몇의 꼬라손은
그 위치가 심히 의심스럽다는거야.
" 야~ 너, 떨고있구나? 걱정마, 니 얘긴 아냐.
니 옆에 옆에..... "
우린 지난주까지 분명히 초급 수업을 했더랬죠?
여느때와 다름없이 일주일만에 찾은 연습실이었는데
오늘 왜 이리 낯설죠?
다시 초급 첫날이 된 듯 심화반의 첫날은
참.. 참.. 거시기 했더랍니다.
' 나만 그랬나? '
학년이 바뀌었다고해서 새학기 첫날 갑자기
세상 모든게 어제보다 여유로워지는게 아닌것처럼
어정쩡한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나봅니다.
중간중간 섞인 낯선 얼굴들도
그 거시기함에 보탬이 되었구요. ㅎ
언제쯤이면 내 집처럼, 내 사람처럼? 편안해질지..
또다시 까마득해지는 오늘. ㅜㅜ
처음 땅고를 시작할때부터 제 목표는 이거였습니다.
한걸음 걸었을뿐인데 " 와~~ 땅고!!! "
모두 환호하는 멋진 걸음이 욕심났습니다.
화려한 기교 없는데 깊이가 느껴지는 땅고.
그런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싶었습니다.
땅고에서 걷기가 얼마나 중요한건지는 후에 알게 되었죠.
심화 첫 시간. 쉬는 시간 급하게 까먹던 도시락을
여유로운 점심시간 느긋하게 먹는 기분으로
걷기부터.. 다시 그리고 아브라쏘.
서로의 심장을 마주하고 상대방의 심장소리를
들음으로 시작된다고 하던데...
그게 땅고라고 어디서 듣기는 들었는데.
싱싱하지 않은 심장들이어서인지
가는귀가 먹어가는 나이라서인지
솔직히 한번도 그대의 심장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네.
미안하이~
아~ 초급 첫시간 무렵 너무 떨려 쿵쾅거리는
그 소리는 맞추어 춤을 출 수 있는 심박이 아닌 ...
그냥 마구 뛰어대는 강아지 발소리같았고.
심화 첫시간!
멋지게 가슴을 맞대어 보리라..
그리고 그대의 심장도 느껴보리라...
그리고 진정 함께 걸어보리라.....
헌데 피식도 아니고 홀로 "ㄱㄱㄱㄱㄱㄱ~"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즉슨.
수사나쌉과 유안쌉의 자세하고도 정확한 설명으로
배꼽 언저리 코어라고 할 수 있는 그 위치에 힘 빡~!!
' 배에 힘줘본게 얼마만이지??'
나름 힘을 준다고 주었으나 전혀 티가 나지 않는
몸체들도 있었으니.. ^^ 무튼!
제자리에서 자세를 가다듬고
아브라쏘를 한 그 시점만해도 '둠두.. 두둠..'
뭔가 심장이 제대로 만나는 듯한 기분.
그 기분에 취해 ' 아.. 이건가?? 이거야, 이거. '
하고 있을 즈음 쌉의 구령이 떨어집니다.
" 자~ 중심이동 해보시고 걸어보세요~ "
가벼운 중심이동 후 한걸음 걸을까 말까 한
바로 그 순간 꼬라손,
심장의 위치가 바로 배로 떨어진다 이 말입니다.
맞대었던 가슴은 한걸음을 못 넘겨 떨어져나가고
전생에 한 몸이었던양 배가 찰떡! 하고 붙더란 말입니다.
하니 어찌 웃음이 안 나겠습니까.
웃음 중 민망하고 민망하다 웃기고..
날이 더워져 옷이 얇아지면 배꼽 위치도 알 수 있겠다???
막 나가는 생각에 혼자 키득거리길 한참.
땅고의 태생과 땅고의 감정 뭐..
이런걸 생각하면 엄청 진지해져야는데
땅고로 몸개그의 새로운 영역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것 같아 자꾸 웃음만 터져납니다.
함께하는 그대가 우스운게 아니니 오해 마시길. ^^
" 초급때 배우셨죠? "
순간 흔들리는 모든 눈동자들이
레아쌉과 상필쌉에게 모아질만큼
우리의 첫 심화시간은 또 그렇게
참... 참.. 거시기하게 시작되고 끝났습니다.
허나 몇 주간의 시간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이 있기에
우린 절망하고 의심하기보다 시간과 노력을
기대하고 믿어보는 새싹들이 되었습니다.
" 후... ~ "
크고도 긴 숨 내쉬며 수업을 마칩니다.
오늘의 마지막 큰숨이려니 생각했는데
98기 선배님들의 발표회 연습을 보는 중에 절로 또
" 후... ~ "
커피 한 잔 옆에 끼고 짧았던 몇시간을
길~~~~~게도 되새김질 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순간의 어색함은 친근함의 전조가 아닐런지요... 저 역시 같은공간, 같은 공기도 새롭게 느껴지는 그날이였습니다.
첫수업 몸풀기 몇분만에 온몸이 땀범벅이되고... ^^
첫 아브라쏘부터 축축... 하더군요. ㅎ
ㅋㅋㅋ 서리님 글 때문에 솔땅 게시판 들어오는 재미가 쏠쏠해요 ㅋㅋㅋ
아훙~ 고맙뜹니다~
헌데 질문 하나요~
님의 닉은 어떻게 줄여 부르나요?
@서리(찰떡99)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심 되요 ^^
@부르고 싶은(68스똬일) 흠... 그렇담 저는
" 부르..부르....Go~!! "
라고 불러야겠어요. ^^
금욜에 첨뵌 서리님..
서리님글 애독자 한명 추가요!^^
똑같이 리리릿자로 끝나는 닉인데..
님의 닉은 너무 예뻐요. ^^
멋진 외모와도 잘 어울리시구요. 부럽당~
부끄럽게 무슨 그런 말씀을.ㅎㅎ
마음 담긴 ..초보인 우리네 맘을.. 그대로 표현해주는서리님 담글이 기다려지네요.^^
역시 믿고 보는 우리 서리님의 글♡♡ 꼬라손 오랫만에 느껴 보는 단어~~~요즘 나의 꼬라손이 어디로 갔는지ㅜㅜ 흑
꼬라손은 기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감성적인지가 중요한거 같아요~~저도 꼬라손을 한번 열심히 찾아보렵니다♡
쌉의 꼬라손은 제가 알죠. 어딨는지. ^^
거기거기~ 웃쌉... 옆에.
맞아요. 기간보다 감성.
7살 " 아빠하고 나하고 " 동요 부름서
눈물 흘린 감성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ㅎ
@서리(찰떡99)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서리님 수필은 참 재미져요~^^
진짜룰루~??
연재글 부탁부탁^^
고맙고맙~ 앗싸~
연재글 부탁부탁^^ 2
고맙고맙 2~ ^^
그런 상상을 하면서 강습을 들으셨구만요~~ 누나의 상상력을 따라 읽으면서 나도 피식~ ㅎㅎ
늘 잡생각 폭발~
땅고가 되려나 몰라. ㅎ..
연재글 부탁부탁^^ 3
멀어져 가는 까페에 다시 들어오게 해주신 서리님~♡♡
읽어주시니 제가 고맙습니다. ^^
힘 닿는데까지? 님 발길을 잡아보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