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인간이 집중해서 노력하면 어떤 목표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선현들의 많은 가르침이 있어 왔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 그러하고 중석몰촉(中石沒鏃·쏜 화살이 돌에 깊이 박혔다는 뜻) 역시 같은 의미다. 프로이드의 '슈퍼에고(초자아)' 개념이나 '잠재의식'은 현상세계에서 설명하기 힘든 초능력을 지칭하는데, 인간이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예수는 이렇게 설파한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이 가르침의 동양 버전이 있으니 바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옛날 중국에 우공이라는 노인이 있었는데 먼 길을 떠나기 위해서는 큰 산 두 개를 반드시 넘어야 했다. 고심 끝에 우공은 가족회의를 열어, "식구가 힘을 합쳐 산을 깎아서 길을 트자"고 했다. 모두가 나서 산을 파내고, 흙과 돌을 갖다버리는 작업에 매달렸다. 이를 본 지수라는 이가 "그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산을 모두 깎아낸다는 말이오. 노인장이 망령든 게 아니오"라며 빈정댔다. 우공 왈, "자자손손 계속한다면 안 될 게 무에야. 언젠가 평지로 될 때가 있겠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안 되는 일이 없음을 비유한 고사성어다.
생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서 사용한 필명이 우공이산을 패러디한 '노공이산(盧公移山)'이었다. 그는 원래 우공이산을 쓰려고 했지만 선점 당한 바람에 바꿨다는 조크를 곁들이기도 했다. 인터넷상에 '노공이산의 슬픈 로그아웃'이라는 글이 추모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는 우공처럼 바보였다. 뜻을 꺾지 않았고, '딸깍딸깍' 소걸음으로 가시밭길을 헤쳐나갔다. 언젠가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신념 하나에 의지했다고 글은 아쉬워 했다. 인터넷에 노풍을 불러일으키며 대통령이 됐고 인터넷으로 소통의 시대를 연 주인공, 한국을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만든 주역, 유언도 육필 대신 컴퓨터로 마무리한 이, '로그아웃'한 노공 노무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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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고 말고요 ~~~~가식없이 환하게 웃으시던 그 모습이 새삼 그리워 집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