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메탄 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 우리나라 독도 부근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극지방등에 매장돼 있다. 매장량 추정치는 천연가스의 양으로 환산하면 인류가 약 5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석탄과 석유 매장량의 두 배가 넘는 보유량 때문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상용화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일본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드라이 아이스와 같은 형태의 고체 에너지원이다. 바닷속 해초, 플랑크톤의 퇴적물이 썩을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저온, 고온의 환경에서 물과 함께 얼어 있는 상태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메탄가스가 함유돼 있어 불을 가까이하면 금새 점화되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불타는 얼음’이라 부르기도 한다 .
일본 자원에너지청의 자료에 따르면, 메탄 하이드레이트 1m3에서 추출할 수 있는 메탄가스는 약 160m3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가능성을 지닌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일본 주변 해역에 대량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에너지 자급률이 7%(2015년 추정치)에 불과한 일본은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 근해에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3종류
현재 일본 근해에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존재하는 상태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모래알과 모래알 사이 공극(空隙)에 존재하는 ‘모래층형’, 해저면 표면과 그 바로 밑에 있는 것이 ‘표층형’이다. 마지막으로 진흙층에서 덩어리로 존재하는 것을 ‘진흙층형’ 메탄 하이드레이트라 한다.
이 세 가지 메탄 하이드레이트 중 채굴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모래층형이다. 모래층형은 덩어리로 존재하는 표층형이나 진흙층형에 비해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기존의 석유, 천연가스의 생산 기술과 설비를 응용하여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으로 실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찾아내는 방법
그렇다면 이러한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어떻게 찾아내는가? 메탄 하이드레이트 탐사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포함한 지층 탐사에 사용되는 ‘지진법’으로 찾아낸다. 이것은 지진파라는 미약한 초음파를 인공적으로 발생시켜, 반사되는 파동을 분석함으로써 지질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 해저 지층에서 특별한 반사면(BSR)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이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에 BSR의 발견이 곧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찾아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현재 이 BSR은 일본 동부 남해, 동해, 홋카이도 앞바다 등 일본 주변 각지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림 1]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메탄 하이드레이트 |
1996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 의하면 “일본의 천연가스 소비량 100년치의 양이 일본 주변에 존재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물론 이는 100% 정확한 정보라고는 할 수 없다.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에 따르면 “메탄 하이드레이트, 그 중에서도 모래층형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대량으로 존재하는 위치와 그 양은 일본 동부 남해 외에는 자세히 조사하지 않았다”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너지 자원의 양을 나타내는 단어는 종종 ‘(원시)자원량’이나 ‘매장량’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데 이 두단어는 엄밀히 말해 전혀 다른 뜻이다. 원시 자원량은 존재하는 양을 뜻하고, 매장량은 실제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는 총량을 의미한다. 게다가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생산 방법도 정식으로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얼마나 채굴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채굴 가능한 매장량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
하지만 메탄 하이드레이트 자원 개발 연구 컨소시엄(MH21)의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동부 남해에는 원시 매장량만 해도 일본의 천연가스 수입량(2011 년)의 약 5.5년치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잠재적인 에너지 자원으로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주목 받고 있다.
주요 생산 방법인 ‘감압법’의 개발 현황과 그 과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깊은 해저의 저온, 고압인 환경에서 고체(얼음)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유체와 달리, 해저 지층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분해하여 메탄가스를 추출해야 한다. 그 추출 기술로는 온도를 올리는 ‘가열법’, 압력을 감소시키는 ‘감압법’, 약제를 주입하는 ‘억제제 압입법’이 있다. 현재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감압법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이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일본 경제산업성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 2001년 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개발·연구 실행 조직인 컨소시엄(MH21)을 구성하여 지질조사와 생산 기술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림 2] 감압법의 개요도 |
연구 개발 단계는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탐사와 육상 실험을 중심으로 진행한 것이 1단계(2001~2008년). 해양 산출 시험과 전체 자원량 조사를 실시한 것이 2 단계(2009~2015년). 향후 상업화를 고려한 기술 개발과 해양 산출 시험을 실시한 것이 3단계(2016~2018년)다.
지난 2013년(2단계)에는 세계 최초로 해양에서 메탄가스 생산에 성공했다. 현재는 최종 단계인 3단계에 있으며, 2019년 3월 말까지 해양 시험 데이터 분석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장기간에 걸쳐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인도 등과의 협력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상업화의 최대 과제는 바로 채굴 비용!
이렇게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생산 기술 개발은 느리지만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여전한 의문이 존재한다. 바로 “과연 상용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다. 실제로 석유회사를 비롯한 많은 에너지 업계의 관계자들은 상업화가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견해의 근거는 채굴 비용 때문이다. 실제로 메탄 하이드레이트에서 메탄가스를 채굴하는 비용은 배럴당 200달러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해저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분해하여 메탄가스를 추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에 압축기와 펌프를 가동시키는 발전 에너지가 별도로 필요하다. 즉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발전 장치를 구축하는 등 채굴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해양에서 육지까지 효율적으로 수송하는 수단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그 방법으로는 해상 운송 외에 파이프 라인 설치 등이 검토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비용 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화석연료가 고갈되지 않는 한, 현 시점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경제적 우위성은 기대할 수 없다. 비록 효율적인 생산 기술이 확립된다 해도, 그 사이 재래식 천연가스의 비용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미래 인류를 위한 자원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의 과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치·외교적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다른 시각에서는 인접국과의 배타적경제수역 문제, 안보 문제 등 정치 외교적 측면이 더욱 강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현재로서는 메탄 하이드레이트 채굴 기술, 채굴과 운송 비용, 게다가 자원을 둘러싼 인접국과의 갈등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가 심화되는데다, 자원이 부족한 일본에게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큰 가능성을 지닌 자원이다. 따라서 넘어야 할 수 많은 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 ‘불타는 얼음’을 둘러싼 경쟁을 선점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정보센터 kecent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