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특별해, 나는 나야!
제목 : 난 특별해, 나는 나야!
지은이 : 앤 미크
출판사 : 한솔교육
지금 5학년인 큰아이가 어렸을 적 책 고르는 안목이 없던 나는 전집을 여러질 들였었다.
모든 책이 맘에 드는 건 아니었지만, 그중에서 아이가 특별히 좋아했던 책은 마이클 그레니엣의「도롱이의 꼬리」, 존 버닝햄의 「아기힘이 세졌어요」등이 있다.
10여 년이 흐른 요즘 막내아들이 책 읽기 연습용으로 골라온 책은 「난 특별해, 나는 나야!」이다.
우리에게 똥표, 별표로 너무나 익숙한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와 비슷한 제목이어서 같은 내용인가? 했는데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에게 필요한 육아 그림책이랄까?
주인공 밀러는 학교 가기 전 자기 방의 거울을 보며 오늘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는지 혼자 중얼거린다. 학교에서 밀림놀이를 하는데 '사자'가 하고 싶었던 밀로는 너무 약해 보인다는 친구의 반대로 좀 슬퍼 보이는 '원숭이'역을 맡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는 밀로에게 엄마는 뭐가 보이는지 물어보자 '원숭이'라고 힘없이 대답한다. 엄마는 다른 아이는 무슨 역이었는지, 재미없었는지, 원래 뭐가 하고 싶었는지 묻지 않았다. "우리 밀로는 행운아네. 원숭이 친구들하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돌아다닐 수 있으니 말이야. 얼마나 멋진 일이니." 한다. 그 말을 들은 밀로는 "정말 그렇구나"하고 씽긋 웃고 원숭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뒤로도 해적놀이에서 '선장'이 아닌 '갑판원'이, 왕자와 공주 놀이에서 '왕자'가 아닌 '불행한 기사' 가 되어야했던 밀로는 놀이를 즐기지 못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밀로가 맡은 역할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었다.
해저탐험놀이를 하려던 때였다. 친구 알렉스가 '상어'를 하고 싶다고 하자 밀로는 "난 뭐로 할지 정했어. 멋진 가오리가 돼서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쑥 헤엄쳐 나올 거야. 모두들 깜짝 놀라서 펄쩍 뛰게 만들 거야."라고 소리쳤다. 엄마의 꾸준한 조언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때 친구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멋지다!’, ‘좋은 생각이야’라며 자신도 가오리를 하겠다고 야단법석이었다. 상어를 하고 싶다던 알렉스마저도 말이다. 그렇게 모두 가오리가 되어 놀이한 날 밀러는 집에 와 거울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린다.
"엄마 얘기가 맞아. 난 내 마음대로 뭐든지 될 수 있어. 난 나야!"라고.
친구들 사이에서 늘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여자아이를 키우는 동생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엄마의 대처 방법이 얼마나 중요한일인지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활동가 최경영